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에 해당되는 글 278건

  1. 2005.06.14 김우중 회장
  2. 2004.08.19 해리포터와 불의 잔
  3. 2004.08.18 괴도신사 아르센 뤼팽
  4. 2004.08.18 로마인 이야기-10권
  5. 2000.11.08 人生如朝露, 何自苦如此.
  6. 2000.11.03 Ride with Devil
  7. 2000.10.31 춤추는 대수사선 1
  8. 1995.11.10 날씨도 춥고....

김우중 회장

2005. 6. 14. 10:03 from MeDiTaTiOn
김우중 회장을 처음으로 본 것은 대우그룹이 무너지기 얼마 전이었다. 그 당시 대우자동차에서는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미래의 고객이 될 미국의 대학생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주기위해서 거의 무료로 공장 투어를 시켜주고 있었다. 그때 당시에 김우중 회장이 창원공장에 왔었었고 나도 1층 로비에 지나가다 김우중 회장을 얼핏 보았다. 글쎄... 첫 느낌은 굉장히 키가 작다는 것하고 수척한 노인네 같은 이미지였다는 것이었다. 뉴스에서만 보고 신문상에서만 지면으로 보던 인물이라서여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니 이런!"이라는 생각도 들었었다. 왜 군대에서는 사단장이 오면 정말 하늘에서 별이 내려오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 때가 있지 않는가. 그런 고정 관념에 비하면 참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오늘 Seagate와 Top Management Meeting을 끝내고 술자리를 하다가 Seagate VP가 김우중 회장 이야기를 했다. 그룹장이 별로 즐거운 이야기는 아니라면서 이야기를 잘랐다. 김우중 회장이 그 길다면 길었던 도피생활을 끝내고 오늘 귀국했다. 그때 창원공장에서 보았던 그 보잘 것 없던 노인네의 모습보다 더 수척한, 너무나 지친 모습의 한 노인이 인천공항으로 사람들에게 몰려서 이리저리 치이며 들어오고 있었다. 하노이에서 비행기에 탑승할 때에는 왠 기자에게 협박 비슷한 이야기도 듣는 것도 같았었다.

대우가 좌절한 것은 2000년대에 들어서였다. 나는 아직도 무슨 회사 다닐 때 받은 이상한 선전의 영향 때문에 인지는 모르지만 밤에 잠도 제대로 못자고 비행기 안에서 새우잠을 자면서 떠다니던 그가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일을 했다는 생각은 좀처럼 들지가 않는다. 수십년간을 그래도 대우가족이라는 이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대우에서 꿈을 키우고 그 우산 아래에서 자신의 가족들을 보살피고 했었다는 생각을 하면 어쩌면 개인적인 생각일지라도 김우중 회장에 대해서 개인적으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내가 그를 안타까워하는 것은 어쩌면 전두환 전 대통령이 그래도 경제에 이바지했었다고 착각하는 것과 같은 것 일 수도 있겠지만 언젠가 대우 자동차 해고 노동자들 방송이 나왔을 때처럼 오늘 뉴스를 보며 가슴 한편이 찡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인지상정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Posted by Tony Kim :

해리포터와 불의 잔

2004. 8. 19. 02:44 from BoOk/fAnTasy

 해리포터와 불의잔 (양장) 상세보기

조앤 K. 롤링 지음 | 문학수첩리틀북스 펴냄
해리포터의 어린 시절을 다룬 전편과 달리 사춘기에 접어든 주인공들의 우정과 사랑이 어우러진 이야기. 해리포터와 불의 잔 제4권은 바야흐로 '해리포터 시리즈'의 성장기에 해당된다. 해리포터는 케트릭 디고리, 플뢰르 델라쿠르, 빅터 크룹과 더불어 마법학교 대항전인 트리위저드 시합에서 챔피언으로 선발된다. 네명의 챔피언들은 용과 인어 그리고 미로를 통과하는 트리위저드 시합을 통해 용기와 미덕, 지혜를 겨루게 되고

 

해리포터를 1권까지만 읽고 재미없다고 그만둔 사람들이 있다면 최소한 2권까지는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2권을 읽고 나면 4권까지 쭉 읽게되고 그리고 도대체 5권은 언제 번역이 되나 싶게된다.

한 1년인가 2년전에 1권을 읽고 사실 별로 재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이상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퀴디치라는데 머리 속에 제대로 그려지지도 않고 내용도 엉성한 것 같고... 우리집 아줌마가 재미있다고
열심히 4권까지 사서 읽는데 나는 영 그냥 그래서 2권 처음 부분까지만 좀 보다 말았다.

다시 책을 읽게된 계기는 영화때문이다.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 을 DVD로 보고 마침 읽는 책도 없고, 돈도 없고 새책 사보기도 그래서 집에 있는 안읽은 책 중에서 한번 보자는 기분으로 2권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책 한권에 2~3일 걸려서 거의 2주만에 4권까지 끝내버렸다. 퇴근 시간 1시간만 읽는다는 걸 감안하면 엄청나게 빨리 읽은 셈이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7권까지 계획이 되어있고 현재 5권까지 출판이 되었다. (5권 번역판은 아직 안나왔슴.) 다 알다시피 마법사 해리가 호그와트 입학하여 졸업하기까지의 일들이 다루어졌으며 다루어질 예정인데 주된 이야기의 축은 해리와 악당 볼드모트의 대결이며 4권째에 들어오면서 볼드모트가 부활하면서 전환점을 지나게 된다.

마법사와 마법에 대해 다루는 소설인만큼 판타지 계열이며 빗자루를
타고 다닌다던지 마법지팡이를 다루는 것은 기존의 설화에서 모티브가 차용되었다지만 뭐 그렇다고 전부다 꿔온 상상력은 아니며 중간중간마다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내용들이 가득하다.

해리포터와 볼드모트의 양자 구도가 축이지만 해리는 사실 완전무결한 주인공과는 거리가 있다. 우선은 미성년이고 고집도 세고 내성적인데다 대인관계에서도 털털하기보다는 모나고 꽁한 측면이 있다. 간단히 사설을 깔지면 해리의 부모는 볼드모트에게 살해당하고 해리는 해리 어머니가 살해되기 직전 보호마법에 의해 볼드모트의 마법이 역으로 걸려서 오히려 마법을 걸려던 볼드모트를 죽이고 머리에 번개모양의 흉터만 남기고 살아남게 된다. 그후 부모없이 그는 이모부부에 의해 런던에서 자신이 마법사라는 것도 모르는 채로 그야말로 온갖 구박을 다 받으며 자라게 되며 이후 호그와트에 입학이 가능한 나이가 되자 마법사들이 그를 찾게되어 호그와트에서 신비하지만 또한 위험한 경험을 하게된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어떤 의미에서는 성장소설이라고 볼만하다. 볼드모트와의 대결구도에 빠져있는 동안 완전히 어린애였던 해리포터가 커가는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다. 전혀 발전이 없는 완전한 악동 말포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주변의 인물들은 성장하며 변화한다. 가장 친한 친구인 론이나 헤르미온느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이미 말한 바와 같이 어쩌면 조금 유치하고 엉성해보이던 초반에 비해 3/4편 정도에 가면 마치 추리소설과 같이 꽉짜인 복선과 구도가 막판에는 탄복을 금치 못하게한다. 작가도 글을 써가면서 어쩌면 내공이 쌓여가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글 자체도 더욱 힘이 실려 몰입하게된다. 4편 마지막의 볼드모트와 대결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오른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왜 손이 떨리는지는 책을 사서 볼것!)

들리는 바에 의하면 5편부터 사상자가 속출하고 (시리우스가 죽는다고 한다.) 내용은 점점 어두워진다고 한다. 앞으로 약 3년 해리가 어떻게 될지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기대가 되지않을까?
Posted by Tony Kim :

괴도신사 아르센 뤼팽

2004. 8. 18. 10:23 from BoOk/nOvEl

 


아르센 뤼팽 전집 1(괴도신사 아르센 뤼팽)

저자
모리스 르블랑 지음
출판사
까치 | 2002-03-1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아르센 뤼팽의 탄생을 알리는 첫 작품. 역설적이게도 주인공의 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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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팽이라니까 좀 이상하다. 그냥 루팡이라고 하겠다. 루팡 시리즈는 요즘은 어쩐지 모르겠지만 나 국민학교 때만해도 거의 필독서였다. (괴도루팡하고 셜록홈즈는 아마 안읽어본 사람들이 거의 없을 것이다.) 루팡 완역본이 아왔다고 해서... 홈즈를 사볼까 이걸 볼까 생각하다... 루팡을 골랐다.

5권을 통째로 사서 봤다. 괴도신사루팡, 기암성, 수정마개, 루팡과 홈즈의 대결,그리고 한권은 제목을 지금 까먹었다. 수정마개가 5권인데.... 나는 수정마개가 제일 재미있었던 것 같다.

처음에 루팡을 읽으면 다소 실망한다. 그때는 그렇게 빈틈없어보이고 긴박감 넘치던 글이 이제는 허점투성이에 엉성하고 어쩐지 우연의 연속인 것도 같고..... 암튼 그렇게 보인다. 그렇지만 나름대로 다른데서 재미를 찾아보면 어떨까? 수많은 헐리우드 영화에 길들여진 지금에 와서 사실 루팡정도의 글은 식스센스에도 훨씬 못 미칠지 모른다. 그렇지만 루팡을 읽다보면 그정도로 순수한 정열이나 열정으로 표현될 수 있는 것은 그때 당시의 작가가 아니면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 지금 그런식으로 글을 쓰면 유치하다고 아무곳에서도 호응을 못 받을거 같다.)

그리고 사실 수정마개는 지금 봐도 꽤 읽을만하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팽팽한 긴장감이 전편에 걸쳐있다. 루팡이 이리저리 당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심지어 죽을뻔 하기도 한다.) 난공불락의 불사신이 아닌 나름대로의 한계를 악을 쓰고 헤쳐나가려는 인물에 감탄하게도 된다.

시간이 되면 홈즈도 한번 볼까 생각중. 읽을 책은 많고 아직 나는 젊다.

Posted by Tony Kim :

로마인 이야기-10권

2004. 8. 18. 02:42 from BoOk/hIsToRy

 


로마인 이야기. 10: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저자
시오노 나나미 지음
출판사
한길사 | 2002-03-15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인프라를 '사람다운 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한 대사업'으로 정의한...
가격비교

홈피라고 만들었는데 너무 내용이 없다. 


그전 게시판이 있었을 때는 그나마 일기 삼아서라도 몇글자 끄적였었는데... 한번의 실수로 그게 다 날아가버리니까 허탈해서 별로 홈피도 들리고 싶은 마음이 없다. 그리고 사실 별거 아닌거 같아도 홈피 업데시키는게 장난이 아니다.
굉장히 신경쓰이고 손이 가는 작업이다. 암튼...
이러저러한 이유로 손을 놓고있었는데 그래도 홈피가 구색을 갖추어야 될 것 같고.... 해서 이제부터는 책 한권 읽으면 왠만하면 독후감 삼아서 정리를 한번 해보기로 하겠다.

어제부로 로마인 이야기 10권을 다 읽었다. 10권은 사실 금방 읽을 수 있다. 처음에 책이 시작할 때 작가는 각오하고 읽으라느니 책이 어려울거라느니 하면서 겁을 주는데 사실 금방 읽힌다. (거의 일년 기다려서 나온 책인데 너무 빨리 읽혀서 조금 실망이었다.)

로마인 이야기 10권은 기존의 내용과 다르게 인프라에 대한 내용이다. 고등학교 땐가 어렴풋하게 배운 바로도 로마제국은 그 기간 시설의 완벽함으로 유명했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여기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작가는 뭐... 그런데 여러가지 제도나 인프라에 대해서 다루고 있지는 않다.

크게 보면 도로망, 수도, 다리, 의료, 교육에 대해서 다룬다.
(그거 밖에 없었나?) 2천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그 당시의 사회제도와 기간시설에 대해 자세히 논한다는거 자체가 굉장히 힘든 일일 수 있다. 오히려 시오노 나나미는 여기에 대해 언급하면서 로마인들의 일반적인 특징 혹은 개성에 대해서 더욱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닌가싶다.

- 로마인은 개방적이다.

방벽이 아닌 가도를 뚫은 것은 폐쇄적으로 방어벽을 형성하여 나와 적을 구분하는데 힘을 쏟느니 개방적으로 점령 지역을 동화시키고 계속해서 인적물적 교류를 촉진시키는 편이 제국에 안전에 효과적이라는 사고 방식을 가졌다고 강조한다.

- 로마인은 공익성을 우선한다.

그 넓은 점령지역에 가는 곳 마다 우선 수로과 가도를 설치하는데 힘을 쏟는 것은 제국의 확대가 좁은 이탈리아 반도만의 이익을 위하기 보다 문명의 전파를 통한 이익의 공유를 목적으로 했던 점이라고 말한다.

- 로마인은 융통성이 있다.

계속해서 작가가 말하는 것이지만 어떤 시책이나 방법이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그점을 모든 지역에서 변함없이 적용하지는 않는다. 의료시책이나 교육정책에서도 그리고 가도와 수로를 설치함에 있어서도 Case by Case로 당대에 그곳에 가장 최선인 방법을 찾아서 시행하려한다는 점을 작가는 계속해서 강조한다.

이런 점은 시오노 나나미가 1권이후로 틈만 나면 말하는 강조하는 점이다. 10권을 읽다보면 어디서 많이 들었던 것 같은 내용이 계속해서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예의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책속에 빠지지 않고 들어있다. 기독교가 국교로 지정이 되고 부흥기를 맞으며 로마가 쇠락하는데 결국은 기독교도들의 나라로 로마가 변하면서 특유의 창의성과 개방성 그리고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찾으려는 정신이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믿는자에게 복이 있나니."를 신봉하는데 무슨 의심을 가지고 탐구를 하겠냐며 비아냥 거린다.

반기독교적 정서와 반이슬람적 정서는 시오노 나나미의 글 곳곳에 묻어있다.


11권 나오려면 또 일년은 기다려야된다. 9권이 5현제의 시대를 다루었는데... 11권은 어떻게 진행이 될지 궁금하다.

Posted by Tony Kim :

지금 서울의 부모님 댁에 가면 사서삼경이 한 질 있습니다. 빨간색 하드커버에 폼나게 한켠을 차지하고 있죠. 사서삼경이라고 하면 논어, 맹자, 중용, 대학 이렇게 사서하고 서경, 시경, 역경 이렇게 삼경을 통칭하여 하는 말입니다.

여기서 시시콜콜하게 사서삼경 얘기를 하자는 건 아니고....

암튼 그 책 한질에 별책부록같이 껴있는 책이 또 몇 권 있는데 그 중에 한권이 한자명언집입니다. 여기에는 사서삼경 뿐만 아니라 노자, 장자, 묵자, 순자 등등 다양한 출처를 가진 글들이 짤막짤막하게 실려있는데 상당히 두껍지만.... 암튼 짤막짤막해서 더 읽기는 쉽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인가... 암튼 집에서 그걸 읽다가 정말 멋있는 말을 찾았었죠.

人生如朝露, 何自苦如此.

宋名臣言行錄이라는 책이 출처로 되어있습니다. 정말 멋진 얘기 아닙니까? 인생은 아침이슬과 같거늘, 어찌 그몸을 수고스럽게 하겠는가. 마치 인생의 모든 고뇌를 달관한 듯한 노장적 이미지가 팍팍 와 닿더군요. 그야말로 감동이었습니다. 잊어먹을까봐 수첩에 꼭꼭 눌러서 적고 계속 읽고 외었습니다. 재수하면서 몸이 고단하거나 강박관념에 시달릴 때 틈틈히 그 문구를 상기하면서 마음을 달래곤 했었습니다.

지금 장가가고 우리집에는 동아일보를 받아봅니다. 첨에는 한겨례를 받아볼까도 생각했는데.. 동아일보에서 먼저 선수를 쳐버리더군요. 동아일보도 무난하다고 생각이 들어서 요즘은 동아일보를 받아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의 부모님 댁에는 조선일보를 받아보고 있습니다. 조선일보... 별로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가끔 신문 읽다보면 "뭐 이런게 다있어?!"하는 말이 나오기도 하죠. 하지만 집에 있을때 이규태 코너는 즐겨읽곤 했습니다. 읽어볼만 합니다. 갑자기 왠 뜸금없이 조선일보냐 싶었죠? 이규태 코너 때문입니다.

대학교 일학년 때였었는데 아침에 신문을 어느날인가 읽다가 위의 人生如朝露, 何自苦如此. 에 관한 글을 읽게되었는데... 사실은 이 말을 한 사람이 정말 별볼일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송나라가 금에 밀려서 남송으로 전락하면서 나라가 기울자 송나라의 대신이었던 모모씨가 옛날에 우리나라 김시습 아저씨 하듯이 산에 올라가서 모든걸 잊고서 거의 거지같이 하고 살았답니다. 세상에는 항상 여기 붙고 저기 붙는 사람이 있는 법. 송나라에서 한참 잘나가다 나라가 망하자 마자 금에 붙어버린 한 장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아저씨를 꼬시러 산골짜기를 돌아돌아 찾아오게 되는거죠. 그리고는 만나서 한 얘기가 위의 말이었습니다. 어차피 살아야 얼마나 살겠냐? 뭐한다고 사서 고생인데? 그래봐야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닌데.. 그러니까 이런 얘기였던 셈이죠. 우리 나라에도 이거 비슷한 얘기가 생각나지 않습니까? 정몽주하고 이방원하고 뭐 어쩌고 말이죠. 그때 정몽주 선생께서는 이방원이 쓴 글에 답하여 이몸이 죽고죽어 하면서 유명한 글을 남겼는데... 송나라의 충신은 어떻게 했을까요? 좀더 과격한 방법을 썼습니다. 한마디 대꾸도 하지않고 바로 화장실에 가서 똥물을 퍼다 그냥 부어버린거죠.

무엇이든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가끔은 내 생활을 돌아보게도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나는 어떻게 될것인지 그리고 내가 어떻게 해야될지 갈팡질팡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고나서 누군가가 아니면 내가 나 자신을 돌아봤을 때 나는 어차피 끝난 일인데 나 살 길이나 찾아보자라면서 조직에 남은 기간을 허송했는지, 붙어있던 나가던 최선은 아무튼 다하자였는지 말이죠.
Posted by Tony Kim :

Ride with Devil

2000. 11. 3. 16:51 from MoViE
어제는 은랑이하고 퇴근하고 성산아트홀에서 오페라 '춘희'를 한다고 해서 보러갔다. 몇일전부터 예매하라고 말했는데 "모 가면 있을꺼야. 가서사지 모"하기에 알아서 해라 그리고 있었는데.... 통재라 표가 없었다. 2만원짜리 S석 표가 있기는 했지만 한장에 2만원이나 하고 현금이 2만원도 없는데 어떻게 들어가겠는가... 그냥 못보고 나왔다.

완전히 허무시리즈다.

차 가져가서 창원시청에다 주차시켰었는데 이건 또 모야. 어떤 놈이 에쿠스를 뒤에 사이드 걸고 주차시켜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뿐만 아니라 바로 에쿠스 앞에는 엘란트라가 사이드 걸고서 버티고있는게 아닌가. 에쿠스는 그나마 메모가 있어서 전화해서 간신히 빠져나왔다.

나왔다가 그냥 가기도 모하고 해서 던킨에 들려서 도너스하고 커피 한잔 마시고 집에 왔다. 그리고는 집에 들어오는 길에 그냥 들어오기도 허무해서 ... 비디오 하나 빌려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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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de with Devil..

제목만 들으면 무슨 공포 영화를 연상시키지 않는가? 서부영화다. 비됴 가게에 세개 준비되있는데 신프로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도 나가질 않았다. 사실 서부영화라서 좀 유행이 지난 맛도 있지만 이건 완전히 홍보가 안된 탓이다. 이안 감독의 영화고 꽤 볼만하다. 재미있는 감독 아닌가. 사실 영화 감독들은 어떤 일종의 풍이 있어서 만드는 영화들이 거의 비슷한 배경이나 소재를 다루기 십상인데 이안 감독은 별나게도 전혀 다른 소재들을 매번 다루고 있다. 결혼피로연에서는 현대를 배경으로 동성연애자 얘기를 하다가 센스앤 센서빌러티에서는 근세 영국으로 (미국이었나?) 가서 러브스토리를 다루고, 그러다 엉뚱하게 갑자기 칼들이 춤을 추는 와호장룡을 찍고서는 이번에는 서부영화다. 다음에는 SF나 2차대전을 다루지는 않을까?

처음에 영화는 사실 좀 희미하게 지나간다. 평안한 시절의 고향에서의 시간은 막연하게 남아있는 기억들처럼 뭐가 뭔지 정확하게 설명도 없이 띄엄띄엄하게 지나간다. 주인공은 분리주의자인 남부인인데 공화주의자들이 대부분인 독일계이기도 하다. 그리고 사실 그의 아버지는 독일계 공화주의자다. 누구는 내가 속한 곳에 아무런 판단도 필요없이 포함되기도 한다. 내가 경상도 사람이면 한나라당을 지지하는게 당연하고 내가 전라도면 압도적으로 민주당을 밀어주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그러나 주인공은 마치 경상도 사람이 해태 타이거즈 응원하듯이 독일계임에도 불구하고 분리주의자 남부인이다. 친구의 아버지가 공화주의자들에게 살해되는 것을 보고 민병대에 가담하면서 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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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자주 과격하고도 현실적인 총격전을 보여준다. 총을 맞아도 항상 가슴에만 맞고 한참 뜸들이면서 웃옷만 피에 적시며 죽어가는 고전적인 서부영화와는 표현이 다르다. 그렇지만 오랜 백인친구가 죽고서야 나는 자유를 얻었다며 멍한 시선을 보내는 흑인 민병대원이나 영화 마지막에 같은 민병대임에도 적전에서 자신에게 총을 쏘아대던 옛 동료와 우연히 마주치고도 총을 겨누고 그냥 보낸 뒤에 죽이려던 것이 아니었냐는 질문에 "아무 생각도 들지않았어. 그냥 본능적으로 그렇게 한 것 뿐이야."하면서 마무리 되는 것을 보면 이 영화는 사실 이안감독의 다른 영화가 그렇듯이 감성적인 측면이 더욱 주가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노예제도에 찬성하니 마니 하는 그 옮고 그름을 떠나서, 자신의 이념이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뛰어 다니지만 와호장룡에서 화려한 무술보다는 자신의 품위, 의리따위 때문에 결국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무 말도 못하다가 죽음에 이르러서야 사랑을 고백하며 후회하는 사람들을 보여주고 싶어했던 것처럼 결국 우리들은 피곤한 일상을 살아가는 불쌍한 사람들일 뿐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Posted by Tony Kim :

춤추는 대수사선

2000. 10. 31. 16:49 from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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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은랑이하고 같이 춤추는 대수사선 봤다. (비디오로..) 우리팀 사원 아저씨는 잼있게 봤다는 말도 하던데 나는 정말 엄청 재미없게 봤다. 재미가 없다기보다 황당하고 유치하며 정말 우습기 짝이없다. 저런 영화가 관객을 700만이나 동원했다는게 아무리 일본이라지만 이해가 잘 가지않았다. 나는 요 근래에 와서 씨네21의 평을 믿지않기로 했는데 요번 것은 정말 결정타였다. 정말 재미없고 한심한 영화의 표준이다.

스토리자체도 이상하다. 크게 3가지 사건이 축을 이루는데 그게 전부 따로 놀고있다. 어느 하나도 연관성이 없고 (첨에는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줄 알았다. 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시진행이라서 무지 산만하다. 우선 사무실내 절도 사건. 그리고 살인사건. 마지막으로 경찰 부서장 납치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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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가 이렇다 저렇다는 얘기해봐야 소설책 읽는 것과 차이가 없으니 별 쓸 때가 없고 좀 다르게 얘기해 보기로 하겠다. 우선 영화가 너무 애매모호하다. 투캅스처럼 아예 웃기려면 처음부터 웃기게 하던가 아니면 진지하게 끌고나가려면 진지하게 처음부터 나가야하는데 어정쩡하게 웃기려다가 웃기지도 못하고 경시청 출신 아저씨들은 시종 얼굴에 힘만 들어가 있지 아무 긴장감이나 갈등상황을 전달 못하고 있다. "저렇게 꼭 비장하게 코트를 줘야되는거야?"라는 얘기를 엉성하게 듣게된다. 갈등구조도 너무 판에 박았다. 학벌위주로 돌아가는 경시청 관리. 관료들과 현장의 갈등. 거기다가 무슨 이상한 교훈까지 전달하려고 하니 막판에는 영화가 뒤죽박죽이 되어버린다. (옛 것은 좋은것이여?) 주인공이 칼 맞는 장면은 키타로 다케시의 영화를 흉내내는 것 같은데... (아서라 이미지 상한다..) 경찰 하나 칼 맞았다고 전시내가 교통통제당하고 연도에 경찰들이 거수경례하는 장면은 그 비현실성을 말하기에 앞서 오히려 어이없어진다.

엽기살인광 여인 관련해서는 짜맞추기가 이 정도에 이르면 예술이라는 생각이 들게한다. 심문장면의 표정은 양들의 침묵의 안소니 홉킨스이고 제발로 경찰서에 들어오는 장면은 세븐의 케빈 스페이시를 흉내내고 있다. 아마도 더이상 스토리를 끌고나갈 능력이 없어서 그쯤에서 잡히게 한것은 아닌가싶다. 도대체 아무 상관도 없는 엽기살인녀와 납치사건은 왜 연관시킨 것일까?

아마도 유행하는 TV 시리즈가 영화화되서 사람들이 몰려들은 것 같지만 영화자체로는 별로였었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비디오 대여순위가 2위라는 것이다. 일본은 그렇다 치고 우리나라는 또 왜 그러는가. 취향은 이상한 것이다.
Posted by Tony Kim :

날씨도 춥고....

1995. 11. 10. 10:07 from DiArY
날씨도 춥고... 오늘은 동문회장을 뽑는다고 해서..
에라 모르겠다 리포트 뒤로 연기되겠지 뭐.. 하면서 
선거하고 거하게 술 한잔 했다.
술 마시기 시작한지가 이제 오육년이 넘어가는데.. 아직도 소주를 마시면 
혀 끝에서부터 싸하면서 다 마시고 나면 얼얼하고 멍한 기분....
괜시리 날도 추워서인지 한살 더 먹는 것이 다가와서인지..
아 기분 나쁘다 감상적이 되는 건..
"그런데 뭐라고 하면서 여자애 찼는줄 아니?"
"뭐라고 했는데??"
"오늘 엘지하고 롯데하고 야구 중계 봐야된다고 했데 글쎄.."

신임회장은 삼배주하고서얼굴이 감잎처럼 빨개져있고..
벽에는 "우리는 X과가 아니다!! 우리는 조선공학과다!!"
어떤 멍청한 놈의 낙서를 멍하게 읽고..
파마한 동기녀석 시베리아 벌목공 같다고 계속 놀리고

"와아 안주 나왔다!!! 거국적으로 원샷!!!"
"너나 원샷해라. 걸핏하면 원샷이래."
"어어 말년이 개기네.."
"이쪽 테이블은 원샷 안하기로 합의봤어."
"난 그런 합의 본 적 없는데..?"

"나 머리 너무 짤게 깎지 않았냐?"
"형.."
"응??"
"여자도 없으면서 그런데 신경쓰지마.."
"....."
"......"
"너는 있냐??"
"난 그래서 외모에 아예 신경을 끊었잖아."
""xx교수 말이죠??"
"정말 너무한데면서.?"
"원생들 죽을라고 하잖아요.. 몇명 찍은 애들 말고는 아예 사람 취급도 안해
요."
"실력은 있는데 .. 너무 인간적인 면에서 그렇다고 하더라.."

"야야 사대 영이다..."
"일본 애들 열받았나보네.."
"누가 투순데??"
"처음에는 김상진이 나와서 무실점이었는데..
이대진이 나와서 이실점하고 주형광이 또 일실점하고 방금 권명철이 ..
이루타야??"
"그래 어쩐지 잘한다 했어.."
"야 그래도 그정도면 잘한거지 뭐!"
"하긴 예전에 91년에 볼때는 첨에는 신경질 나다가 나중에는 불쌍하더라"
"지금 구대성 나왔다."

"XX아 수고했다 일년동안"
"감사!"
"야 우리 페스티발 회비 얼마냐?"
"아까 얘기할때 제 뭐했어?"
"이만원이요."
"아이고 꽈당..."
"야 형한테 동문티 팔아!!"
"어 나 돈없어.."
"돈이야 나중에 주시면 된다는 말씀."
"걱정도 팔자셔!~~~~~~~~~~"

"응? 이승환 노래잖아?"
"어 그렇네.."
"뭐 신애라 생각하면서 부른 노래라면서..?"
"그래?"
"이승환이 신애라 좋아했다던데.."
"그래?"
"너 이승환 친구냐?"
"아니."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잘아냐?"
".... 짜식 무슨 말을 못해...."
"아! 오빠 술한잔!"

"우리는 술 마시고 나서 깽판치면 기계과 팔아."
"뭐!? 누가 방금 우리과 말했어??!!"
"야 나는 인천대는 팔아도 딴과는 안판다.."
"난 숭실대 파는데..."
"숭실대는 여기서 너무 멀잖아."
"서울에서 술 마실때.."
"자랑이다."
"어 눈치챘구나!!"

"야 딴데는 안주도 많은데 왜 우리는 안주가 하나도 없냐?"
"...."
"....."
"형이 다 먹어서"
"....."
"....."
"맞어."
"말을 하지 말아야지.."
"....."
"....."
"맞어.

"그러면 일어나죠."
"XX형 아쎄쓰!!"
"안해. 난 안해.."
"어 잡아라 잡아."
"제 그런데 목장갑 왜 끼고있냐?"
"춥데요 날씨가."

화장실에서 오바이트한 것 밟았다고 식식거리고...
그래도 어제보다는 풀린 날씨
굴다리 넘어서 동네에 십자가를 한참 쳐다보다가..
취한다.. 잠깐 비틀.. 넘어지려다 균형잡고..
Posted by Tony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