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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회장

2005. 6. 14. 10:03 from MeDiTaTiOn
김우중 회장을 처음으로 본 것은 대우그룹이 무너지기 얼마 전이었다. 그 당시 대우자동차에서는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미래의 고객이 될 미국의 대학생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주기위해서 거의 무료로 공장 투어를 시켜주고 있었다. 그때 당시에 김우중 회장이 창원공장에 왔었었고 나도 1층 로비에 지나가다 김우중 회장을 얼핏 보았다. 글쎄... 첫 느낌은 굉장히 키가 작다는 것하고 수척한 노인네 같은 이미지였다는 것이었다. 뉴스에서만 보고 신문상에서만 지면으로 보던 인물이라서여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니 이런!"이라는 생각도 들었었다. 왜 군대에서는 사단장이 오면 정말 하늘에서 별이 내려오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 때가 있지 않는가. 그런 고정 관념에 비하면 참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오늘 Seagate와 Top Management Meeting을 끝내고 술자리를 하다가 Seagate VP가 김우중 회장 이야기를 했다. 그룹장이 별로 즐거운 이야기는 아니라면서 이야기를 잘랐다. 김우중 회장이 그 길다면 길었던 도피생활을 끝내고 오늘 귀국했다. 그때 창원공장에서 보았던 그 보잘 것 없던 노인네의 모습보다 더 수척한, 너무나 지친 모습의 한 노인이 인천공항으로 사람들에게 몰려서 이리저리 치이며 들어오고 있었다. 하노이에서 비행기에 탑승할 때에는 왠 기자에게 협박 비슷한 이야기도 듣는 것도 같았었다.

대우가 좌절한 것은 2000년대에 들어서였다. 나는 아직도 무슨 회사 다닐 때 받은 이상한 선전의 영향 때문에 인지는 모르지만 밤에 잠도 제대로 못자고 비행기 안에서 새우잠을 자면서 떠다니던 그가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일을 했다는 생각은 좀처럼 들지가 않는다. 수십년간을 그래도 대우가족이라는 이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대우에서 꿈을 키우고 그 우산 아래에서 자신의 가족들을 보살피고 했었다는 생각을 하면 어쩌면 개인적인 생각일지라도 김우중 회장에 대해서 개인적으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내가 그를 안타까워하는 것은 어쩌면 전두환 전 대통령이 그래도 경제에 이바지했었다고 착각하는 것과 같은 것 일 수도 있겠지만 언젠가 대우 자동차 해고 노동자들 방송이 나왔을 때처럼 오늘 뉴스를 보며 가슴 한편이 찡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인지상정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Posted by Tony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