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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몽

2008. 4. 21. 13:03 from BoOk/nOvEl
 홍루몽 4 상세보기
조설근 지음 | 청계 펴냄
1900년대 이전에 나온 중국 고전 소설 중에서 최고의 걸작으로 일컬어지는 『홍루몽』 제4권. 1754년 필사본이 처음 세상에 나온 이래 100여 종의 간본과 30여 종의 속작이 나왔으며, 세계적으로 수천 명에 달하는 전문가 집단이 '홍학(紅學)'이라는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분야를 형성하고 있을 정도이다. 소설은 '여와보천'이라는 신화에서 시작된다. 갑자기 하늘이 무너져 내려 세상이 혼란스러워지자, '여와'라는 신이 오색의

홍루몽은 꽤 긴 호흡을 두고 읽은 것 같습니다. 거의 반년 정도 읽은 것 같으니까요. 작년 9월말에 1~3권을 처음으로 사서 읽기 시작해서 정말 딱 반년이 지났습니다. 12권에 달하는 긴 이야기를 오랜 시간에 걸쳐 읽어서인지 책 속의 등장인물들과도 정이 든 것 같아 마지막 12권을 마무리 할 때는 다소 섭섭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홍루몽은 청나라 때 조설근과 고악의 작품이고 총 120장으로 이루어진 소설인데 이중 80편까지는 조설근이 집필했고 조설근의 사후에 고악에 의해 마무리가 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서유기,삼국지,수호전과 더불어 사대기서로 알려져있는데 중간 중간에 몽환적이고 신화적인 장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4대기서 중에서 가장 현실적인 내용을 다룬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책을 읽어보면 되지만 홍루몽의 주된 이야기는 가씨 부중에서 일어나는 일상들입니다. 소설을 읽는 여러가지 재미가 있겠지만 홍루몽을 읽다보면 다른 사람의 일상을 옅보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당시로서는 범접하기 힘든 세도가의 화려했던 규중의 일상이 다양한 인물들에 의해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큰 이야기의 기둥은 가보옥과 임대옥의 비극적인 사랑이라고 하지만 크게 금릉십이채로 대표되는 12명의 미인들과 그 외 수많은 인물들이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어느 한명도 어설프거나 서투르지 않게 이야기의 한 부분 씩을 차지하고 생동감 있게 이야기의 한 부분씩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홍루몽은 작가 조설근의 자전적인 요소가 투영된 작품이라고 합니다.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세도가의 일상이 결국은 세습 장원의 평민들에 대한 착취에서 비롯된 것임을, 그리고 영원할 것 같던 영화로운 생활도 한번의 어명에 의한 몰수로 기반이 송두리체 흔들리는 허망한 것이었음을, 수많은 인연들도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결정되어지는 것을 보면 홍루몽이 단순히 규중의 사치로운 일상을 늘어놓는 신변잡기식의 소설만은 아닌 것을 알게 됩니다. 청문이의 어이없는 죽음이나 영춘의 마지막을 보자면 왕조시대 여인들의 수동적인 인생과 주종관계의 폭력성에 대해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결국 겉으로 드러난 화려함은 누군가의 희생에 의한 것일 수 밖에 없고 언제든지 남에 의해 주어진 환경은 남에 의해 유린되고 강탈당할 수
있는 것이라는 당시의 사회상이 적나라하게 반영된 소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습인이라는 인물에 많은 애착이 갔었습니다. 다정하고도 헌신적은 모습은 어떤 남자라도
거부하기 힘든 애착을 느끼게 될 것 같았고 그래서인지 설보채보다도 마지막이 다소 안스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작가도 몇 안되는 Happy Ending 중에 습인의 일화를 마지막에 할당해주었습니다.
그것이 정말 Happy Ending인지는 다소 논란의 여지는 있겠지만 말이죠.

조금 시간이 지나면 다시 한번 읽어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긴 모택동이 그랬다고 하는 군요.
모름지기 홍루몽은 적어도 다섯번은 읽어봐야 한다고요.

Posted by Tony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