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학교에 들리니 많은 것이 변해있었다.
목을 틀어 본관 쪽을 보고 앉은 비룡은 더 녹이 슬어있었고,
공대 옆 스카이라운지 옥상은 깔끔한 카페가 되어있었다.
새 건물들이 예전 가건물들 자리에 우뚝 서있었고,
로케트 옆 비석은 비바람에 씻겨 내용을 알아보기 힘들게 마모되어 있었다.
하지만 예전 모습도 많이 남아있었다.
왠지 더 낡아보였지만 비행기는 그 자리에 남쪽을 바라보며 서있었고,
녹조가 가득 낀 인경호 위에는 새 몇 마리가 한가로이 떠있었다.
학생회관도 칠은 새로 했다지만 그 자리 옛 건물 그대로 였고
발목까지 오는 청바지에 하얀색 운동화
짧은 단발머리에 작은 눈
어쩌면 처음 그 모습은 시간이 지났어도 이렇게 생생할까
나는 학생회관 4층을 바라보며 한참을 그렇게 서있었다
이제 너는 아무 상관 않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