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2008. 3. 20. 13:09 from BoOk/SF
"2001: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작가 아서 클라크가 어제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2001:스페이스 오딧세이"는 영화로 더 많이 알려진 작품인데 중학교 때 소설로 먼저 읽었습니다. 정작 영화는 몇년 전에 DVD가 싸게 나와서 사서 봤고요. 거의 대부분의 경우 비슷한 생각을 하게되는데 원작만한 영화는 없다는게 영화를 보고 난 후의 생각이었습니다.

이 작품의 경우도 원작이 가지고 있던 심각한 철학적 고민이 나타나기 보다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이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는 시각적 효과에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푸른 도나우강"이 기억에 남는 스텐리 큐브릭 감독의 이 영화는 스타워즈가 나오기 훨씬 전에 개봉된 영화이니만큼 사실적인 우주공간에서의 묘사가 당시로서는 상당히 충격적이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실 좀 지루한 면이 없지 않기는 하지만 (첨에 볼 때는 졸면서 봤습니다.) 지금 봐도 영화의 시각 효과는 독창적이고 또한 사실적입니다. 전혀 1968년 개봉작이라는 생각이 들지않죠. 하지만 이미 말한 바와 같이 여기까지입니다. 둘 중의 하나를 택하라고 하면 서슴없이 원작의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아직 중학생 때였지만 같은 소설을 몇번을 되풀이 해서 읽었었는지 모릅니다.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우주선의 제한된 공간 안에서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지능 인격체 "할"과의 사투가 어쩌면 이야기의 중심을 이루는데 학습을 통한 인공지능의 생성 과정과 동료로 생각했었던 "할"의 배신을 인지하면서 고뇌하는 보우만 선장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작가가 정작 말하고 싶었던 것은 처음 도입부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입니다.
인간의 문명이 두려움에서 비롯된 폭력의 사용에서 시작되었고 인간이 창조한 또 다른 인격체인 인공지능이 다정한 모습으로 그 창조주인 인간에게 냉혹한 폭력을 가한다는 것은 결국은 폭력과 생존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역사를 관통해 존재하는 벗어날 수 없는 굴레라는 점을 일깨워주려하는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머리 아픈 주제를 차치하여도 책 곳곳에 담긴 놀라운 상상력만으로도 "2001:스페이스 오딧세이"는 색다른 독서였었다는 생각입니다.

거장의 죽음에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Posted by Tony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