谷神不死 是謂玄牝
곡신불사 시위현빈
玄牝之門 是謂天地根
현빈지문 시위천지근
綿綿若存 用之不勤
면면약존 용지불근
많은 노자도덕경 해설서를 보면, 6장 첫문구를 '계곡의 신은 죽지않는다'라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장은 단 세줄에 불과하지만 谷神이나 玄牝과 같은 문구를 보며 이게 무슨 얘기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곡의 신? 검은 암컷?)
谷神이 한 단어가 아니라, 谷과 神을 떨어뜨려서 해석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이 죽지않는 계곡이 ..." 로 해석해보는거죠.
谷이라는 단어는 직역하면 계곡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계곡을 머리 속으로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산 속의 물이 흐르고 그늘이 진 가운데 수풀들이 우거진 장소 정도를 연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양한 생명들이 모여있는, 그리고 모이는 장소죠.
神은 유교에서 말하는 性과 같은 의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사물과 현상의 情神, 본성이라고 해석하였습니다. 玄牝에서 玄은 이미 1장에서 언급이 됩니다.
此兩者同出而異名 차양자동 출이이명
同謂之玄 玄之又玄 衆妙之門 동 위지현 현지우현 중묘지문
6장의 첫줄 바로 다음 두번째 줄에 門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을 보면 1장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이해하였고, 또한 牝이라는 단어도 같은 맥락에서 1장의 母라는 단어와 뜻이 부합하는 것으로 이해하였습니다.
단지 여기서 母를 반복하여 사용하지 않고 다른 단어를 사용한 것은 다소 의미가 달라서 이던가 (1장의 내용이 "이름을 부여하여도 그 근원은 동일하다"는 것에서, 6장의 내용은 의미가 부여된 현상들이 그 자체의 본성이나 정신이 변경되지 않는다, 사라지지 않는다라는 뜻으로 사용) 또는 표현의 다양을 위해 같은 단어를 반복사용하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합니다.
玄牝은 어떤 의미에서는 DATABASE로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정의되어지지 않은 Raw Data 상태의 현상들이 모여있는 것. 정의되지 않았다고 하여 사라지지는 않는다. 미해석된 영역이어서 어둠(玄) 속에 남겨져 있지만, 결국 이로부터 하나 하나씩 현상을 해석하여 정의하면 사람들이 인식할 수 있는 대상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생성된다는 의미로 파악하여 牝이라는 단어가 사용된거죠.
위의 내용들은 감안하여 아래와 같이 첫줄을 해석하였습니다.
谷神不死 是謂玄牝 곡신불사 시위현빈
모든 정신들은 사라지지않고 축적되니 이로부터 모든 것이 생성된다. 이를 일컬어 玄牝이라고 한다.
그 다음줄의 내용은 현빈에 대한 정의가 이루어졌으므로 이어서 이야기하면 될 것 같습니다.
玄牝之門 是謂天地根 현빈지문 시위천지근
玄牝으로 통하는 문은 천지의 근본이라 말할 수 있다.
그 다음 줄에 대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綿綿若存 用之不勤 면면약존 용지불근
이 줄의 내용은 단어에서 주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함이 아닐까 합니다. 玄이라는 단어가 자칫 심오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대상이라는 뜻으로 이해될 수 있으나, 아직 상존하는 현상이 정의가 되어지지 않은 상태일 뿐이며 이에 대해 정의가 내려지면 대중들에게 사용함에 어려움이 없다는 이야기로 이해되었습니다.
전체 내용을 모아 아래와 같이 다시 정리합니다.
"모든 현상들과 본질들은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모여서 상존하며, 축적되니 이를 사람들이 해석하여 상대화하고 현상화한다. DATABASE 역활을 하는 玄牝으로 들어서는 문이 천지만물의 근본이 되니, 玄牝은 사실상 우리 곁에 항상 존재하여 이를 활용함에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듯하는 어려움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