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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2007. 4. 23. 13:36 from BoOk/nOvEl

 

황석영 삼국지 세트
국내도서
저자 : 나관중 / 황석영역
출판 : 창비(창작과비평사) 2003.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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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삼국지를 읽고있다. 저번에 성채 글 쓰면서 한번 얘기를 한 것 같은데... 전에 있던 범우사 삼국지 마지막 권을 잃어버려서 걍 큰 맘 먹고 황석영의 삼국지로 10권 한방에 사서 읽고있다. 지금 9권째까지 읽고 있으니까... 아마 늦어도 담주 초에는 다 읽을 것 같다.

 

삼국지는 사실 여러 번 읽어봐도 항상 새롭고, 읽다보면 어 이런게 있었나 싶을 때가 생기는, 뭐랄까 읽으면 읽을 수록 새록새록 새로워지는 그런 책이다. 그리고 사실 판본들에 따라서 내용도 조금씩 틀리기도 하고... 첨에 국민학교때 읽었던 삼국지는 지금 생각하면 일본 번역판이 아닌가 싶은데 거기에는 유비가 어머니가 좋아하는 차를 사러 갔다가 황건적들에게 잡혀서 수난을 당하는 것과 같은 사실 원본에는 없는 에피소드들로 시작하는 판본이었고 내용 중에는 이것 말고도 지금은 읽은지가 하도 오래되서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작가가 그냥 만들어낸 듯한 에피소드들도 많이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이전의 범우사 판은 당황스럽게도 아예 도원결의 부분이 없다. 그 이후부터 이야기가 전개되서 좀 뭐 황당하기도 하고 섭섭한 감도 있고 또 제갈공명 사후에 그냥 몇 페이지로 후닥닥 내용이 마감이 되서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지금 황석영 삼국지는 아직 읽고있는 중이라서 뭐라고 말하기는 그렇지만 내가 보기에는 암튼 깔끔하고 그리고 사실 범우사판과 비교를 하자면 범우사판은 너무 직역냄새가 나서 글이 재미가 없었는데 작가의 역량이 번역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몇몇 전투 장면들은 확실히 느낌의 차이가 있다.

 

이전에 문화일보에 일부가 연재되다가 중단되고 요즘에 와서 출판된 장정일의 삼국지도 신문으로 일부 읽었었는데... 평역이어서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사실 이런 시도는 삼국지중에도 많이 있다. 반삼국지라는 책도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작가에 따라 삼국지는 어쩌면 자유스럽게 표현이 그리고 해석이 가능한 그런 이야기의 바다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 때가 있다.

 

삼국지의 매력은 그 수만의 군상들이 각각의 개성을 가지고 책을 읽을 때마다 어쩌면 이전에 받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그렇지만 깊은 인상을 주는 것에 있지않을까 싶다. 지금도 책을 읽으면 장비가 장판교에서 부라린 눈, 필마단창으로 조조의 군사들을 물리치는 장면에서는 감탄사가 절로 입에서 나온다. 사회에서는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자신의 능력만 과신하고 주위를 배려하지 않는 관우보다는 자신의 뛰어난 능력을 주어진 기회에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도 묵묵히 자신의 몫을 다하는 조자룡 같은 사람이 더 매력적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세상의 운세는 공명과 같은 신출귀몰하는 사람이더라도 혼자의 힘으로는 되돌리기 힘들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사마씨가 위를 뒤엎고 천하통일을 이루게 될 것이고 남북조 시대가 그 뒤에는 이어질 것이고 그리고 당나라가 송나라가 나올 것이다. 그 수많은 영웅들과 전쟁과 희생들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운세를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을까.

Posted by Tony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