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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05 박쥐

박쥐

2009. 5. 5. 13:52 from MoViE

박쥐
감독 박찬욱 (2009 / 한국)
출연 송강호, 김옥빈, 신하균, 김해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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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전에 부서 회식하고 2차까지 하고 집 근처에 와가는데 시계가 11시가 다 되어 가더군요. 혹시나 하는 생각에 극장에 들렀는데 마침 20분 뒤에 영화가 시작하려고 해서 보고 들어갔습니다. Running Time은 약 2시간. 집에 돌아가니 2시가 다 되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받은 느낌은 박찬욱 감독은 나름 자신의 작품 중에 최선이었다는 표현을 하였지만 아무래도 '금자씨' 때에도 그랬고 '올드보이'가 워낙에 쎘던 터라 아무래도 아주 Good은 .... 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랄까... 자꾸 비교를 하게된다고 해야되나요. 의식 중이던 아니던 간에 '아무래도 올드보이 보다는 ...'이라는 생각이 저는 들었습니다. 몇일 뒤에 와이프도 영화를 보고 왔는데 속이 메슥거려 혼났다고 하더군요. 그건 뱀파이어 영화를 (아니면 슬러셔 무비) 보지 못했던 사람에게는 당연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잔인하고 징거럽지 않은 뱀파이어물은 .....) 오히려 현실적인 묘사와 몽환적인 장면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로테스크한 분위기가 영화 중반을 넘어가며 번갈아가며 바뀌어되서 의도된 연출일지는 몰라도 다소 혼동스러운 감은 있었습니다.

스토리 자체의 완성도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 않을까 싶지만 오히려 영화보다 깜짝 놀란 건 김옥빈이라는 배우였습니다. 사실 김옥빈은 그냥 얼굴 좀 예쁘고 (아주 눈이 번쩍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냥 뭐랄까 요즘 흔하게 얼짱 출신으로 얼굴 비추는, 그런 배우 중의 하나 정도로 인식이 되어있었는데, 예상치 못하게 너무나도 폭발적인 연기를 보여주는 바람에 심지어 어안이 벙벙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실 '박쥐'를 보다보면 어느 정도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를 연상하게도 하는데 특히 김옥빈의 역은 크리스틴으로 분한 Kirsten Dunst을 상당 부분 연상시킵니다. 하지만 다시 '뱀파이어'를 보더라도. No Way! 김옥빈이 훨씬 인상적입니다.

김옥빈이 분한 태주는 어려서 고아가 되어 태주(신하균분)의 집에 얹혀살다 결국은 조금은 지능이 떨어지는 그와 사랑없는 결혼을 하는 인물입니다. 부모가 결핍된, 어려서부터 애정을 받지못한 태주는 상현(송강호분)의 배려와 애정에 그동안 억눌려왔던 감정이 한순간에 폭발하게 됩니다. 마치 남에 집에 잠간 맞겨져 주눅들어있던 아이가 부모가 다시 찾아오자 떼를 쓰듯 그녀는 사랑을 받고 느끼는 순간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떼를 쓰는 아이와 같이 변해버립니다. 폭주하는 태주를 제어하려는 상현에게 목을 쥐어잡힌채 상현을 바라보던 태주의 모습은 혼이 나면서도 싱글거리는 영악한 아이의 그것과 다를바 없어보입니다.

순진함과 천진함에 가려진, 아니 그로 인해 더욱 거칠 것 없이 폭력적이 되어가는 태주를 김옥빈은 마치 태주가 되어버린 것과 같이 연기합니다. 어쩌면 굉장히 짧은 필로모그라피에서 이만한 연기자를 발견해낸 것도 박찬욱 감독의 역량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영화 자체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있을지 모르지만 제 2의 강혜정과 같았다는 감독의 찬사는 이론의 여지가 없지않을가 하는 생각입니다.

Posted by Tony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