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도덕경 54장

2025. 4. 3. 13:31 from BoOk/pHiLoSoPhY

善建者不拔 善抱者不脫 子孫以祭祀不輟

건선자불발 건포자불탈 자손이제사불철

修之於身 其德乃眞 修之於家 其德乃餘 修之於鄕 其德乃長 修之於國 其德乃 修之於天下 其德乃普

수지어신 기덕내진 수지어가 기덕내여 수지어향 기덕내장 수지어국 기덕내풍 수지어천하 기덕내보

故以身觀身 以家觀家 以鄕觀鄕 以國觀國 以天下觀天下

고이신관신 이가관가 이향관향 이국관국 이천하관천하

吾何以知天下然哉 以此

오하이지천하연재 이차

 

善建者不拔 善抱者不脫 子孫以祭祀不輟

잘 만들어 진 것은 (무리에서) 뽑혀나가지 않으며, 좋은 것을 포용하게되면 (무리에서) 떨어져나가지 않으니, 자손의 제사가 끊이지 않는다.”

 

노자 54장은 덕을 세워야하는 이유에 대해서부터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 첫 문장의 마지막에 자손의 제사가 끊이지 않게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즉, 생존의 문제라는거죠. 반대로 이야기하면 더 나은 방안을 만들지 못하면 도퇴되어 사라진다는 경고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 덕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냐? 여기에 대해 덕의 두가지 특성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善建 즉 제대로 만들고, 善抱 좋은 것들은 포용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다음에 이어지는 두 문장에서 어떻게 잘 만들 것이며 (善建) 어떻게 잘 포용할 것인가 (善抱)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修之於身 其德乃眞 修之於家 其德乃餘 修之於鄕 其德乃長 修之於國 其德乃 修之於天下 其德乃普

이를 몸에 수양하면 그 덕이 비로서 진실해질 것이며, 집으로 확대하여 수양하면 그 덕이 비로서 여유로움을 주며, 마을로 범위를 넓히면 그 덕이 비로서 성장하며, 나라로 적용 범위가 넓혀지게되면 그 덕이 비로서 풍요로워지며, 천하에 넓게 수양하면 그 덕이 비로서 보편적일 수 있게 된다.”

 

두번째 문장은 어떻게 하면 善建 즉 제대로 만들을 수 있는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其德은 이제 막 만들어진 개선방안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어떠한 Solution이 진실로 도움이 될지에 대해서는 내가 직접 실천하고 시험하다보면 (修) 우선 알게될 수 있을 것이고, 이렇게 어느 정도 내가 확신을 갖게된 이후 그 범위를 자신의 집에서부터 점점 넓혀서 적용하여 그 내용을 보완하게 되면 그 방안이 혹은 결과물이 살아남을 수도 사멸할 수도 있게된다는거죠.

 

또한 이 문구에서는 방안이 확장되는 단계적으로 진실되었다가 (眞), 여유로워지고 (餘), 성장하며 (長), 그 내용이 풍부해지고 (豐) 보편타당한 것이 (普) 된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직접적인 표현이 안되어있지만 이러한 과정은 우선 기안자인 내가 새로운 결과물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眞) 그 이후 집에서부터 천하에 까지 그 적용 범위와 참여자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의견과 Feed Back을 통해 내용이 성숙해지고 더욱 완결성을 갖출 수 있게된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를테면 요리사가 새로운 음식 메뉴를 개발했다고 생각해보죠. 처음에는 직접 맛을 보면서 수많은 변화를 시험하고 확신이 들었을 때 가족에게도 음식을 먹여보고 이를 통해 받아진 가족들의 반응이나 평을 기반으로 내용을 보완하여 시장에 내놓게되며, 그리고도 끊임없는 보완이 이어지게 됩니다. 소비자들의 Complain이 있을 수도 있고, 다 좋은데 이런 것도 어떻냐는 제안이 올 수도 있고요. 또 실제 판매 단계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생겨서 이에 대해 개선을 할 수도 있습니다. (예상보다 손님이 많이 찾는군. 손으로 직접 반죽을 해서는 수요을 감당 못하겠는걸 등등...) 이러면서 제품의 품질이 향상되고 맛은 더 좋아지며 많은 사람들이 찾게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는거죠. 

 

결국 우선 나도 최선을 다하지만 외부의 이해 관계자와 끊임없는 상호작용이 완성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을 이야기합니다.   

 

내용은 다소 상이하지만 위의 문구는  大學의 修身齊家治國平天下와 비슷한 구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가지고 있어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대학에서의 내용이 기본 단위로부터의 수양을 강조한 것이라면 여기에서의 내용은 어떠한 덕이 수용되어지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다소 다른 점으로 보입니다.

 

故以身觀身 以家觀家 以鄕觀鄕 以國觀國 以天下觀天下

이러한 이유로 몸으로서 몸을 살피며, 가문으로 가문을 살피며, 마을로서 마을을 살피며, 나라로서 나라를 살피며, 천하로서 천하를 살펴야 한다.”

 

세번째 문장은 善抱 즉 좋은 것을 포용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은 결국 더 나은 것을 어떻게 벤치마킹해서 또는 찾아내서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가 관건이 된다는 게 노자의 생각인 듯 합니다. 그리고 그 대상은 身에서 天下로 확대되지만 결국 첫 문장 以身觀身 하라 이야기합니다.

 

이 문장은 두가지 중의적 뜻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몸으로서 몸을 살피라는 것은 1) 남의 몸을 잘 관찰하여 나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을 알아보라는 것일 수도 있고 2) 몸으로서 몸을 봐라, 즉 자기 객관화가 이루어져야한다, 라고도 해석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抱 즉 포용의 의미라면 대상이 있어야하니 위의 두가지 의미 중 첫번째 내용이 더 적합할 듯은 하나 두번째 의미로 중의적으로 포함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결국 나 자신에 대한 객관화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타인의 비교 우위 항목에 대해서도 알아차리기 어려울 것이니까요. 14세기 잉글랜드의 국왕이었던 에드워드 3세의 좌우명은 “It is as it is.”였다고 합니다. 보고싶은 것만 봐서는 안된다, 상황을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있는 그래도 봐야한다는 의미죠. 더 나은 방향으로 가서 오래 지속되기를 바란다면 타인의 장점을 살펴서 자기에게도 적용할지를 고민하여야 하며, 그 과정은 냉철한 자기 객관화가 바탕이 되어야 비로서 가능해진다는 의미로 해석하였습니다.

 

吾何以知天下然哉 以此

내가 천하가 어떠해야 한다는 것을 어찌 알겠는가, 이렇게 아는 것이다.”

 

뭐, 길게 이야기 할 문구는 아닌 듯합니다. 정리하여 이야기하면, 좋은 방향으로 나가감은 생존의 문제이며, 이것은 자기로부터 시작하여 많은 사람들이 수용할 수 있는 보편타당성이 있어야하고, 자신의 약점 및 강점에 대한 객관적 성찰과 상대방의 장점에 대한 적극적 수용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이 54장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Posted by Tony Kim :

노자도덕경 53장

2025. 3. 4. 15:26 from BoOk/pHiLoSoPhY

使我介然有知 行於大道 唯施是畏

사아개연유지 행어대도 유시시외

大道甚夷 而民好徑

대도심리 이민호경

朝甚除 田甚蕪 倉甚虛 服文綵 帶利劍 厭飮食 財貨有餘 是謂盜夸 非道也哉

조심제 전심무 창심허 복문채 대리검 염음식 재화유여 시위도과 비도야재

 

 

 

使我介然有知 行於大道 唯施是畏

내게 약간의 지식이 있어 나를 부리려 한다면, 큰 도를 수행하고 어딘가에 배푸는 것 그것을 두려워할 것이다.”

 

使我介然有知라는 첫 문장을 어떻게 해석해야되나 좀 고민을 했었는데요, 대부분의 책에서는 使라는 단어의 의미를 무시하고 해석하는 것이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저는 使我라는 문구는 ‘나라에서 나를 부린다’라는 의미로 이해하였습니다. 介然有知, 즉 조금 지식이 있어서 그것이 이유가 되어 나라에서 나에게 벼슬을 주어 무언가를 해보라고 한다는 의미인거죠. 벼슬이 주어진다는 것은 권력이 생긴다는 의미이고, 무언가에 대해 의사 결정할 권한이 주어진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면 이럴 경우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行於大道하되 唯施是畏 할 것이다라고 이야기 합니다. 즉 큰 도를 행하되 나의 의사결정과 판단으로 수혜를 받는 그 결과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도록 하겠다고 이야기 합니다.

 

大道甚夷 而民好徑

큰 도는 매우 평평하나, 사람들은 지름길을 좋아한다.”

 

이미 앞에서 수차에 걸쳐서 道란 방도라는 의미라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여기서 大道 즉 큰 도는 많은 대상에게 수혜가 갈 수 있는 해결책을 이야기한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방도는 그 특성상 많은 사람들이 접근하기 수월하고 더 편한 방도일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경향이 있기 마련이니 자기만 알고있고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바꾸려는 유혹과 회유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보다는 인맥을 이용하거나, 교묘하게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법의 방향을 바꾸도록 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朝甚除 田甚蕪 倉甚虛 服文綵 帶利劍 厭飮食 財貨有餘 是謂盜夸 非道也哉

조정은 매우 깨끗하나 전답은 황폐해져 있다면, 창고는 텅텅 비어있는데 화려한 복식과 허리에 칼을 차고있다면, 사람들에게 먹이고 마시게 배품은 싫어나 재화를 풍족하게 가지고 있다면, 이를 일컬어 도적질을 자랑함이라 하니, 이는 도가 아니다.”

 

앞에서 이야기하는 徑 즉 지름길은 나만 잘되면 그만인 방법을 찾고자 하는 것이기 십상입니다. 조그마한 권한을 가져도 사람들은 본인과 본인 주변의 사람들의 이익을 우선 고려하기 십상입니다. 나라가 황폐해져도 우리집만 으리으리하고 본인만 명품을 휘감으면 그것이 나의 능력이고 내가 당연이 누려야할 것들이라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도덕경에서는 이러한 행위를 盜夸 즉 도적질을 자랑하는 행위라고 비난합니다. 쓰임이 있어 권한을 행사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런 이유로 그 이익이 어디로 돌아갈지를 두려워해야된다고 첫 문구에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Posted by Tony Kim :

'24년 독서 목록

2025. 1. 24. 14:55 from BoOk

1. 광기와 우연의 역사 (슈테판 츠바이크)
    - 가볍게 읽을 정도의 역사책. 뭔가 대단한 것은 없다.
2. 여섯번째 대멸종 (엘리자베스 콜버트)
    - 40억년도 더 전에 지구가 만들어졌지만 우리가 지금 알고있는 지구는 얼마 안되었으며,
       그 기나긴 수십억년의 세월이 어떻게 현재의 지구에 영향을 미쳤는지 흥미진진하게 설명하고있다.
3. 털 없는 원숭이 (데즈먼드 모리스)
    - 말이 필요없다. 이 책을 이제야 읽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4. 원소이야기 (팀 제임스)
5. 김달우 교수의 내 사랑 물리 열역학편 (김달우)
6. 북유럽 신화 (닐 게이먼)
    - 마블 토르에 관심이 있다면 그냥 가볍게 읽을 수 있는 
7. 프랑스 혁명에서 파리 코민까지 (노명식)
    - 다시 읽었다. 프랑스 근대사를 명쾌하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명저.
8. 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 (정희원)
    - 모두 다  운동과 식사 조절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있다. 실천이 왜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가이드북
9. 그림으로 보는 시간의 역사 (스티븐 호킹)
    - 완독을 하고 나서 내 자신이 대견스러웠다. (하지만 내용이 잘 기억 안나서 다시 읽어야 되겠다는 ㅠㅠ)
10. 둠즈데이북 (코니 윌리스)
    - 코니 윌리스의 소설 중 가장 흥미로웠다. SF의 형식을 띄고는 있지만 사람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소설이다. 
11. 고대에서 봉건제로의 이행 (패리 앤더슨)
    - 경제가 정치제도의 변화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다소 난해한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고대 로마가 어떤 한계로 무너졌는지,
      그리고 봉건제가 어떤 배경에서 등장했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
12. 우주의 가장 위대한 생각들 - 공간, 시간, 운동 (숀 캐럴)
    - 그대가 공대를 나왔고, 아직 어렵풋하게 역학 공식이 기억이 난다면 읽어볼만한 책
13. 닐 게이먼 베스트 컬랙션 (닐 게이먼)
    - 너무 재미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은 중/단편 및 장편 발쵀 내용으로 구성된 책
14.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1 (아르놀트 하우져, 다시 읽음)
15.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2 (아르놀트 하우져, 다시 읽음) 
16. 지구 이야기 (로버트 M. 헤이즌)
    - 지구 생성 후 지금까지의 모든 변화를 시간대 별로 잘 정리한 과학서
17. E=mc2 (데이비드 보더니스)
   - 아무튼 상대성 이론은 흥미롭다
18. 제2차 세계대전사 (존 키건, 다시 읽음) 
   - 다시 보니 히틀러가 얼마나 삽질을 해댔는지가 눈에 들어오네

19. 더블린 사람들 (제임스 조이스)
    - 고등학교 때 읽었던 그 책을 다시 꺼내들어 읽어봤다.
       책 내용은 큰 감동이 없지만 이 책을 읽었던 시간들이 오히려 더 생각났다. 
20. 작별하지 않는다 (한강)
    - 한강의 소설은 아프게 읽힌다.  
21. 십팔사략 (증선지)
    - 오랜만에 중국사 관련 서적을 읽었다. 내용은 좀 길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
22. 나라는 착각 (그레고리 번스)
    - 솔직히 좀 그냥 그랬다. 자신의 지식을 나열은 했지만 말하고자하는 바에 억지로 끼워 맞추는 느낌.
23. 최초의 것들 (후베르트 필저)

    - 어디 가서 아는 척하기 좋은 내용들로 채워진 책. 하지만 읽고나서 기억을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24. 전쟁과 평화 1권 (톨스토이)
    - 책은 오랜만에 다시 읽으면 새로 읽는 것과 다를바 없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끼게 된다

Posted by Tony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