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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이야기

2011. 12. 7. 12:27 from BoOk/hIsToRy
십자군 이야기 2
국내도서>역사와 문화
저자 : 시오노 나나미(Nanami Shiono) / 송태욱역
출판 : 문학동네 2011.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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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이야기는 전 3권으로 구성될 예정이며 현재 2권까지 출간이 된 상태. 1권에서는 1차 십자군 원정의 배경 및 예루살렘 왕국 설립까지의 역사에 대해 다루며 2권은 살라딘의 등장으로 예루살렘 왕국이 100년만의 역사를 뒤로 하고 몰락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아마도 3권은 총 8차에 걸친 십자군 원정 중 나머지 역사를 다루겠지만 주로 살라딘과 3차 원정대 사이의 이야기가 주가 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이다.

 

예전에 킹덤 오브 헤븐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었다. 살라딘이나 문둥이 왕 보두앵 4세에 대해서도 그때 알게 됐었는데 그 전까지 십자군 원정을 통해 예루살렘 왕국이 세워졌었다는 사실을 몰랐어서 흥미롭게 봤던 기억이 있다. 십자군 이야기 2권은 그런 이유로 (물론 영화에는 영화적 Fiction이 많기는 했지만) 자연스럽게 영화에서 본 것들이 연상이 되어 책을 읽으면서도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추후에 이루어질 십자군과 비잔틴 제국간의 문제도 단초가 어디에 있었는지 가늠할 수 있게 되고 실상 십자군 원정의 시작은 유럽 내부의 교권과 왕권과의 갈등에 기인한 것 등의 많은 사실들을 알 수 있었다.

 

創業易 守成難이라는 말이 있는데 예루살렘 왕국의 경우도 이런 Case가 아닐까 싶다. 물론 머나먼 유럽에서 온갖 역경 속에 세워진 나라를 창업이 쉬웠다고 말하는 것은 어폐가 있겠지만 이렇게 힘들게 세운 나라를 근 100년 만에 무너지기는 또 얼마나 허무할 정도로 쉬운지가 2권에 생생하게 담겨져 있다. 작가는 초기 십자군 구성 인원 대비 2에서 3세대로 세대 교체가 진행되면서 발생된 지도층의 역량차를 주요한 이유로 들고 있지만 사실 몰락의 징조는 처음부터 안고 시작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새로운 국가를 세워 운영함에 있어 기존 구성원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끌어안는 방식이 아니라 박멸해야될 악의 무리로 규정하고 새 판을 짜려 하는 것은 어떻게든 무리수를 동반하기 마련이고, 이런 상태에서 국가를 정상적으로 운영한다는 자체가 어려웠을 것이기 때문이다. 똘똘 뭉쳐도 대응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국가 안에 원한을 가진 구성원을 만들어내는 환경을 근본적으로 안고 있다는 것은 어떻게 생각해도 문제가 있다. 게다가 다른 이유도 아닌 종교적인 이유 때문이라면 더더욱 일은 힘들어지게 되고 만다.

 

종교는 없지만 그 신이 어느 신이든 바글거리는 하늘 아래의 인간들이 유적이 남아있는 땅을 차지하겠다면 신의 이름을 파는 것이 자기 뜻이라 하지는 않을 것 같다. 대의는 어떨지 몰라도 결국은 자기가 속한 집단의 이익을 위해 죽고 죽이는 전쟁에 내몰리는 불행한 역사를 인간들이 반복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진짜 전쟁이던 아니면 생활하는 중에서라도 말이다.

Posted by Tony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