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TaTiOn/pOeM'에 해당되는 글 14건

  1. 2020.09.16 3.
  2. 2018.08.29 週期
  3. 2018.07.25 11
  4. 2018.06.26 포옹
  5. 2018.03.30 밤. 생각. 불면.
  6. 2018.03.21 사고
  7. 2018.01.26 군중과 나
  8. 2018.01.21 공간
  9. 2018.01.11 만남
  10. 2017.12.23

3.

2020. 9. 16. 13:05 from MeDiTaTiOn/pOeM

문득 니 생각이 나곤 해

동네길을 걷다가...
버스 창 밖을 쳐다보던 중에...

불현듯 니 생각이 날 때가 있어

너는 이제

사라진 장소가 되었고
연주가 끝난 음악과도 같은데

나는 이제

너를 생각해도 더 이상
슬프지도 아쉽지도 기쁘지도 힘들지도 않게 되었는데

그냥 말로 하긴 좀 어려운
그런 기분이 들기는 해

니 생각이 날 때 너의 모습이 그냥
웃고 있는 모습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어

Posted by Tony Kim :

週期

2018. 8. 29. 15:12 from MeDiTaTiOn/pOeM

문득 그녀가 머무는 곳을 찾아가고 싶어졌다. 여름은 마지막 더운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고, 바람이 습했다. 불 꺼진 어두운 방으로 들어서자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내려보았다. 이런 그녀의 태도는 다소 의외여서 쓴웃음이 났다. 하기사 나에게도 달리 할 말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아무 말 없이 서로를 마주 보다 잠간 손을 내밀어 쓰다듬었다. 어쩌면 지금 그녀의 모습은 그냥 아무 것도 아닐지 몰라. 그녀는 지금 바람이 되어 구름 위에 떠있을 수도 있고, 흙이 되어 사람들의 움직임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르고, 아니면 개울가 물이 되어 수초 사이를 흐르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녀의 얼굴을 마주했다. 마지막을 이렇게 서로 확인하는 과정도 필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개를 돌렸다. 바람이 꽤 강했고, 사람들이 천천히 발길을 옮기고 있었다.

Posted by Tony Kim :

11

2018. 7. 25. 16:49 from MeDiTaTiOn/pOeM

너와 헤어지고 이만큼 시간이 지났다

 

처음 너를 보내고는 마음이 텅빈 듯 했고

지나간 기억이 흩어지는게 안타까웠었는데

 

 

숫자를 손으로 만지며

이만큼 시간이 지났음을 알았다  

Posted by Tony Kim :

포옹

2018. 6. 26. 22:21 from MeDiTaTiOn/pOeM
이 순간 나는 이토록 행복하니
온통 꽃 향기에 휘감겨 눈을 감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너의 가슴에 머리를 묻는다
Posted by Tony Kim :

밤. 생각. 불면.

2018. 3. 30. 17:08 from MeDiTaTiOn/pOeM

당겨 안은 머리카락에 얼굴이 간지러웠다
나는 가만히 팔을 풀어 천장을 바라본다
그녀는 잠시 몸을 뒤척이더니 이내 입을 조금 벌리고 다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창 밖에는 간간이 지나는 버스 소리가 단조로웠다

 

쉽사리 잠에 들지 못하고 나는 상념에 빠진다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침대 밑으로 빠져들듯 다리가 미끄러져 내려간다

 

침잠하며 생각했다
답답한 마음이 불러일으킨 상상일 뿐이라고


나의 손을 잡으며 미소를 지었다
택시를 타고 역으로 향했다
빵 속의 크림이 입 속을 채웠다

 

눈 앞의 모든 것은 사실과 공상이 뒤섞여 쉽사리 고개를 돌리지 못하고 머뭇거리는데
부질없다지만 나는 이대로 계속 내려갔으면 하는 유혹을 느꼈다

 

그녀가 반대편으로 돌아누웠다
그녀의 등에 가만히 귀를 대었다
허리에 팔을 감고 눈을 감는다

Posted by Tony Kim :

사고

2018. 3. 21. 17:00 from MeDiTaTiOn/pOeM

바람이 많이 불었다.
나무 건너편 강가를 보며 가만히 서있었다.


새들이 힘겹게 바람에 쓸려날고있다.
날다 지친 몇몇은 구석을 찾아 바람을 피하고 있다.

 

쓰러진 그 사람의 머리에선 슬프게 피가 흘렀고 나는 전화를 걸었다.

 

 

건조한 목소리
건조한 대화

 

 

비록 차가운 모임이라도 그에게는 따뜻한 손길이기를..
지워지지 않은 흔적도 미련이 아닌 모습이었기를..

Posted by Tony Kim :

군중과 나

2018. 1. 26. 17:34 from MeDiTaTiOn/pOeM

버스를 기다리며 곰곰히 생각하니
이 모든 것이 너무 잘못되었다는 마음이 들었다
나는 집 앞에 서 숨을 가다듬으며 마음을 억눌렀다.
사람들이 주위로 모여들었고, 긴장되고 기대하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이러시지들 말길

 

나는 우울한 경로를 벋어나 나의 것을 되찾으려는 것일뿐
그대들의 구원은 나의 역할이 아니니

 

일부는 분노하고 일부는 낙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었지만 많은 사람들은 기대치 않은 상황에 들떠있었고
그림자가 지지않도록 조심하며 나는 계단을 올랐다

 

 

 

그래 가보자. 생각만큼은 아닐거라 마음 속으로 생각한다.

Posted by Tony Kim :

공간

2018. 1. 21. 09:18 from MeDiTaTiOn/pOeM

안타까운 일이지만 나는 빨리 걷지를 못하고 있다

거칠게 밀치며 지나는 사람들에게 시달리며 바닥에 붙인 듯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해 답답해 한다

 

비둘기 한마리가 경계석 위에 날개를 접고앉아 기다린다

나를 바라보는 눈에는 이미 늦어버린 지난 시간들에 대한 아쉬움과 자포자기가 묻어있다

하늘은 탁하고 나는 미안한 마음에 몸 둘 바를 몰라한다.

 

시간이 지나면 이런 나를 그는 이해해줄지도 모른다는

쓸모없을 수도 있는 생각

쓸모없는 생각

 

잡아당기듯 몸을 움직여 한발을 내딛는다

시간이 남지는 않았지만

머물러있을 수만은 없는 것 아니겠는가  

Posted by Tony Kim :

만남

2018. 1. 11. 13:54 from MeDiTaTiOn/pOeM

밤이면 나는 머리 속 상자를 열어 그녀를 찾아 나선다
좁고 어두운 골목길을 거쳐
눈이 채 녹지않은 계단을 올라
그녀를 만나러 걸음을 서두른다

 

지나는 길에 그가 나를 막았다

잠시 시간을 달라며 소매를 잡아끈다
(나는 그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않다)
그가 이끄는 데로 따라가지만 고개를 돌려 지나온 길을 기억한다

 

해가 지고 주변이 어수선하다
알아들을 수 없는 (또는 생각하지도 못한) 이야기를 쏟아내며 그는 나를 원망한다
고개를 숙이며 왜 자신에게 시간을 주지않냐며 울먹인다
술잔이 채워져가고 나는 그의 넋두리가 어서 끝나기를 기다렸다

 

어쩌면 그녀는 나를 기다리다 지쳐 골목으로 나와 서성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는 이 모든 상황을 의도한 것일 수도 있다
어쩌면 나는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을 이미 예측했을 수도 있다

 

나는 어느정도 자포자기한 심정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자신을 책망하게 된다
그의 불행과 그녀의 원망과 나의 유유부단함은
나의 무책임과 무지와 무관심에 의한 것인가

불운과 아쉬움은 예견된 것처럼 다가와 나를 좌절시키려한다

 

 


그는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힘들어하지 말라며 나를 다독인다

나는 뜻 밖의 호의에 감동해 그를 의지하게 된다.
그는 차라도 한잔 하자며 나를 일으킨다

 

지나온 길이 눈에 뒤덮였다
버스 정류장에는 막차가 하얀 김을 내뿜으며 승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하늘을 바라본다
그녀를 볼 기회가 아직 남아있다고 눈 속에 찍힌 발자국을 보며 생각한다

Posted by Tony Kim :

2017. 12. 23. 08:03 from MeDiTaTiOn/pOeM
마을에 눈이 가득 내렸다

나는 한껏 웅크린 모습으로 길을 걷다 다쳤던 발목이 아파 잠시 나무를 의지하고 멈춰선다

개울가에 살얼음이 얼었고
머리 위 텅 빈 공간으로는 바람이 날랬다.

겨울이 차다.
버스 속 사람들은 핸드폰을 내려보느라 눈치를 못챘겠지만 그들의 열기가 구름처럼 버스 안을 가득 채우고 하얀 입김을 창 밖으로 쉴 새 없이 내뿜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앞길이 걱정되어 잠시 난감해한다
개울가 돌다리 위에는 송사리 한마리가 얼음으로 집에 가는 길이 막혀 답답해하며 한숨을 쉬고 있었다 (지나가는 나를 보는 표정이 공허하다)

나는 어쩔 수 없다
집으로 돌아가야하고 송사리 따위에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는 일이다, 눈의 무게에 나무 가지가 내려앉고 무릎까지 파묻히는 길을 헤쳐 지나간다.

여중생 무리들이 소근거리며 내 곁을 지나친다, 집에 도착하면 따뜻하게 술을 데워 마셔야겠다
Posted by Tony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