知者不言 言者不知
지자불언 언자부지
塞其兌 閉其門 挫其銳 解其忿 和其光 同其塵 是謂玄同
색기태 폐기문 좌기예 해기분 화기광 동기진 시위현동
故不可得而親 不可得而疏 不可得而利 不可得而害 不可得而貴 不可得而賤
고불가득이친 불가득이소 불가득이리 불가득이해 불가득이귀 불가득이천
故爲天下貴
고위천하귀
“지혜로운 자는 말을 아끼지만, 말을 내세우는 자는 지혜롭지 않다.”
노자 56장의 내용은 전체적으로 리더의 자세에 대해 이야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리더는 구성원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를 바탕으로 숙의하여 당면한 사항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되지만 많은 경우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들으려하지않고 내 얘기만 하다가 자신이 혼자 판단하여 독단적으로 일을 추진하는 것도 보곤 합니다.
가끔은 그 방식이 통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렇게 하여서는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최종 의사 결정권자라고 모든 측면에서 다른 사람보다 나을 수는 없습니다. 현장의 문제점을 모두 파악할 수도 없습니다.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이 전부 옳을리는 없지만 본인이 생각하지 못한 문제를 알아내고, 대안을 찾아내는 것은 소통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이야기하지 않으면 어떻게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알 수 있겠습니까?
56장의 첫 문구는 내 얘기만 떠들어서는 않된다. 지혜로운 자는 자신의 의견 주장을 자제한다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塞其兌 閉其門 挫其銳 解其忿 和其光 同其塵 是謂玄同
“그 구멍을 메우고 그 문을 닫으며 그 예리한 바를 누그러뜨리고 그 분함을 풀며 그 빛과 조화를 이루고 그 티끌과는 동화하니 이를 玄同 즉 피아의 구별없이 속인과 하나됨이라 한다.”
이 행의 전반적인 내용은 마지막 문구 玄同에 핵심이 있습니다. 그리고 앞의 내용들은 말을 앞세우지말고 정말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서 행동하라는 이야기로 해석됩니다. 첫 문장부터 간략하게 이야기하자면 문제의 근원이 되는 부족한 구멍을 메우고, 넘치게 흐르는 부분이 없는지 살펴 그 출구를 걸어 잠그며, 사회적으로 첨예하게 부딛치는 부분은 완화시켜주고, 분노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해결해주며, 잘 나가는 사람들과는 원만하게 잘 어울리되 사회적으로 약자인 사람들과는 동화되라는 이야기로 보았습니다. 이 모든 행위들은 즉 구성원들과 하나가 되기위해 전체를 보고 살피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전체를 보라는 이야기는 그리고 다음 문장으로 이어집니다.
故不可得而親 不可得而疏 不可得而利 不可得而害 不可得而貴 不可得而賤
“이런 이유로 누군가와 친해짐이 지향점이 될 수 없으며 반대로 소원해지는 것도 목표가 될 수 없다. 단지 이득을 보는 것이 지향점이 될 수 없으며 반대로 누군가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이 목표가 될 수 없다. 귀해지는 것이 지향점이 되어서도 안되며 반대로 누군가의 지위를 낮추려는 것도 목표가 되어서는 안된다.”
불가득은 금강경에도 나오는 용어로 구하려는 것이 허상이어서 얻을 수 없는 대상임을 이야기하는 말입니다. 즉 위의 문구는 친해지고 소원해지며 이익을 얻고 해를 입히며 귀하게 되고 원한이 있던 누군가를 망하게 만들려는 일체의 행위가 허망함을 이야기하는 즉 달성할 수 없는 목표임을 이야기합니다. 그런 목표는 일시적으로 달성된 것처럼 보여질 수도 있으나, 결국 반대급부나 반작용이 일어나 뜻하는 바가 허사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 아닐까요? 즉 전체적이나 전반적으로 더 나아지는 방향으로 목표를 삼아야지 어떤 한 대상이나 현상만을 바꾸려는 행위는 허사가되기 십상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故爲天下貴
“이러한 이유로 천하를 귀하게 만들려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
천하, 즉 전체적이나 전반적으로 더 나아지는 방향으로 목표를 삼아야지 어떤 한 대상이나 현상만을 바꾸려는 행위는 허사가되기 십상이라는 이야기를 하며 이번 장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