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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위의 포뇨

2009. 1. 2. 11:53 from MoViE
만화 영화는 애들이 보는 영화라는 특성 때문에 그런지 암튼 다소 정신 사납게 본 영화였습니다. 

뒤에 앉은 할머니는 손자에게 영화 초반 내내 계속 이것 먹어라 저것 먹어라 하며 수다를 떨어대고 뒤쪽 어디에 앉은 여자애 하나는 영화 내내 "다음에 뭐 나온다. 다음에 어떻게 된다."하면서 김을 빼놓는 통에 정말 중간에는 한 대 때려주고 싶더군요. 브루스 윌리스는 귀신이였다. 이후로 가장 열받는 순간이었습니다.   


뭐 그러저러한 열악한 환경에서도 영화 자체는 정말 볼만합니다. 그렇게 떠들어대던 사람들도 중반 이후는 영화에 몰입이 되서 고요하게 영화를 보더군요. '벼랑 위의 포뇨'를 보신 분들은 느끼셨겠지만 다섯살 아이들이 주인공인 이 영화는 정말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단색의 만화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게 합니다. 배경도 케릭터 만화에서와 같이 단순화된 모습이고요. 이렇게 단순화된 작화에서도 유치하다는 생각은 조금도 들지않고 포근함을 느끼게하는 하야오의 능력은 정말 대단하다고 밖에 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박진감 넘치는 추격 장면도 과연이라는 탄성을 나오게 합니다. 이러한 추격장면은 어쩌면 하야오 애니의 일관된 특징으로도 볼 수 있는데 키키와 붉은 돼지의 비행장면, 원령공주의 전쟁 Scene, 센의 목욕탕 추격장면에서 보여주던 내공이 단순화된 작화에서도 더 손에 땀을 쥐게합니다. (어머니 운전 살살 하세요. ㅠ.ㅠ) 


'포뇨'는 조금 비틀어놓은 안델센의 인어공주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동화에서 왕자님을 구해주고 사랑에 빠진 공주와 달리 포뇨는 위기의 순간에서 자신을 구해준 소스케에게 반해 인간이 될 결심을 하게됩니다. 원작에서 무시무시한 악당이었던 마녀는 푸근하고 자애로운 바다의 여신으로 영화에서는 나옵니다.


다섯살 꼬마들의 포근하고 순수한 사랑 이야기. '포뇨'는 가족들과 같이 해도 후회없을 영화입니다.
Posted by Tony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