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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도덕경 3장

2018. 11. 30. 09:35 from BoOk/pHiLoSoPhY

不尙賢,使民不爭。                                           

불상현, 사민부쟁
不貴難得之貨,使民不爲盜。                               

불귀난득지화, 사민부위도
不見可欲,使民心不亂。                                     

부견가욕, 사민심부란
是以聖人之治,虛其心,實其腹,弱其志, 強其骨。   

시이성인지치, 허기심, 실기복, 약기지, 강기골
常使民無知無欲,使夫智者不敢為也。                   

상사민무지무욕, 사부지자불감위야
為無為, 則無不治。                                           

위무위, 즉무불치 


도덕경 3장은 사실 해석하기에 따라서 우민정책을 합리화하는 것처럼 읽힐 수도 있습니다. 虛其心이나 弱其志 같은 문구는 (특히 弱其志) 대중들은 멍청하게 만들어 배나 불려주면 된다는 식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해석하는 것도 맞을지 모르지만 전체적인 구성을 보면 의미가 그렇게 해석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장의 내용은 전반적으로 윗사람들이 가져야되는 자세를 우선 이야기하고, 그 다음에 사람들을 이렇게 대하라 라는 식으로 내용이 전개됩니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내용은 전혀 다르게 해석될 수 있죠.


不尙賢,使民不爭。                                     

불상현, 사민부쟁
不貴難得之貨,使民不爲盜。                         

불귀난득지화, 사민부위도
不見可欲,使民心不亂。                               

부견가욕, 사민심부란


이 세문장은 간단히 얘기하자면 기본에 충실할 것이지 과시를 위한 것에 우선 순위를 두지 말라는 내용이 되겠습니다. 


고고하며 난해한 성현의 말씀을 찾아 숭상할 것이 아니라, 사람들 간의 분쟁부터 없도록 할 것이며

얻기 어려운 재화를 귀하게 여길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도적질부터 없도록 해야할 것이다.

하고 싶었던 것, 이룩하고 싶었던 것들을 찾아다니기에 앞서, 민심이 혼란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독단적으로 사람들의 뜻에 역행하여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여서 민심을 어지럽히지 말아라.)




是以聖人之治,虛其心,實其腹,弱其志, 強其骨   

시이성인지치, 허기심, 실기복, 약기지, 강기골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위의 내용이 앞에서 지도자가 삼가해야할 것을 먼저 이야기하고 사람들을 어떻게 다루어야할지 아니면 어떤 것을 배풀어야할지에 대해 말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던 점을 감안하고 이 문장을 해석해야 할 듯 합니다. 


이러한 사유로 성인의 통치는 자신의 마음을 비우고 사람들의 살림을 풍족하게 하는데 있어야 하며, 자신의 뜻만을 관철시키려 하지 말고 근본적 체계를 튼튼히 하는데 있어야 한다


사실 위의 내용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지않습니다. 지도자가 어떤 철학이나 방향성이 없이 어떻게 집단을 강하게 만들 수 있겠냐는거죠. 하지만 앞장에서 대체적인 사회구성원의 합의가 이루어진 방향으로 일을 해야된다는 점을 언급했던 것을 기억하면, 이에 대해서는 이미 전제가 되어 반복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사회구성원의 생각과 동떨어진 리더 자신만의 마음이나 뜻을 고집하지 말라는 이야기로 이해됩니다.




常使民無知無欲,使夫智者不敢為也。                 

상사민무지무욕, 사부지자불감위야

為無為, 則無不治。                                         

위무위, 즉무불치 


3장을 마무리하는 두 문장입니다. (뒤에 수시로 언급되는 無爲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내용 바로 해석하자면,


지도자는 사람들을 다스림에 있어서 자신의 지식이나 욕구를 미리 가져서는 안된다. 

그래야 중간에 소위 무언가 안다고 자처하는 이들이 감히 일을 함부로 도모하지 못할 것이다. 

무언가를 추구함에 있어 미리 독단적으로 자신의 의도를 강요하지 않는다면 다스려지지 않을 것이 없다.


앞의 내용들을 보더라도 無爲는 단순히 마음을 비우고 세상 가는데로 내버려두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 같습니다. (이런 해석들 때문에 노자를 읽다보면 무슨 허무의 철학을 읽는 듯한 상황이 종종 되고는 하죠.) 단지 억지부리지 말아라, 너가 생각하는 것이 꼭 정답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해라. 선입견 가지지 말고 지금 시점에서 보았을 때 전체적으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사람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중의를 모아서 합의 하에 무리가 없도록 하라는 의미라고 생각됩니다.


전체 내용을 모아 아래와 같이 다시 정리합니다. 


"고고하며 난해한 성현의 말씀을 찾아 숭상하기에 앞서, 사람들 간의 분쟁부터 없도록 할 것이며

 얻기 어려운 재화를 귀하게 여길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도적질부터 없도록 해야할 것이다.

 앞뒤 생각없이 바라던 것만을 찾아다녀 사람들 간의 논란을 만들지 않도록 해야한다.

 이러한 이유로 성인의 통치는 자신의 뜻을 내세우기보다 사람들의 살림을 풍족하게 하는데 있어야 하며,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보다 사회의 근본적 체계를 튼튼히 하는 방향을 고민하여 이룩하는데 있다.

 지도자는 사람들을 다스림에 있어서 자신의 지식이나 욕구를 미리 가져서는 안된다. 

 그래야 중간에 소위 무언가 안다고 자처하는 이들이 일을 함부로 도모하지 못할 것이다. 

 무언가를 추구함에 있어 미리 독단적인 자신만의 의도를 가지고 그를 강요하는 일이 없다면 

 다스려지지 않을 것이 없다."



Posted by Tony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