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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08 마더

마더

2009. 6. 8. 22:34 from MoViE
마더
감독 봉준호 (2009 / 한국)
출연 김혜자, 원빈, 진구, 윤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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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던 마더를 드디어 보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박쥐보다 더 아니 최근에 본 어떤 영화보다도 월등히 훌륭한 작품입니다. 김혜자 선생님의 (보고 나면 선생님이라고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연기는 '뭐 김혜자 연기에 뻑 간 적이 한 두번이었던가.'라고 하겠지만 원빈은 또 어쩌면 저럴 수 있단 말인가,라고 감탄하게 됩니다.

돌 던지고 안절부절하는 연기도 인상 깊었지만 마지막에 침통을 건내면서 '이런 걸 아무데나 흘리고 다니면 어떻게 해.'라고 하는 장면에서는 소름이 끼치더군요. 무슨 오멘의 데미안이 되살아온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영화의 내용이 이랬네 저랬네 하는 얘기는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냥 출연진들의 연기만으로도 뭐 시사인에서 나온 영화평처럼 저에게 있어서는 버즈 두바이 꼭대기만큼 가졌었던 기대감을 200% 충족시켜주는 영화였습니다. 

김혜자 선생님, 당신을 지존으로 인정합니다. 존경합니다. 뭐 화장장에서 눈 까뒤집는 장면이야 예고편에서 봤었다지만 정말 몽키 스페너를 들고 “우리 아들 발톱의 때만도 못한 새끼가…”라고 중얼거리는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탄식이 나오더군요.


마지막의 버스신도 명장면 중의 하나로 꼽고 싶습니다. 남미풍의 기타 연주 OST가 석양이 눈을 어지럽히는 춤사위와 어울어져 영화의 모든 감정을 압축하게 하여 느끼게 해주는 듯했다고 할까요?

흥행성이 다소 전작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들이 있던데 '마더'는 그러길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흥행성을 신경 썼더라면 지금 보았던 영화를 못볼 수도 있지 않았을테니까요.
Posted by Tony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