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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6.08 악몽

악몽

2015. 6. 8. 15:37 from BoOk/nOvEl

 


악몽

저자
조이스 캐롤 오츠, 조이스 캐럴 오츠 지음
출판사
포레 | 2014-09-3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인간의 근원적 공포와 세계의 불온을 꿰뚫는 고딕적 리얼리스트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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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6개의 짤막한 단편과 하나의 중편으로 이루어진 소설집. 하지만 제목처럼 악몽 같은 상황만이 나오지는 않는다는 말씀. 솔직히 책을 읽는 내내 뭔가 큰 공포를 안겨줄 거라고 읽기 전에 기대를 한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베르셰바는 첫 도입부의 작품으로서는 OK. 딱히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는, 즐겁지는 않지만 나름 평범하게 살던, 착하지는 않을지 몰라도 악하다고는 할 수 없는 그렇게 세상을 미지근하게 살던 주인공이 마주친 상황은 제목 그대로 악몽 같은 상황이니까. 마지막에 뚝 끊기는 듯한 결말도 나름 계산적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 어 나도 저런 상황에 빠지면 어쩌지, 하고. 주인공에 공감하던 독자들은 그야말로 당황할만한 상황이 아닐까?

 

…. 묘지에 이르면 도와달라고 소리칠 것이다. 길까지 몸을 끌고가서 도움을 청할 것이다. 결국 누군가는 그 소리를 듣겠지. 그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쉽게 포기하는 짓밟힌 벌레가 아니었다. 다리의 출혈이 멈췄던가? 그는 어쩌면 출혈이 멈췄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출혈이 멈추는 건 좋은 징조라고 생각했다.

 

여기서 끝. 브래드는 구조된 건지. 버려진 마을에서 과다출혈로 죽었는지. 이래서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나름 첫 편을 재미있게 읽었다지만 다음부터는 (나의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으로는) 다소 새로울 것이 없는 단편들. ‘화석 형상’, ‘알광대버섯’, ‘아무도 내 이름을 몰라세 작품은 본격 형제 질투 드라마로 주제도 비슷하다만 화석형상은 결론이 당황스럽고, 알광대버섯은 실망스러우며, 아무도 내 이름을 몰라는 황당스럽다. (‘아무도 내 이름을 몰라는 번역이 잘못된 건가? 결론을 이해 못하겠다. 내가 이상한 건가?) ‘머리 구멍도 첨에는 다소 흥미진진했으나 결론은 뻔하다는 느낌이었고 도움의 손길도 드라마에서도 볼 수 있을 법한 새로울 게 없는 스토리였다는 생각.

 

그러면 이 책은 실망 투성이의 읽을 필요가 없는 소설집인가? 아직 마지막으로 옥수수 소녀-사랑 이야기가 남아있다. 전체 책의 40% 가까운 분량을 이 한편이 차지하고 있다는. 영화를 본 사람들은 어쩌면 나를 찾아줘가 연상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이코패스만이 이 실종사건의 가해자가 아니다. 도움이 필요한 나는 어느 순간 주변 사람들에게 공개적으로 두들겨 맞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래. 사실 미국이 정이 없는 사회이긴 하지,라고 생각하시나? 우리도 요즘 이런 현상 보고있지않나? (어떤 건인지는 구체적으로 사례를 들지 않으련다.) 아무튼 이 마지막 편은 공포스럽기보다는 마음을 심란하게 하는 그럼에도 압축적으로 잘 만들어진 소설. 머리사가 행복한 인생을 살게되었을지는 베르셰바와 같이 열린 결말.

 

음산한 죽음의 골짜기를 지날지라도 내가 너를 영원히 보호해줄게. 아멘.

 

Posted by Tony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