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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7.04.23 삼국지

적벽대전

2008. 7. 13. 00:00 from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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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맞아 가족들하고 같이 적벽대전을 보러갔습니다. 개봉한지 얼마 안되고 토요일 점심 때라서 자리가 모자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빈자리가 많이 보이더군요. 암튼 다소 한가한 상황에서 편하게 영화를 봤습니다.

잘 모르는 분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은데 이번에 개봉되는 적벽대전은 연작 2편 중의 첫번째 편입니다. 나머지 후편은 금년 12월경에 개봉 예정인데 모르고 영화관을 찾은 사람들이 투덜거리는 소리가 영화가 끝나고 사방에서 터져나오더군요. 뒤에 앉아 계시던 아주머니는 "아니 적벽대전 1이라고 할 것이지!"라면서 불만을 터트리더군요. 매트릭스 리로디드 때 생각이 나더군요. (그때 마지막에 "To be continued"라는 자막이 나오면서 사방에서 터져나오던 탄식이란 ^^)

얼마전에 개봉된 용의 부활에 대비해 이번 적벽대전은 굉장히 삼국지 원전에 충실하려 했던 노력이 우선 눈에 뜨입니다. 확인은 해봐야겠지만 석영팔진은 남만을 정벌할 때 공명이 썼었던 전술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뭐 그것을 제외하면 에피소드들이 거의 삼국지의 그것과 부합되어 기억 속의 장면들이 화면으로 나타나는 것을 보는 것도 커다란 재미 중의 하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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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풍의가 야망에 가득한 조조를 생생하게 연기하였습니다. 사실 다른 어떤 배우들보다도 가장 큰 인상을 주더군요. 패왕별희에서 강한 인상을 주었던 내공이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다한 것이 아니라 더욱 세련되고 커진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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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역을 분한 양조위입니다. 양조위는 처음 색,계에 열중하기 위해 제갈량으로 낙점되었던 것을 고사하였었는데 우여곡절 끝에 주유역으로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주유역에는 주윤발이 예정이 되어있던 것을 주윤발마저 이러저러한 문제로 하차하게되면서 기회를 잡게 된 것이죠. 하지만 뭐 순수하게 제 생각이지만 조금 압도감이 떨어진다고 할까요. 뭐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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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의 주역 중의 하나인 공명역은 카네시로 타카시가 맡았습니다. 다소 좀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던게 타카시는 현대적인 이미지가 강한 터라 과연 공명 역에 적합한가하는 점이었습니다. '연인'과 같은 영화에도 나왔었지만 그 영화에서 타카시의 역이 굳이 고전적인 면이 강하게 요구되는 것이 아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벽대전이 본격적인 최초의 고전역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입니다.

2편을 봐야겠지만 1편만을 두고 보면 공명과 주유의 관계는 삼국지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공명의 재능을 질투하고 시기하던 주유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고 두 사람은 서로의 재능에 탄복해하며 존중하는 분위기를 보입니다. 흡사 종자기와 백아의 고사를 떠올리게 한다고 할까요? 이들 둘 간의 관계의 변화를 지켜보는 것도 2편을 기다리게 하는 하나의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삼국지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익숙해있는 이야기인지라 적벽대전은 이전에 보기 힘들었던 원전에 충실한 영화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영화라는 느낌입니다. 다소 전쟁장면이 불필요하게 길게 이어지는 것이 지루함을 느끼게도 했지만 그런 것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재미를 줄 수도 있겠고요. 가족들과 함께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는 영화였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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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ony Kim :

삼국지

2007. 4. 23. 13:36 from BoOk/nOvEl

 

황석영 삼국지 세트
국내도서
저자 : 나관중 / 황석영역
출판 : 창비(창작과비평사) 2003.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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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삼국지를 읽고있다. 저번에 성채 글 쓰면서 한번 얘기를 한 것 같은데... 전에 있던 범우사 삼국지 마지막 권을 잃어버려서 걍 큰 맘 먹고 황석영의 삼국지로 10권 한방에 사서 읽고있다. 지금 9권째까지 읽고 있으니까... 아마 늦어도 담주 초에는 다 읽을 것 같다.

 

삼국지는 사실 여러 번 읽어봐도 항상 새롭고, 읽다보면 어 이런게 있었나 싶을 때가 생기는, 뭐랄까 읽으면 읽을 수록 새록새록 새로워지는 그런 책이다. 그리고 사실 판본들에 따라서 내용도 조금씩 틀리기도 하고... 첨에 국민학교때 읽었던 삼국지는 지금 생각하면 일본 번역판이 아닌가 싶은데 거기에는 유비가 어머니가 좋아하는 차를 사러 갔다가 황건적들에게 잡혀서 수난을 당하는 것과 같은 사실 원본에는 없는 에피소드들로 시작하는 판본이었고 내용 중에는 이것 말고도 지금은 읽은지가 하도 오래되서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작가가 그냥 만들어낸 듯한 에피소드들도 많이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이전의 범우사 판은 당황스럽게도 아예 도원결의 부분이 없다. 그 이후부터 이야기가 전개되서 좀 뭐 황당하기도 하고 섭섭한 감도 있고 또 제갈공명 사후에 그냥 몇 페이지로 후닥닥 내용이 마감이 되서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지금 황석영 삼국지는 아직 읽고있는 중이라서 뭐라고 말하기는 그렇지만 내가 보기에는 암튼 깔끔하고 그리고 사실 범우사판과 비교를 하자면 범우사판은 너무 직역냄새가 나서 글이 재미가 없었는데 작가의 역량이 번역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몇몇 전투 장면들은 확실히 느낌의 차이가 있다.

 

이전에 문화일보에 일부가 연재되다가 중단되고 요즘에 와서 출판된 장정일의 삼국지도 신문으로 일부 읽었었는데... 평역이어서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사실 이런 시도는 삼국지중에도 많이 있다. 반삼국지라는 책도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작가에 따라 삼국지는 어쩌면 자유스럽게 표현이 그리고 해석이 가능한 그런 이야기의 바다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 때가 있다.

 

삼국지의 매력은 그 수만의 군상들이 각각의 개성을 가지고 책을 읽을 때마다 어쩌면 이전에 받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그렇지만 깊은 인상을 주는 것에 있지않을까 싶다. 지금도 책을 읽으면 장비가 장판교에서 부라린 눈, 필마단창으로 조조의 군사들을 물리치는 장면에서는 감탄사가 절로 입에서 나온다. 사회에서는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자신의 능력만 과신하고 주위를 배려하지 않는 관우보다는 자신의 뛰어난 능력을 주어진 기회에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도 묵묵히 자신의 몫을 다하는 조자룡 같은 사람이 더 매력적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세상의 운세는 공명과 같은 신출귀몰하는 사람이더라도 혼자의 힘으로는 되돌리기 힘들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사마씨가 위를 뒤엎고 천하통일을 이루게 될 것이고 남북조 시대가 그 뒤에는 이어질 것이고 그리고 당나라가 송나라가 나올 것이다. 그 수많은 영웅들과 전쟁과 희생들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운세를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을까.

Posted by Tony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