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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

2009. 2. 9. 10:58 from MoViE

토요일 아침에 눈이 일찍 떠졌습니다. 경민이는 학교에 가는 날이고 어차피 집에 있어야 시간만 죽이고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더군요. 주섬주섬 옷을 입으니까 은랑께서 부시시한 얼굴로 물어보더군요. "뭐해?" 영화 보러 간다고 했더니 뭐 같이 안가고 어쩌고 잔소리가 시작되었습니다. 결국 같이 나가기로 하고 경민이는 알아서 학교 가라고 하고 수민이 데리고 집을 나섰습니다.

새벽에 안개가 다소 끼었습니다. 얼마간 따뜻하던 날씨가 안개 때문에 햇볕이 가려 들이쉬는 숨 속에 습기를 머금은 서늘함이 느껴졌습니다. 동수원 CGV에는 8시 10분 도착. 같은 영화를 볼줄 알았더니 두분께서는 과속 스캔들을 보시겠다고 하셔서 저 혼자 '워낭소리'를 봤습니다.

영화는 뭐 글쎄요. 신문에서 보는 것처럼 펑펑 우는 사람은 없어보였습니다. 그런 것을 기대하고 영화관을 찾은 사람들에게는 다소 실망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소 일상적인 웃음과 짠함을 주는 영화였다는게 제 생각이었습니다. 그 연세 때에 고집 세고, 무뚝뚝하고, 말없는 할아버지와 잔소리 많고 수다스러운 할머니의 사시는 모습이 어떻게 보면 슬픔보다는 웃음을 더 많이 주는 영화였다는 생각입니다. (사진관에서 '웃어!'는 정말 웃겼습니다.) 저예산의 독립영화인지라 다소 화면이 거칠고 세련되지 못한 느낌이 있지만 볼만한 가치는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오니 아직도 공기가 차더군요. 토요일 오전 10시. 아직도 문을 열지않은 점포들과 토요일 오전인지라 차도 많지 않은 거리에서 문을 연 카페를 찾아서 커피 한잔을 사고 빵집에서 샌드위치 사서 영화관 로비에서 은랑하고 수민이 영화 다보기를 기다렸습니다. '과속스캔들'은 10분 늦게 시작했는데 꽤 기다렸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온 둘을 태우고 오는데 영화가 재미있었다고 뒤에서 계속 재재거리더군요.  안개가 걷힐 생각이 없었고 차 유리에는 습기가 가득했습니다.

Posted by Tony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