企者不立 跨者不行
기자불립 과자불행
自見者不明
자견자불명
自是者不彰
자시자불창
自伐者無功
자벌자무공
自矜者不長
자긍자불장
其在道也 曰餘食贅行
기재도야 왈여식췌행
物或惡之 故有道者不處
물혹오지 고유도자불처
24장의 첫 두 문구는 많은 경우 "발돋움을 하고 있으면 (오래) 서있지 못하며, 보폭을 넓게 걷는 사람은 (오래) 걷지 못한다" 해석하고 있습니다. 저도 다른 이견은 없습니다. 이 두 문구는 나를 돋보이게 하려는 행동을 비유적으로 표현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 단상 위의 사람에게 나를 드러내려고 까지발을 하고 서있거나, 아니면 마라톤 시작과 동시에 사람들의 시선을 독차지 하기 위해 전속력으로 먼저 치고 나가는 모습을 연상하게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는 오래 가지 못하죠.
다음 문구들은 나 혼자 나서는 행동이 얼마나 부질 없는지를 설명합니다. 自見者不明 나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사람은 실상 명철하지 못하며, 自是者不彰 혼자 옳다고 하는 사람은 바른 길을 제시하지 못하며, 自伐者無功 혼자 전장에서 싸우려는 사람은 공을 이루지 못하고, 自矜者不長 스스로를 잘낫다 여기는 이는 오래가지 못한다는 말을 합니다. 요약하자면 34장에서 노자는 너 혼자 살겠다고 그리고 너 혼자 돋보이겠다고 하는 행동들은 결국 별볼일 없게 될거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其在道也 曰餘食贅行라는 그 다음 말로 이 모든 행위가 결론적으로 대단찮은 것에 불과하다 말하는데, 풀어 이야기하자면 “이런 류의 (基在) 방안 (道)은 먹다 남은 요리 (餘食)와 같아 별 쓸모없는 행위라 (贅行) 한다” 이야기 합니다. 이를 테면 근본적 해결 방안을 내기 위한 중요한 내용이 아니라 그냥 겉치장이나 말단의 내용에 그치게 된다는 이야기죠. 物或惡之 그런 사람이나 행동 (物)들은 타인들에게는 통상 의혹의 대상이 대거나 (惑) 아니면 아예 미움을 받게 되므로 (惡), 방안을 만들어내려는 자는 (有道者) 이러한 방식을 택하지 않는다 합니다. (不處)
조금 더 추가해서 말하자면 기본에 충실하라는 의미도 될 것 같습니다. 제품이 아무리 예쁘면 뭐하겠습니까? 기본적으로 기능이 안되면 소비자에게 외면받게 되는거죠. 알맹이 없이 겉모습만 번드르한 경우 사람들의 이목을 잠간 끌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은 외면당하게 됩니다.
다소 반대 입장에서 저만의 사족을 달자면 위의 내용은 당시 군주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야기라는 점을 감안하고 들어야 된다고 생각됩니다. 그야말로 큰 그림을 생각해야되는 사람이 국가 백년지대계는 생각하지 않고 나만 인기영합하려고 해서는 큰일 난다는 그런 의미라는 점이죠. 평범한 일반인에게 이런 이론이 적합한지는 의문입니다. 내가 말하지 않고, 튀지 않으려 가만 있으면 누가 나의 능력을 알아서 써주겠습니까? CF에서 “말 하지 않아도 알아요”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말하지 않으면 정말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더군요. 그냥 사족으로 이야기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