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에서

2008. 9. 3. 08:45 from DiArY
외할아버지 돌아가시고 7년이 넘어서 진해에 갔다왔다. 경민이가 선선히 가겠다고 해서 금요일 저녁에 같이 사당동에 가서 자고 토요일 아침에 출발해서 외갓집에서 하루 자고 어제 돌아왔다. 추석이 다다음주라서 산소에 갔다온다고 찾아갔었는데 계속 명절 때 아버지만 산소에 혼자 갔다오시는 것도 그렇고 해서 같이 가시자고 하고 갔다왔다.

내려갈 때는 중부 내륙으로 갔다. 서울 입구하고 영동고속 상습 정체 구간만 벗어나니까 별달리 차도 막히지 않고 수월하게 내려갔다. 10시반쯤에 출발해서 5시가 못되서 천자봉에 도착했으니까 뭐 그럭저럭. 크게 고생하지 않고 갔다온 셈이다.

오래간만에 가본 진해는 많이 변해있었다. 우선 장복터널부터 신시가지를 거쳐 부산으로 가는 길이 개통되서 그쪽으로 이동하기가 굉장히 편해졌다. 길 자체만 놓고보면 진해 신시가지 위주로 길이 생긴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안민동 쪽의 신시가지도 많이 변해서 대형마트와 상가가 들어서고 아파트, 관공서들도 많이 이전해서 이전의 진해 변두리 개념이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암튼 뭐 시간이 좀 늦었지만 산소부터 가보았다는 말씀. 할아버지 산소에 가보고 할머니 납골당에 갔는데, 이론. 토요일은 4시까지만 연다고 한다. 문이 잠겨서 뭐 들여다볼 수가 없어서 외할아버지 산소만 가서 보고 할머니는 내일 다시 뵙기로 하고 외할머니 집으로 갔다.

아버지는 은근히 이모부들이 보고 싶으셨던 것 같은데 두분 다 다른 약속이 있거나 바쁘셔서 이모 두 분만 와서 엄니하고 신이 나셨다.

저녁에 마침 전어 축제 중이어서 전어도 먹고 얘기도 늦게까지 하다가 다음날 인사드리고 서울로 올라왔다.


올라오는 길은 완전 고생길이었다. 성묘 차량이 몰려서 대전 위로 가는 길이 완전히 주차장 같은 상황이어서 꼬박 12시간 운전 끝에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월요일에 죽는 줄 알았다.)

뭐 다소 고생은 되었지만 오래간만에 외할머니도 뵙고 아들 노릇도 한 것 같아서 다녀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씀.
Posted by Tony Kim :

Dark Knight

2008. 8. 25. 14:04 from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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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집에만 있기도 심심해서 경민이 꼬셔서 보러갔습니다. 전부 데리고 갈까도 생각했었지만 왠지 예고편의 음산한 분위기 때문에 수민이는 무섭다고 난리를 칠 것 같아 경민이만 꼬셔서 나왔습니다. 집에서 나오니까 너무 날씨가 좋더군요. 그 덥던 여름이 몇일간의 비로 사그러지고 비마져 그친 후의 하늘은 머리 속까지 상쾌하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극장에 도착하니 15분 전에 영화가 이미 시작했습니다. 뭐 이건 2시간이 훨씬 넘어서야 영화를 볼 수 있겠더군요. 그냥 집에 들어가기도 뭐해서 표를 끊었습니다. (병점도 아무튼 변두리라서 15세 이상 관람가 영화를 아무 제지도 받지않고 데려가 볼 수 있습니다.) 남은 2시간을 어쩐다 생각하다 우선 경민이 밥부터 먹이고 나오니 아직도 1시간 반이 넘게 시간이 남았더군요. 뭐 밥 먹고 나서 배도 부른데 아이스크림 먹자고 할 수도 없고 어쩌지 싶었는데 경민이는 영화관에만 빨리 들어가면 영화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지 영화관에 가자고 하도 보채서 1시간 반이나 남았음에도 들어가서 기다렸습니다.

암튼 뭐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기나긴 기다림 끝에 영화를 보게되었습니다.

베트맨.

팀버튼 감독의 독특한 스타일이 빛을 발하던 영화가 속편을 거듭하고 감독이 바뀌면서 우뢰매 수준의 연속극으로 전락하는가 싶더니 베트맨 비긴스로 툴툴 털고 다시 시작하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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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번 다크 나이트는?

액션은 이미 다른 영화에서도 현란할만큼 현란해져서 뭐 그리 특이할 것도 없습니다.
스타일이 팀버튼의 그것처럼 특이한 것도 아니고.

그러면 다크나이트는 그렇고 그냥 그런 2시간 반짜리 지루한 블럭버스터의 하나일뿐일까요?

다크나이트는 히스 레져의 연기 하나만으로도 볼만한 가치가 충분한 (매우 충분한) 영화입니다. 혀를 날름거리며 서서히 자신의 광기를 끌어올리는 연기를 보고있자면 헐리우드가 공연히 이렇게 돈만 가지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됩니다. 이 영화에서 히스 레져는 과장되거나 희화화되지 않은 소름끼치는 악당 그 자체가 되어버립니다. 그의 전작은 기껏해야 그림동화 밖에는 본 것이 없어서 쉽게 말하기는 힘들지만 다시 그의 연기를 볼 수 없다는 건 정말이지 아까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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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ony Kim :

아노디로부터의 첫 편지

2008. 8. 18. 22:18 from 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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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노디에게서 첫 편지를 받았다. 시점 상으로 봐서는 결연이 되고 거의 1~2주 안에 보낸 것 같으니 내가 보낸 편지를 받고 보낸 건 아닌 것 같다. 내용은? 굉장히 짤막하게 써있다는 말씀. 양식이 정해져 있는 것 같은데 가장 왼편의 그림은 아노디가 그린 그림이고 중간은 스페니쉬로 그리고 가장 오른편은 그 내용을 영어로 번역한 내용이다. 한국 월드비젼에서 또 번역을 했다. (흠 ... 가입란에 번역까지는 필요없다고 했었는데...) 왼편의 그림이 뭐를 그린 것인지 몰라서 궁금해하다가 은랑에게 물어봤더니 보자마자,

"축구공 아니야?"

오옷! 그렇군. 좋아하는 운동이 축구라고 했으니 가장 근접하는 추측인 것 같다. 뭐랄까... 이거 소포로 축구공을 보내야 하나? 암튼 편지를 받으니까 별 내용이 없음에도 군에 있을 때 초등학생들에게 위문편지 받던 느낌이랄까? 뭐 그런 기분이 들었다. 빨리 답장해줘야지.

아래는 편지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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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자님께,

아노디는 월드비전 울롱궤 지역 개발 사업장을 통해 후원해 주시는 것에 감사해 하고 있습니다.
사업장은 테테(Tete) 주에서 가장 큰 도시인 테테(Tete) 시에서 265km 떨어져있습니다.
아동은 진흙 벽돌로 짓고 초가지붕을 덮은 집에서 살고있습니다.
아동의 주식은 옥수수식사, 야채입니다.
아동은 나중에 선생님이 되고 싶어합니다.

이 서신은 사업장 봉사자 Hortenaso Mazunga에 의해 번역되었습니다.

이 서신은 한국의 자원봉사자 민기정에 의해 번역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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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ony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