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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습 평전

2007. 10. 14. 15:57 from BoOk/pErSoN

 

김시습 평전
국내도서
저자 : 심경호
출판 : 돌베개 2003.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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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인지 기억은 잘 나지 않는데 "금오신화"를 한번 읽어봤었다. 지금도 책은 있는데...좀 싸구려 문고판이라서 색도 바래지고... 그 얘기를 하려는게 아니고 그런 추억도 있고해서 "김시습 평전"이 나왔길래 사서 봤다.

 

자아....

 

우선 책을 받아보면 굉장히 뿌듯하다. 우선 폼 난다. 빳빳한 하드커버에 붉은색 표지. 김시습의 화상이 전면이 그려져있다. 종이질도 고급스럽고 뭔가 대단한게 들어있을 것 같다.

 

자아....

 

그러나 이 책을 읽는다는 건.... 책을 읽다보면 이렇게도 책을 분류할 수가 있다.

 

1. 첫째 : 시간가는줄 모르고 훨훨 책장이 넘어가는 책. 너무 재미있어서 책장 넘어가는게 아까울 지경이다.

2. 둘째 : 그럭저럭 읽을만한 책.

3. 셋째 : 돈 주고 책산게 아까워서 오기로 읽는 책.

 

물론 팍팍 읽힌다고 무조건 좋은 책도 아니고 눈에 안들어와서 억지로 읽는다고 나쁜책도 아니다. 예전에 "파우스트"를 읽은 적이 있는데 책 한권 읽는데 거의 1년이 걸린것 같다. 뭐 그렇다고 태백산맥이나 임꺽정 같이 10권짜리 대하소설은 아니지 않는가. 너무 어려워서 책장 한장 넘기기가 힘들었다. 그렇다고 "파우스트"가 형편없는 책이라고 말할 수 있는 용감한 바보는 없다. 그레트헨의 감옥에서의 독백장면은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머리 속에 남아있는 명장면중의 명장면이다.

 

"김시습 평전"은 주관적인 평가일 수는 있겠지만 황당하기 그지없는
책이다. 평전이라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의 생각은 오히려 김시습 한시 감상문이다. 크게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얼마간 알려진 김시습의 행적을 뼈대로 김시습의 한시를 시대별로 같다붙여서 "그렇지 않았을까", "김시습이 그렇게 생각해서 이렇게 글을 쓰지않았을까"로 초지일관한다. 그러다보니 어떤 객관적인 시선은 전혀 보이지를 않고 짜증스러운 작가의 감상만을 듣는 것으로 책을 덮고 만다. 이럴바에야 인터넷에서 간단한 김시습의 약력을 보고 한시집을 사서 보는 것만 못하다.

 

새로운 사실도 없고 새로운 내용도 없다. 간간히 김시습의 감탄을 금할 수 없는 싯구에 놀라게되지만 그건 시집에서 느끼는 감흥이어야지 평전에 이렇게 빽빽히 한시가 들어있다는 건 정상이 아니다.

 

결론 : 실망스러운 책이었슴.

Posted by Tony Kim :

완당평전

2007. 6. 10. 13:18 from BoOk/pErSoN

 

완당평전 1 - 일세를 풍미하는 완당바람
국내도서
저자 : 유홍준
출판 : 학고재 2002.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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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당하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추사라고 해야 사람들은 '아하 추사 김정희!'하고 얘기한다. 책을 처음 사서 가지고 다니는데 같이 가던 사람들이 무슨 책이냐고 해서 보여주면 처음 반응이 대체로 이렇다.

이 책은 순전히 작가를 보고 골랐다. 그리고 작가가 하는 말을 믿고 책을 샀다. 이 글의 작가는 유명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유홍준 교수. 책 자체는 상당히 고급스럽다. 이렇게 반질반질한 재질의 책은 첨이다. 타임지나 뉴스위크 같은 주간지 재질의 종이를 사용하고 있다. 책 내용 틈틈히 글이나 글씨 그리고 완당이 머물렀던 곳 같은 사진들이 포함되어있어 그런것 같다. 책 자체도 그래서 그런지 비싸다.

총 3권의 책은 굴곡이 심했던 완당의 삶과 성과들을 차분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실 우리는 우리의 문학이나 역사적 인물에 대해서 잘 알지를 못한다. 추사체에 대해서는 학교에서 듣지만 추사체가 과연 어떻게 생겼는지는 학교 다닐 적에도 미술책 한 곳에도 없었던 것 같다. 반만년 역사니 뭐니 하지만 서양의 번역된 시를 외어도 우리의 조선시대의 한시는 외면한다. 이렇게 된 데에는 아무래도 교육의 영향이 있지않나 싶다. 물론 내가 고등학교때 서양시를 번역한 것을 국어시간이나 다른 시간에 열심히 배웠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고등학교까지의 교육에서 우리 고전은 유독 한글로 표현된 것을 고집하고 한문으로 쓰여진 것은 아예 없는 것처럼 무시되었다. 덕분에 누가 뭐라고 해도 치열한 논쟁과 뼈를 깎는 정진이 깃들여진 선조들의 한문학은 지금도 일반 대중들에게는 논외의 사항이다.

김정희는 사람들이 알고있는 것처럼 글만 잘 쓰던 명필은 아니었다. 금석학의 대가였으며 사상적으로도 평생을 통해 정진했으며 많은 문헌들과 기록들이 남아있다. 그런데 우리는 왜 김정희를 그렇게 밖에는 모르고있었을까. 그의 사상과 삶과 모든 성과들은 다 사라져 버리고 왜 추사체만이 남아있을까. 마치 다빈치의 그림으로만 그를 기억하는 것처럼.

결국 우리가 카프카를 독일어로 읽을 수는 없는 것처럼 우리의 고문학에 대해서도 활발한 번역과 이를 대중에 전파하려는 시스템적인 지원과 노력이 있어야 하지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국수주의냐는 말이 나올지도 모르지만 국수주의라는 말이 부끄러울 정도로 우리는 너무 우리자신의 역사와 문학과 철학에 무지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Posted by Tony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