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F'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5.04.22 환영의 도시 (The moon is harsh mistress)
  2. 2015.03.27 강철도시
  3. 2015.03.16 파운데이션
  4. 2010.07.18 빼앗긴 자들 (The dispossessed)
  5. 2008.03.20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환영의 도시(환상문학전집 7)

저자
어슐러 르 귄, 르 귄 지음
출판사
황금가지 | 2005-06-3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이 책은 "SF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받는다면 1순위는 르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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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는 모든 기억을 잃은 채로 어디인지 모를 황야에 내팽개쳐져 있습니다. 자신이 누구였는지, 어디서 왔는지 모든 것들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길을 읽고 헤매던 그를 발견한 사람들은 노란색 눈의 이방인이 불길한 징조일지 몰라 두려워하지만 결국 아이를 대하듯 그를 가르치며 팔스라는 이름을 주어 거둬들입니다. 5년 반이란 세월이 지나 팔스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무슨 이유로 이곳에 있으며, 무엇을 위해 이곳에 있는지 답을 찾으러 황폐화된 대지를 마주하며 정복자들의 도시인 에스토치로 향합니다.

 

르귄의 헤인 시리즈 중의 하나인 “환영의 도시 (The moon is harsh mistress)”는 시리즈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광대한 헤인 세계관에 포함된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배경이 되는 먼 미래의 지구는 모든 문명이 파괴되었으며, 외계의 “싱”이라고 불리는 침략자들에 의해 지배당하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워낙에 심한 파괴를 받아서이기도 하지만 “싱”들이 일정 규모 이상의 문명 집단이 재건되는 것을 철저히 탄압하여 부족사회 정도의 낙후된 문명을 가진 군소 집단들로만 서로를 경계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팔스는 이러한 부족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위기를 이겨내며 머나먼 미지의 도시, 에스토치를 향합니다.

 

“환영의 도시 (The moon is harsh mistress)”는 글쎄 뭐랄까요.. 어떻게 보면 전반부는 “늑대와 함께 춤을”에 “더 로드”와 같은 분위기를 섞어놓은 듯한 이미지를 연상시킵니다. 완전히 이질적인 하지만 따뜻한 사람들의 세계에 동화하는 과정이라던지, 황폐화된 문명의 세계를 통과하는 험난한 여정의 로드무비 적인 설정이라던지 하는 점을 보면요. 하지만 사실 이 작품의 진정한 화두는 팔스가 “싱”들의 도시, 에스토치에 도착한 후에 시작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도착한 에스토치에서 팔스는 도시의 지배자들이 알려준 이야기에 갈등하게 됩니다.

 

동굴 속의 사람은 자신이 경험한 세계만이 진실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너의 진실은 사실 왜곡된 오해였다고 누군가 알려준다하여도 그 또한 왜곡된 진실인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선택의 기로에서 주어지고, 보여주는 것들이 실상은 판단을 흐리고 현혹하기 위한 환상이었다면요. 그들이 만든 Frame 너머의 가능성을 어떻게 통찰해낼 수 있을지, 그로 인해 얻어질 결과가 어떻게 될지, 그리고 선택의 결과를 감당할 수 있을지는 초기 철학 이후의 인류의 지속적인 화두 중의 하나였습니다. 라마렌이라는 본래 자아를 찾은 팔크는 이러한 딜레마에 처하게 됩니다.

 

결론은 책을 읽는 독자들의 몫. 지구를 떠나며 라마렌이 된 팔크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시간이 지난 후 다시 돌아오겠다는 파스와의 약속을 그는 돌이켜보았을까 궁금했습니다.

 

Posted by Tony Kim :

강철도시

2015. 3. 27. 16:08 from BoOk/SF

파운데이션 7권을 읽고 나서 내친 김에 아이작 아시모프의 "강철도시" 읽었습니다.

 

구글 Play Book에서 무료도서로 읽었는데 상당히 금방 읽을 있는 분량. 하지만 싼게 비지떡인지 아니면 전자책으로 나오기 전에 이미 그랬는지 암튼 번역이 엉망입니다. 원문을 보지 않아서 내용에서도 잘못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를테면 동일인들끼리 대화를 하는 같은 대목에서 처음에는 존대말을 하다가 중간에는 반말이 나오던지, 아니면 처음에는 안그렇던 것이 중간에 돌연 말투가 여성적이 된다던지… 대화 부호도 중간에 사라졌다, 나타났다 해서 지금 이게 대화문인지, 아니면 설명문인지, 대화문이라면 누가 하는 대화인지 등등 암튼 번역의 수준이 조악.

 

내용은 그리 대단할 것은 없습니다. 자연이 파괴된 지구에 고립되어있던 지구인들이 우주로 진출하게된 계기를 설명하는 에피소드라고 할까? 파운데이션을 읽었던 독자라면 주인공을 돕던 로봇 형사가 "파운데이션과 지구" 마지막에 달에서 만나게되는 다니엘로 다시 나타나게 된다는 점에 주목할 수도 있다는 . 오로라 행성도 책에 모두 소개되는데 크게는 파운데이션과 세계관을 공유한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다시 얘기하지만 내용은 그리 대단할 없다는 . 그보다 느끼게되는 점은 잘못된 번역은 읽는 감동을 대폭 감소시킬 있다는 점 정도?

 

Posted by Tony Kim :

파운데이션

2015. 3. 16. 18:30 from BoOk/SF

파운데이션 7권을 읽고 나서 처음 들었던 생각은…? 처음 1권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 도서관에서 1권을 읽고 나서 2권부터는 e-book으로 7권까지 사서 봤는데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이 1권을 다시 보고 싶은 생각이 들다니.. 1권도 사서 봐야 되나?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은 지금으로부터 까마득히 훗날 은하제국 말기를 시작으로 500 간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인데 워낙에 시간을 배경으로 해서인지 주인공이 이야기를 끌고가는 통상적인 다른 소설과 달리 여러 인물들과 시대적 배경을 가지는 연대기 적인 성격을 가지고 이야기가 전개된다. 크게 보면 아래의 4부분으로 나뉘어진다는 게 본인 생각.

 

  1. 은하제국의 파멸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깨달은 심리역사학자 해리 셀던이 은하제국 외곽에 파운데이션을 설치하고 파운데이션 초기 악조건 하에 파운데이션이 자리를 잡아가는 시기
  1. 예측하지 못한 돌연변이 뮬의 출현으로 파운데이션이 위기에 처하지만 과학기술 기초의 1파운데이션 외에 해리셀던이 심리역사학자 중심으로 세운 2파운데이션에 의해 위기를 벋어나게 되는 시기
  2. 1파운데이션과 2파운데이션이 격돌하게 되는 가운데 1파운데이션의 상원의원이 은하제국의 기원인 지구를 찾아 나서는 시기
  1. 시간을 거슬러 해리 셀던이 어떻게 심리역사학을 수립하고 미래를 준비하게 되었는지를 다루는 부분 

 

여러 의견이 있을 있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작품 자체는 크게 문학성이라던가 그런 것을 기대하기 힘들고 이야기 자체도 독자를 정신없이 빨아들이는 것은 아니었던 같다. 그런데 7권이나 되는 소설은 돈을 10만원 가까이 들이면서 읽었단 말이지? 돈과 시간이 남아서? 아시모프의 소설은 첨이니까 암튼 그리고 유명한 소설이니까 하나쯤은 완독하자는 뜻에서? 기왕에 시작한 끝은 보자는 생각에서?

 

작품이 크게 매력적이지는 않지만, 상상력도 놀라울 것이 없고 반전도 아주 대단한 수준은 아니지만 연대기적 SF 처음이고 나름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하고 ( 수작은 아니지만 평작 이하라고 폄홰라고 수도 없는) 그러저러한 사유로 완독을 했다. 그래서 책을 읽고 후에 가장 인상에 남는 부분이 어디었는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결론은 1에서 2권으로 이어지는 파운데이션 초기 이야기. 뒤의 부분은 사실 연대기의 일부이긴 해도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어 연대기 장편소설이 끼워져있는 듯한 느낌이다. 실마릴리온 중간에 호비트나 반지의 제왕이 떡하니 박혀있는 느낌이랄까.

 

나중에 1에서 2권을 암튼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 지금 당장은 아니어도.     

 

Posted by Tony Kim :

체제에 대한 고민을 담고있는 SF 소설이다. 어슐러 K. 르귄의 이 소설은 이른바 헤인 시리즈로 일컬어지는 연작 중의 하나로 '엔서블'이라고 불리게 되는 통신 장치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쉐벡이라는 물리학자의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SF 소설이라고 하면 우주선이 날아다니는 우주전쟁이나 외계인들과의 충돌 혹은 최첨단 과학 기술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야기를 떠올리게 되는데 '빼앗긴 자들'은 비록 먼 외계의 떨어진 두 행성에 대한 이야기라지만 그러한 상상력의 산물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사회 체제에 대한 논의에 Focus를 맞추고 있다.

배경은 지금으로부터 까마득한 시간이 지난 미래에 아나레스와 우라스라는 두 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아나레스의 사회적 모순에 저항하던 아니키스트들이 위성인 우라스로 집단 이주를 하여 새로운 세계를 마련하고 150년의 세월이 지난 시점의 이야기로 아나레스에는 아직도 전체주의적 자본주의 사회와 공산 독제체제가 충돌하고 있고 우라스로 이전한 사람들은 나름의 별도의 언어까지 만들어내 무정부 상태의 공동주의 사회를 만들고 서로 간의 교류를 닫고 있었다.

1973년이라는 이 책이 쓰여진 시기를 생각하면 이러한 소설의 주제는 결국 당시에 세계가 고민하던 문제가 녹아든 것으로 저자는 당시의 냉전의 절정을 이끌어낸 양대 세력의 모순과 히피문화로 논의되던 아나키즘까지 먼 미래의 외계를 배경으로 현실화하여 체제와 이론이 사람을 구원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독자들에게 던져주고 있다.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끊임없이 결국 어떤 체제이냐도 중요할 수 있지만 나름의 가치나 기득권을 만들어내기 마련이고 이것을 지키기 위한 세력과 불만을 가지는 세력 간의 투쟁이 만들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어느 한 때의 역사적 사건이 그 후의 모든 문제를 풀어줄 수는 없는 일이다. 사람들은 그렇게 믿고싶어하지만 인생이 그렇듯이 어느 하나를 이루고 나면 그 다음 문제가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고 사람이 존재하고 집단이 존재하고 사회가 존재하는 한은 인류는 끊임없이 문제를 풀기위해 대립하고 화합하고 고민해야된다는 단순한 사실을 이 책은 일깨워준다.

헤인 시리즈는 처음으로 읽었는데 앞으로 한 두권은 더 찾아볼까 생각 중이다. 즐기기 좋은 훌륭한 책이다. 

Posted by Tony Kim :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2008. 3. 20. 13:09 from BoOk/SF
"2001: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작가 아서 클라크가 어제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2001:스페이스 오딧세이"는 영화로 더 많이 알려진 작품인데 중학교 때 소설로 먼저 읽었습니다. 정작 영화는 몇년 전에 DVD가 싸게 나와서 사서 봤고요. 거의 대부분의 경우 비슷한 생각을 하게되는데 원작만한 영화는 없다는게 영화를 보고 난 후의 생각이었습니다.

이 작품의 경우도 원작이 가지고 있던 심각한 철학적 고민이 나타나기 보다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이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는 시각적 효과에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푸른 도나우강"이 기억에 남는 스텐리 큐브릭 감독의 이 영화는 스타워즈가 나오기 훨씬 전에 개봉된 영화이니만큼 사실적인 우주공간에서의 묘사가 당시로서는 상당히 충격적이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실 좀 지루한 면이 없지 않기는 하지만 (첨에 볼 때는 졸면서 봤습니다.) 지금 봐도 영화의 시각 효과는 독창적이고 또한 사실적입니다. 전혀 1968년 개봉작이라는 생각이 들지않죠. 하지만 이미 말한 바와 같이 여기까지입니다. 둘 중의 하나를 택하라고 하면 서슴없이 원작의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아직 중학생 때였지만 같은 소설을 몇번을 되풀이 해서 읽었었는지 모릅니다.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우주선의 제한된 공간 안에서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지능 인격체 "할"과의 사투가 어쩌면 이야기의 중심을 이루는데 학습을 통한 인공지능의 생성 과정과 동료로 생각했었던 "할"의 배신을 인지하면서 고뇌하는 보우만 선장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작가가 정작 말하고 싶었던 것은 처음 도입부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입니다.
인간의 문명이 두려움에서 비롯된 폭력의 사용에서 시작되었고 인간이 창조한 또 다른 인격체인 인공지능이 다정한 모습으로 그 창조주인 인간에게 냉혹한 폭력을 가한다는 것은 결국은 폭력과 생존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역사를 관통해 존재하는 벗어날 수 없는 굴레라는 점을 일깨워주려하는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머리 아픈 주제를 차치하여도 책 곳곳에 담긴 놀라운 상상력만으로도 "2001:스페이스 오딧세이"는 색다른 독서였었다는 생각입니다.

거장의 죽음에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Posted by Tony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