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도덕경 25장

2021. 7. 19. 13:42 from BoOk/pHiLoSoPhY

有物混成, 先天地生.
유물혼성, 선천지생.
寂兮寥兮, 獨立不改, 周行而不殆, 可以爲天下母 吾不知其名,
적혜요혜, 독립불개, 주행이불태, 가이위천하모 오부지기명,
字之曰道, 强爲之名曰大. 大曰逝, 逝曰遠, 遠曰反,
자지왈도, 강위지명왈대. 대왈서, 서왈원, 원왈반,
故道大, 天大, 地大, 王亦大, 域中有四大, 而王居其一焉.
고도대, 천대, 지대, 왕역대, 역중유사대, 이왕거기일언.
人法地, 地法天, 天法道, 道法自然.
인법지, 지법천, 천법도, 도법자연.


25장의 내용은 천체 물리학을 생각나게 합니다. 많은 과학적 연구를 통해 과학자들은 우주가 수십억년 전 빅뱅에 의해 생성되었다고 이야기 합니다. 빅뱅 이후 우주는 지속적으로 팽창하고 있으며, 동시에 중력과 핵력의 영향으로 한편으로는 원자들이 한곳에 모이는 현상이 발생되고 이것이 궁극적으로 별을 생성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태양은 지금도 매초마다 10억 x 10억개의 수소가 핵융합을 통해 헬륨을 생성하고 손실된 중력만큼 에너지가 열과 빛의 형태로 발산되고 있습니다. 조금 더 이 이야기를 하자면 세상의 모든 물질은 분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분자는 원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이 원자는 전자와 양성자 그리고 중성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물리학자들은 현재 우주를 구성하는 여러 원자들은 중력과 핵력의 영향으로 이러한 핵융합이 중첩적으로 이루어져서 형성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배운 원소주기율표를 참조)

첫 두 문구는 이러한 과정을 연상시키게 합니다. 先天地生 즉 우주가 나타나기에 앞서부터 有物 무언가 물질이 만들어짐은 混成 복수의 물질이 섞임으로서 이루어 진다는 거죠. 노자가 양자물리학을 알았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아무튼 우주를 이루는 모든 물질로 이런 원리를 통해 형성된다면 무언가 새로운 법칙과 해결책을 내는 것도 이런 기본 원리에서 벋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듯 합니다.

그래서 혼자서 무언가 하려 하지 말라고 합니다. “寂兮寥兮, 獨立不改 적막하고 쓸쓸할 따름이니 혼자서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합니다. 周行而不殆 같이 가야 위태롭지 않습니다.” 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럼 이러한 원리를 무엇으로 정의해야 할까죠. 可以爲天下母 吾不知其名 노자는 앞서 이야기 한 것이 천하를 생성한 원리임은 이야기 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해 무언가 기존에 정해진 규정된 이름은 없다라고 이야기 합니다. (물리학 관점에서 지금은 상대성 이론이라는 명칭이 나와있습니다.)

이어 노자는 字之曰道 하지만 아직 명칭이 없으니 그냥 道(원리)라고 하자고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뒤이어 强爲之名曰大 이 원리는 억지로 설명하자면 커지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을 합니다. (이것 또한 앞서 이야기한 천체물리학을 연상시키지 않나요? 다시 말하지만 우주는 지금 이 순간도 팽창하고 있습니다.)

다음 문구로 넘어가지 전에 사람도 그렇고 상품도 그렇고 나고 소멸하지까지 아래의 패턴을 대부분 따르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사람은 (그리고 대부분의 생명은) 태어나면 일단 폭발적으로 성장을 하게됩니다. 사람이 통상 80~90까지 산다고 봤을 때 성장은 20대가 되기 이전에 대부분 완성됩니다. 상품도 마찬가지 입니다. 제품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전자제품의 예를 들자면 출시 직후 몇 개월이 상품의 성패를 가늠합니다. 이 기간에 전체 Life Cycle의 상당 부분의 물량이 판매되게 되는거죠. 이후 사람도 그렇고 상품도 그렇고 성숙기에 접어듭니다. 성장은 완만하게 낮아지고 사람의 경우 기본 체격에 근육이 더해지거나 지식이 채워지게 되죠. 상품의 경우라면 출시 이후 발견된 문제점에 대한 보완이 이루어지고, 성립된 시장을 견고히 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에는 끝이 있기 마련이죠. 사람이라면 노화의 길을 거쳐 사망하게 되고, 상품의 경우라면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단종의 길을 것게 됩니다.

이해를 위해 생명체와 상품의 예를 들었지만 이러한 생성 – 성장 – 성숙 – 쇠퇴 Cycle은 국가, 종교, 철학, 유행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大曰逝, 逝曰遠, 遠曰反 라는 세 문구는 표현은 다르지만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즉, 무언가 커진다는 것은 밖으로 나아가려는 즉 확장하려는 성향을 가진다는 것이고 (逝) 확장이 어느 단계에 이르면 한계상황에 다다르게 되며 (遠) 이 상황에 다다르면 쇠퇴하거나 반작용이 일어나게 된다는 (反) 이야기를 합니다.

故道大, 天大, 地大, 王亦大, 域中有四大, 而王居其一焉. 우선 처음에 이야기하였듯 우주의 기본적인 성향은 확장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故道大), 하늘과 땅 또한 그 영향을 확장하려하는 성향이 있다 (天大, 地大) 사람 사는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을 미치는 왕 또한 확장 지향성을 가지고 있다 (王亦大) 이야기 하고 다시 한번 사람사는 세상도 천지만물과 다르지 않음을, 그중의 하나임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域中有四大, 而王居其一焉)

(여기서 王이라는 대상으로 논의를 한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 이야기 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다시 한번 이야기 하지만 이 책은 지금으로부터 수천년 전에 작성된 글 임을 우선 고려해야 합니다.)

중간단계의 이야기가 길어져서 처음에 시작하는 내용을 다시 상기해야될 것 같습니다. 천지에 앞서 우주의 논리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려면 기존에 있던 것들을 조합하거나 혼합하는 과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처음에 이야기한 양자물리학이니 하는 것들은 모두 잊어버리더라도 이야기는 일견 단순합니다. 기존에 있던 것들만을 유지한다면 새로운 것은 나오지 않습니다. (獨立不改) 이건 인간사회에만 적용되는 논리가 아닙니다. 우주가 그리고 하늘과 땅이 이렇게 생성되었다고 노자는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뒤이어 사람은 땅에 매여 그 법칙에 순응하고 (人法地), 또한 땅은 하늘 아래 있어 그 풍요함과 황량해짐이 하늘의 법직에 의존하게되고 (地法天), 하늘 또한 우주의 원리를 어긋나지 못한다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天法道) 그리고 그 우주의 원리는 자연스러움을 따른다고 이야기 합니다. (道法自然).

여기서 자연스럽다는 것은 결국 아래의 내용을 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道 → 大 → 逝 → 遠 → 反

즉 우주의 모든 Solution이나 법칙, 원리 혹은 절차는 수립되어 이를 집행하게되면 점점 견고해지고 모양을 갖춰가게되며 이후 영향을 확대하는 과정이 이루어지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면 그 유효성을 다하게되어 현실과 괴리된 낙후한 모습을 가지게되며, 이후 새로운 것에 그 자리를 넘기고 돌아가게 된다는 원리를 말하는 것이죠.

35장의 내용은 결국 같이 해라 혹은 기존의 솔루션으로부터 융합하거나 조합하여 새로운 개선책을 만들어내라, 하지만 이 또한 언젠가는 수명을 다하게되어 또 다른 혁신을 이루어야함을 명심하라는 내용으로 해석되었습니다.

Posted by Tony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