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下皆謂我道大 似不肖
천하개위아도대 사불초
夫唯大 故似不肖
부유대 고사불초
若肖久矣 其細也夫
약초구의 기세야부
我有三寶 持而保之
아유삼보 지이보지
一曰慈 二曰儉 三曰不敢爲天下先
일왈자 이왈검 삼왈불감위천하선
慈故能勇 儉故能廣 不敢爲天下先 故能成器長
자고능용 검고능광 불감위천하선 고능성기장
今舍慈且勇 舍儉且廣 舍後且先
금사자차용 사검차광 사후차선
死矣
사의
夫慈 以戰則勝 以守則固
부자 이전즉승 이수즉고
天將救之 以慈衛之
천장구지 이자위지
天下皆謂我道大 似不肖
“천하의 모든 이들이 나의 도가 크며, 다른 것과 비슷한 점은 있지만 닮은 것은 아니라 이야기 한다.”
似라는 단어와 肖라는 단어는 유사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전을 찾아보면 似는 같다, 비슷하다, 닮았다라고 나와있으며, 肖도 닮았다, 같다라는 의미를 가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쓰이는 의미는 다소 다른데 似가 성격이나 성질이 비슷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면, 肖는 작정하고 같게 만들거나 형질을 그대로 물려받은 경우에 해당됩니다. (초상화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위의 내용을 감안하고 첫 문장을 풀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큰 도는 다른 좋은 것을 그냥 배껴와서 똑같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방향이나 취지는 비슷하더라도 단순한 Copy가 아닌 나름의 차별점을 가지고 있어야된다는 것을 가르킵니다.
그리고 여기서 큰 도는 넓은 Coverage를 가지고 있는, 즉 다양한 경우에 적용할 수 있는 바탕이 되는 도를 가르킨다고 생각됩니다. 법의 예를 들자면 모든 법의 상위에 있는 헌법과도 같다고 할 수 있겠죠. 우리나라, 미국, 일본, 프랑스 등 많은 국가들이 헌법을 가지고 있고, 그 내용이 대체적으로는 비슷할 수 있겠으나, 지향하는 바와 내용이 완전히 같을 수는 없는 것처럼 말이죠.
夫唯大 故似不肖
“가장 큰 것은 그러므로 비슷하더라도 같아서는 안된다.”
여기서 오직 唯는 가장 높은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상위의 도는 보편타당성을 무시할 수 없으므로 타 조직이 이미 채택하고 있는 내용들이 상당 부분 포함될 수 있겠지만, 동시에 그 조직의 문화나 특수성을 감안하고 만들어져야되기 때문에 완전히 똑 같아서는 안된다고 이야기합니다.
若肖久矣 其細也夫
“만약 다른 곳과 같은데도 오래 쓰이는 도라면 그것은 특정 세부에 해당되는 것이어야 한다.”
앞에 이야기한 바와 같이 새로운 방편이나 방안, 규약을 만들음에 있어 보편타당성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조직의 그것과 판박이와 같다할 정도라는 말을 들어도 무방한 것은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내용에 국한되어야 한다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어 법이라면 그 구성원의 임기나 권한 등의 내용은 우리나 일본이나 미국이나 거의 비슷하거나 심지어 같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범죄의 형량도 그리스나 멕시코와 일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법 전체를 일본이나 미국의 법을 그대로 들고와서 사용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우리나라는 우리나라 특유의 질서와 가치관이 있기 때문이죠.
이런 점들을 감안하여 불가피하게 남의 것을 가져다 쓰더라도 그 적용은 세부적인 것에 국한하여야된다 이야기 합니다.
我有三寶 持而保之
“나에게는 지니고 아끼는 세가지 보물이 있다.”
그리고 노자는 그 큰 도에 해당하는, 주요하게 고려하는 본인의 세가지 중요한 가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一曰慈 二曰儉 三曰不敢爲天下先
“첫째는 사랑이며 둘째는 검약함이고 셋째는 감히 천하를 먼저 도모하지 않는 것이다.”
이어지는 문구에서 상기의 세가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이어지겠지만, 노자는 타인에 대한 사랑과 검약 그리고 무모하게 근본도 다지지않고 큰 일부터 도모하지 않아야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세번째 내용은 다른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데 앞에서도 수차 언급된 리더의 자세, 즉 내가 먼저 나서서 본인의 의견을 앞세우는 것을 경계해야된다라고도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慈故能勇 儉故能廣 不敢爲天下先 故能成器長
“애정하는 대상이 있어야 그를 지키려는 용기를 낼 수 있고, 검소하고 절재하여야 능히 그 세력을 넓힐 수 있으며, 감히 천하를 먼저 도모하려는 무모함이 없어야 본인이 쓸 수 있는 수단과 도구가 성장하게 된다.”
사람들에 대한 구성원에 대한 사랑은 그 대상을 더 좋게하고 혹은 지키기 위한 행동의 동기가 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행동을 할 수 있게 마음 먹는 것을 노자는 용기라고 이야기 합니다.
또한 검소하고 절제하는 자세를 강조합니다. 그것이 돈이 되었건 사람이 되었건 아니면 시간이 되었건 쓸모없는 것에 본인의 자원이 낭비되는 것을 경계해야 이를 바탕으로 세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합니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면 뭐하겠습니까. 남들이 만원이면 살 수 있는 것을 눈탱이 맞아서 5만원에 써대고 필요도 없는 것에 펑펑 써대면 돈이 모일리 만무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감히 천하를 먼저 도모하려고 하지말라 이야기합니다. 사서삼경 중 하나인 大學에도 수신제가 이후에 치국평천하라는 말이 있는데 이와 일맥상통하는 이야기라 생각됩니다. 자신이 처한 위치와 상태를 냉정하게 판단하고 부족한 기반부터 먼저 튼튼하게해야 더 높은 곳으로 성장할 수 있으며 한 단계 위로 도약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今舍慈且勇 舍儉且廣 舍後且先 死矣
“오늘날 남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버리고 용맹스러워지기를 바라고, 검약하는 자세를 버리고 세력을 넓히기만 바라며 후방의 것은 소홀히 하면서 앞으로만 나가려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들 앞에는 죽음만이 기다릴 뿐이다.”
뭐 크게 덧붙일 이야기는 없을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대상이 없는 용기는 만용일 뿐이며, 검약하고 절제함 없이 세력을 키우려하는 것은 헛된 꿈일 뿐이며 부실한 후방을 내팽겨치고 전진만을 외친다면 그 조직은 죽어없어질 뿐이라고 경고합니다.
夫慈 以戰則勝 以守則固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전쟁에 임해서도 승리할 수 있다, 지킴으로서 견고하게 된다.”
전쟁은 두 세력이 한정된 자원을 두고 물리력으로 격돌하는 행위입니다. 당연히 양측에 죽거나 다치는 희생자가 나오게되며 비록 승리를 하더라도 누군가에게는 크나큰 비극과 희생이 뒤따르게됩니다. 전쟁의 시작이 자발적이나 적극적이었는냐 아니면 불가피하게 말려들었느냐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대변하는 세력이나 조직에 대해 각각의 전투구성원이 아끼는 마음이 기본적으로 있는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점을 알기에 역사 속의 독재자들은 선전 선동의 통해 억지 애국심이라도 고양시켜려 안간힘을 썼던 것입니다.
일단 병사들이 전체적으로 자신의 나라에 대해 아니면 최소 부대에 대해 환멸을 느낀다면 사기는 바닥에 떨어질 것이며 목숨의 바쳐야될 어떤 이유도 못 찾겠는 상황에서 그 전쟁의 결과는 나쁘게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을 것 같습니다.
天將救之 以慈衛之
“하늘이 장차 구하려한다면 사랑으로써 그를 지킬 것이다.”
여기서 하늘은 그냥 종교적이거나 관념적인 하느님을 뜻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것은 세상 사람들을 뜻하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세상이 흘러가는 추세일 수도 있습니다. 어찌되었던 간에 그러한 흐름은 본인의 조직에 대해 그리고 임무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진심으로 아끼는 마음이 있는 대상에게만 허용되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