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도덕경 12장

2020. 3. 10. 17:15 from BoOk/pHiLoSoPhY

五色令人目盲  오색령인목맹

五音令人耳聾  오음령인이롱  

五味令人口爽  오미령인구상 

馳騁田獵令人心發狂  치빙전렵령인심발광

難得之貨令人行妨  난득지화령인행방

是以聖人  시이성인

爲腹不爲目  위복불위목 

故去彼取此  고거피취차

 

12장의 내용은 일견 3장의 내용이 반복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약간 미묘한 차이도 보입니다. 3장의 내용이 기본도 안된 상태에서 높은 이상만을 쫓지 말라는 내용이라면, 12장의 내용은 보이는 것에만 집착하여 내실을 망치지 말라는 의미로 보입니다.

 

五色令人目盲  오색령인목맹

五音令人耳聾  오음령인이롱  

五味令人口爽  오미령인구상 

 

이 첫 세구절의 五色, 五音, 五美는 본질을 가지는 수단을 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겉을 치장하고 (五色), 온갖 효과음을 남발하며 (五音), 각종 조미료를 때려부으면 (五味) 빈약한 결과물의 본질을 가릴수 있다는 거죠.  

 

馳騁田獵令人心發狂  치빙전렵령인심발광

難得之貨令人行妨  난득지화령인행방

 

다음 두 문구도 그렇습니다. 말타고 사냥하는 것이 (馳騁田獵) 당시 귀족층들의 대표적 레저활동이라고 생각한다면, 일 안하고 놀고 즐기는 것 싫어하는 사람 없을 겁니다. (요즘으로 바꿔 말하면 낮에는 골프 치고, 밤에는 맥주 파티하는 격이죠.) 그렇지만 이것이 생업이 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미치도록 좋아도 말이죠. (人心發狂)

 

일확천금을 노리면서 노름이나 한탕주의에 마음이 쏠깃할 수도 있습니다. (難得之貨) 하지만 복권도 어쩌다 한번 사는 것이고, 카지노도 재미로 한번 할 수 있는 것이지 가진 돈을 모조리 쏟아부어서는 안될 일입니다. 인생 망치게 되죠. (人行妨)

 

是以聖人  시이성인

爲腹不爲目  위복불위목 

故去彼取此  고거피취차

 

결론적으로 노자는 Leader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일을 수행함에 있어 본질에 충실해야하며, 겉으로만 보기 좋은 것을 취하는 행동을 경계하라 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것에 현혹되지 말아야 (去彼) 정작 중요한 것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죠. (取此)

 

사족이지만 대학1장에도 비슷한 얘기가 나옵니다. 일을 수행함에 있어 우선 순위를 알게되면, 도에 가까워진다는 얘기가 있죠. “知所先後, 即近道矣” 일을 진행한다는 것은 결국 선택의 연속입니다. 여러 방안 중 최선의 한가지를 선택하려면 결국 기본을 잊지말자, 이 일을 하는 본래 목적이 무엇인가를 상기해야된다는 것이 12장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닐까 합니다.

 

다섯 색깔은 사람의 눈을 멀게하며, 다섯 소리는 사람의 귀를 멀게하고, 다섯가지 맛은 사람의 입을 상하게 한다. 말을 타고 달리며 사냥을 하면 사람의 마음이 격동되며, 손에 얻기 힘든 재물을 찾다보면 사람의 행동이 이상해지게 된다. 고로 성인은 일을 함에 있어 배를 채우려하지 눈을 즐겁게 하려하지 않으며, 피상적인 것을 들어내어 그 안의 본질을 취하려 한다.”

Posted by Tony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