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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8.09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국내도서
저자 : 박완서
출판 : 웅진지식하우스 199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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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소설이나 한번 읽어보자 생각을 하고 이책 저책 보다보니 박완서의 그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요즘 주로 Yes24에서 책을 사는데.... 구매액이 5만원이 넘으면 배송료가 안붙는 관계로 왠만하면 보고싶은 책들은 한방에 사고는 한다. 싱아하고 뭐하고 해서 한 6권 샀다. 그리고 책을 받았지.

 

싱아는 굉장히 쉽게 읽히는 책이다.
주로 나는 퇴근버스에서 책을 읽는데... 사흘만에 다 읽어버렸다. 그런데 오호 통재라. 이건 연작 소설이다. 이걸로 끝나는게 아니다. 미리 알았으면 같이 사는건데 이제는 나머지 5권을 다 읽고서야 살 수가 있지않은가... 암튼 근 한달이 지나서야 책 5권을 읽을 수 있었고 그 담에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를 사서 읽었다. 책은 꼭 사기전에 이런 사항들을 알아둬야 할 것 같다. (임꺽정 10권 읽고 나서 미완성이라는 걸 알아봐라. 거이 돌아버린다.)

 

박완서 자신도 얘기를 하듯이 이 책들은 소설이 아니다. 오히려 자서전이나 뭐 그런 종류의 글이라고 생각을 하면 된다. 싱아는 박완서의 유년시절부터 20살까지의 시기를 다루고 있으며 그산은 6.25 전쟁부터 박완서가 결혼하기까지의 시기를 다루고 있다. 총 3부작으로 계획이 되어있다는데 아직 3편은 나오지 않았다.

 

글을 읽다보면 작가의 놀라운 기억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다. 70을 넘긴 노작가는 유년시절의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하고 있다. 개풍에서의 유년시절을 보면 마을의 풍경이나 동네의 모습 사람들 살던 모습들이 마치 손에 잡힐 듯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많은 부분은 작가의 상상력에 의존할 수도 있겠지만 또한 많은 부분들이 기억에 의존했던 것을 생각하면 놀랄 수 밖에 없다.

 

이 두 연작은 당시의 보통 한국인들이 어떤 삶을 꾸려가고 있었고 어떤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어떻게 이런 사람들이 해방과 6.25라는 격변기를 살아가는지도 보여주고 있다.

 

이 두 글에서 가장 급격한 변화를 보이는 인물은 박완서의 오빠이다. 박완서의 말을 빌리면 과묵하고 이상적이며 모든 부분에 합리적인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던 오빠가 전쟁을 맞으면서 정말로 믿을 수 없을 정도록 심하게 변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병으로 죽은 전처의 처가에 새로 맞이한 처와 가족들을 끌고 가자며 우기는 오빠의 모습을 보면 극한에 내몰린 인간이 어떻게 변할 수 밖에 없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사마천의 말대로 재물이 있고서야 예의가 있을 수 있고 친구도 있을 수 있다는 말이 실감이 가는 부분이다.

 

결국 권력의 공포는 이렇듯 평범하고 평온한 사람들을 인간성마져 처참하게 파괴하는 것에 있지않을까 싶다. 결국 현대사에서 전쟁과 군사독재를 거치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 또 무너져갔을까를 생각하면 송연한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Posted by Tony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