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일이지만 나는 빨리 걷지를 못하고 있다
거칠게 밀치며 지나는 사람들에게 시달리며 바닥에 붙인 듯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해 답답해 한다
비둘기 한마리가 경계석 위에 날개를 접고앉아 기다린다
나를 바라보는 눈에는 이미 늦어버린 지난 시간들에 대한 아쉬움과 자포자기가 묻어있다
하늘은 탁하고 나는 미안한 마음에 몸 둘 바를 몰라한다.
시간이 지나면 이런 나를 그는 이해해줄지도 모른다는
쓸모없을 수도 있는 생각
쓸모없는 생각
잡아당기듯 몸을 움직여 한발을 내딛는다
시간이 남지는 않았지만
머물러있을 수만은 없는 것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