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도덕경 45장

2024. 3. 18. 13:48 from BoOk/pHiLoSoPhY

大成若缺 其用不弊

대성약결 기용불폐

大盈若沖 其用不窮

대영약충 기용불궁

大直若屈 大巧若拙 大辯若訥

대직약굴 대교약졸 대변약눌

躁勝寒 靜勝熱

조승한 정승열

淸靜爲天下正

청정위천하정

 

 

 

大成若缺 其用不弊

큰 성과물은 무언가 흠이 있어 보이지만, 그 쓰임에 나쁨이 없다.”

 

아래 이어지는 글들도 비슷한 의미로 보이는데, 이 문구는 조금 풀어서 아래와 같이 해석합니다.

 

“두루 사용될 제품이나 제도를 만들려면 어딘가 채워지지 않은 부분이 있어, 그 제품이나 제도를 이용하는 User들에게 나름의 융통성을 부릴 수 있는 Room을 주여야 그 쓰임이 더 커지게 된다.”

 

Platform이라는 개념을 들어 이야기하면 이해가 더 빠를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PC의 윈도우나 스마트폰의 안드로이드 / IOS는 그 자체만으로는 활용할 수 있는 용도가 제한적입니다. 하지만 이렇듯 토대를 마련해주는 운영체계는 막강한 확장성을 발휘합니다. 다른 개발자들이 Platform에 기꺼히 참가하여 새로운 앱을 만들어내고, 또 그 앱을 유저들이 사용하며 점점 그 Platform의 활용도를 높이는 선순환을 만들어 내는거죠. 다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 모든 것을 내가 혼자 하겠다고 해서는 그 쓰임새가 지금보다는 훨씬 한정적일 겁니다.

 

이와 같이 무언가 정말 크게 쓰이려면, 그리고 큰 활용을 기대한다면, 나 혼자 또는 우리 회사나 조직 혼자서 모든 것을 완전무결하게 만들겠다는 생각부터 재고해야되지 않을까요? 얼핏 보기에는 빈틈으로 보이는 것들이지만 사람들이 그 빈틈을 메우기 위해 참여하고 싶도록 유도하는 것을 만들어 낸다면 그 쓰임이 여러 사람의 참여에 의한 것이어서 오히려 폐단이 발생될 가능성을 줄여줄 수도 있지않을까요?

 

大盈若沖 其用不窮

크게 채움은 빈 것처럼 보이나 그 쓰임에 끝이 없다.”

 

위에서 이야기한 것과 동일 선상에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다 내가 채워놓았다고 훌륭한게 아니라는 이야기죠. 나는 그 아이디어들을 담을 그릇과 방향을 알려주고 여러 사람들의 생각과 이야기들이 그리고 노력들이 담겨지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충만함이다, 그리고 그 가능성에 한계가 없게된다, 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월트디즈니의 Mission인데요, 아래와 같습니다.

 

The mission of The Walt Disney Company to entertain, inform and inspire people around the globe through the power of unparalleled storytelling, reflecting the iconic brands, creative minds and innovative technologies that make ours the world's premier entertainment company

월트디즈니 컴퍼니의 미션은 비할데 없는 스토리텔링, 상징적인 브랜드의 반영, 창조적인 마인드와 혁신적 기술의 힘을 통해 전 세계의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정보 그리고 영감을 제공함으로서 우리를 세계 최우수 엔터테인 컴퍼니로 만드는 것이다. 

 

좋은 말은 다 가져다 붙였는데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건지 읽다보면 알 수 없는 이야기가 되는 듯합니다. 

반면에 넷플릭스의 Mission은 아래와 같이 간결합니다. 

 

Netflix, Inc's coporate mission is "To entertain the world." 

넥플릭스 주식회사의 미션은 세상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이다. 

 

결국 무언가 더 좋은 것을 만들려는 욕심이 이런 차이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좋은 말 많이 가져다 붙인다고 훌륭한 이야기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맥락없는 설명의 과잉은 결국 아무 방향도 제시 못하게 되기 마련입니다. 

 

大直若屈 大巧若拙 大辯若訥

큰 그림에서 바로 가려는 행위는 굽어보이기도 하고, 큰 그림에서 완성도를 높이려는 행위는 졸렬하게도 보이며, 큰 주제를 이야기를 하다보면 말주변이 어늘해보이지도 한다.”

 

甚愛 (심한 애착)는 결국 집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노자는 이러한 집착이 큰 비용으로 연결된다 이야기합니다. 위의 내용과 같이 다면적인 중간 점검활동이 없이 한편으로 치우친 활동은 결국은 대가를 치르게된다는 이야기이죠. 그리고 이렇던 실익없는 맹목적인 활동을 누적하게 된다면 중간에 방향을 전환하여 손실을 줄일 수 있는 기회마저 놓치게된다 이야기합니다. 결국 조금 망할 것을 크게 망하게 된다는 거죠.  

 

躁勝寒 靜勝熱

추위를 이기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며, 더위를 이기려면 움직임을 최소화하여야 한다.”

 

그러면 위와 같이 해야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모든 경우에 다 맞는 해법은 없기 때문입니다. Case by Case. 즉, 상황에 맞는 대처법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추울 때는 몸을 부지런히 움직여서 몸에 열을 내야합니다. 안그러면 얼어죽기 십상이죠. 반대로 더울 때는 몸의 움직임을 최소화해야됩니다. 땡볕 밑에서 쉴 새 없이 뛰어다니다가는 왠만한 사람들은 더위 먹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큰 방향성은 제시를 하되, 너무 말단의 영역까지 숨 막히게 해야될 것과 하지말아야 할 것을 정하는 것은 피해야된다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현장의 융통성이 더 중요하다는 거죠.

 

淸靜爲天下正

맑고 차분함이 천하를 바르게 한다.”

 

단, 이 모든 것은 투명하고 공정한 기준에 근거를 두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맑은 물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 볼 수 있는 것처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또 납득할 수 있는, 그리고 누군가 특정 대상이나 인물에게 유리한 방향이 아니라는 기준이라고 공감을 받을 수 있어야 된다 이야기합니다. 淸淨에서 이야기 하고자하는 바가 이것이 아닐까 합니다. 

 

Posted by Tony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