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루이'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5.05.06 사람의 세상에서 죽다

 


사람의 세상에서 죽다

저자
리루이 지음
출판사
시작 | 2010-03-29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중국 4대 설화 《백사전》을 소설로 다시 만나다중국 4대 설화 ...
가격비교

아무래도 나이 마흔이 넘어 가면서 더 감성적이 된다는 생각이 책을 읽으며 들었습니다.

 

백사전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어느 정도는 전형적인 중국설화의 구조를 따릅니다. 3,000년 묵은 백사가 인간세상을 동경하여 수양을 통해 인간의 모습을 갖추었으나 마지막 고비를 못넘어 요괴가 되고, 서생을 유혹하지만 고승인 제요인에 의해 최후를 맞는다는 이야기가 크게 중심이 되죠. 이러한 기존 백사전의 이야기에 이 작품은 분해아의 에피소드가 더해져 두 축을 이루다가 마지막으로 현대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이야기로 마무리됩니다. 3개의 이야기가 번갈아 나오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이 세가지 이야기를 관통하는 주제는 소수자에 대한 배척과 탄압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살고있는 이 거대한 세상은 영웅담이나 우화에서와 같이 선악만으로 평가받고, 보상받는 세상은 아니죠. 또한 선악, 정의라는 것도 (주류 세력에 의해) 변할 수도 있는, 절대적이지는 않을 수도 있는 상황을 최근에도 종종 보지 않나요?

 

성경의 창세기로부터 뱀은 인류가 가장 혐오하는 동물 중의 하나입니다. 인간들이 이렇듯 극도로 혐오하는 백사 한마리가 인간 세상을 동경하여 3,000년이라는 긴 시간 수양을 통해 인간이 되려하였습니다. 신선의 세계인 반도원을 노닐던 청사 한마리도 삼족오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인간 세상을 동경하여 선계를 버리고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여 내려옵니다. 백소정은 도술을 부리던지 무시무시한 무력으로 인간 세상을 제압하여 군림하려는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비약을 만들어 인간 세상에 도움이 되려하였었죠. 분해아도 과거에 급제한 수제였습니다. 인간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가진 이들을 과연 세상은 잘 받아주었을까요? 능력마저 없는 소수자는 모멸적일 정도로 무시와 멸시를 받는 세상입니다. (향류낭이 분해아에게 너도 나를 싫어하냐고 말을 하는 장면에서 정말 눈물이 펑펑 솟았습니다.) 하지만 백소정도, 청아도, 분해아도 그리고 현대의 까지도 모든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혐오의 대상은 결국 혐오의 대상으로 남게됩니다.

 

동성연애자, 종교적 징병거부자, 세계 각국에서 이루어지는 소수민족 탄압. 다르다와 틀리다는 엄연이 같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이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통해 다시 되새기게 됩니다.

 

Posted by Tony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