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도덕경 30장

2022. 1. 13. 14:03 from BoOk/pHiLoSoPhY

以道佐人主者 不以兵强天下 其事好還

이도좌인주자 불이병강천하 기사호환

師之所處 荊棘生焉 大軍之後 必有凶年

사지소처 형극생언 대군지후 필유흉년

善者果而已 不敢以取强

선자과이이 불감이취강   

果而勿矜 果而勿伐 果而勿驕 果而不得已 果而勿强

과이물긍 과이물벌 과이물교 과이부득이 과이물강    

物壯則老 是謂不道 不道早已

물장즉노 시위부도 부도조이    

   

29장에서 이야기한 것을 복기하면 결론은 나의 선의를 혹은 나의 지향하는 바가 옳다는 독선만으로 일을 추진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핵심이 아닐까 합니다. 마지막 구절이 극단에 치우지지말고, 교만하지말고, 필요 이상으로 일을 키우지 말라는 말도 결국은 리더의 독선을 경계하는 말이라고 생각되고요.

 

30장에서는 强, 즉 독선에 치우친 리더들이 논리나 설득이 아닌 강압을 행사하여 일을 추진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자기 확인에 가득한 리더들이 종종 불편한 진실은 외면하고 주변의 의견을 물리치며 질책과 폭력적 수단으로 목표한 바를 달성하려고 추진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고대 중국에서 이러한 폭력적 양상은 종종 전쟁이라는 방식으로 구현되고는 했고요.

 

노자는 폭력을 통한 성취는 지속 가능하지 않음을 들며, 이를 경계하라 이야기 합니다.

 

以道佐人主者 不以兵强天下 其事好還

“군주가 사람들을 돕기 위한 방도를 택한다며 군사와 같은 강압적 방식을 취해서는 안된다. 이는 결국 응당하는 대가가 있기 마련이다.”.

 

첫 6자는 많은 경우 “도를 사용하여 사람들의 군주를 돕는 자는..”으로 해석되곤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다음에 이어지는 내용이 거의 대부분 군주에 대한 이야기인데, 연결이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以道佐人하려는 (도로써 사람들을 도우려는) 主者 (군주되는 사람은) 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생각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리더들은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그리고 표면적으로던 진심이던 구성원들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다양한 선택을 하고 개선책을 모색합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밀어붙이는 방식도 포함이 됩니다. 토론과 설득 그리고 협상에는 오랜 시간과 고민이 필요한 반면 강압적 방식은 일견 리더들에게는 효율적이고 신속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을 주기 십상입니다. 不以兵强天下라는 말은 고대 중국에서의 비유를 든 것이겠지만, 침략은 자국의 생산기반을 육성하는 것보다 군사를 통해 옆의 나라가 가진 것을 빼앗는 것이 더 빠르고 쉬워 보여서 결단이라는 미명 하에 빈번히 자행되었던 방식 중에 하나였을 것입니다.

 

其事好還, 하지만 현대국가에서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전쟁은 결국 희생을 요구하기 마련이며, 대가가 돌아옵니다.

 

師之所處 荊棘生焉 大軍之後 必有凶年

“지휘관이 머무르는 곳에 온갖 고난이 생겨나며, 대군이 지난 후에는 흉년이 반드시 발생한다.”

 

전쟁은 미래의 성장을 이끌어갈 인적기반인 젊은 청년들을 수도 없이 전장에서 희생시키며, 비록 승리로 전쟁이 마무리되어도 피를 본 상대는 복수의 기회를 노리기 마련입니다.

 

善者果而已 不敢以取强

“좋은 것은 (여러 옵션 중) 성과를 거두는 방도를 선택하고 (무리하게 더 이상 가는 것은) 그치는 것이다. 강압적인 방식을 감당할 수도 없으면서 취할 것이 아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목표한 바를 달성하는 것이고, 그중 가장 나은 방식 (善者)을 채택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손 쉬워보인다고 뒤에 발생할 부작용을 감당도 못할거면서 강압적 방식을 취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果而勿矜 果而勿伐 果而勿驕 果而不得已 果而勿强

“성과를 이루었다고 긍지를 가질 것도, 반대파를 쳐내려할 것도 그리고 교만에 빠지지도 말아라. 성과를 이루었으면 얻는 것 없는 상황에서는 더이상 (나아가지) 말 것이며, 성과를 얻는다고 강압적인 수단을 사용하지는 말아라.

 

첫 세문구의 내용은 결국 나를 위하여 조직의 역량을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내포하는 듯 합니다. 자긍심을 가지는 것도, 나의 반대파를 이 기회를 활용하여 쳐내려는 것도, 교만에 빠지는 것도 결국은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과 무관하게 나를 돋보이기 하려는 행위에 불과하니까요.

 

다음 두 문구는 어떤 것이 더 효율적인지를 고민할 것이지,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성과가 더 안날 것이 분명한데도 일을 지속하거나, 무리한 수단을 써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로 해석됩니다..

 

物壯則老 是謂不道 不道早已

“만물은 장성한 이후 쇠퇴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쇠퇴한 상황에 도달하면 더 이상 사용될 수 있는 방도가 아니게 된다. 무리한 방법은 빨리 효용가치를 잃게된다.”

 

30장의 마지막 문구입니다. 생노병사는 모든 대상에 적용될 수 있는 법칙입니다. 그것은 단지 생명체에만 적용될 수 있는 원리가 아니고, 국가에도 규범에도 이론에도 그밖의 거의 모든 대상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장에서 노자가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은 급하게 이룬 것은 급하게 잃게된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앞에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지금 일순 이룩하였거나, 쟁취하였다고 생각된 모든 것도 영원할 수는 없습니다. 일단 무언가를 이루면, 그 다음에는 그보다 더 나은 무언가를 이루어야 합니다. 기업들이 계속 끊임없는 혁신을 외치는 것도, 지속적인 개혁이 없으면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현실을 누구보다 잘알기 때문이 아닐까요?

 

직원들을 가혹한 환경에 몰아넣어 단기적인 성과를 올릴 수는 있습니다. 아니면 경쟁사 정보를 빼내거나 업체의 성과를 강탈하는 방식으로 성과를 한순간 성과를 낼 수도 있겠죠. 하지만 다음에는 어떻게 할까요? 계속해서 그런 방식이 적용될 수 있을까요? 과연 이것을 지속가능한 개선방식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쉽게 생긴 돈은 쉽게 잃는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노자는 30장에서 전쟁으로 대표되는 무리한 방식보다는 기본을 충실이 하고, 정말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야기 하는 것 같습니다.

Posted by Tony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