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차

2012. 4. 4. 07:03 from BoOk/nOvEl


화차

저자
미야베 미유키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2-02-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현대사회의 맹점과 어둠을 그려낸 미야베 미유키의 대표작!일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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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돌아보면 살면서 가장 혼돈스러웠던 순간은 대학 다닐 때였던 것 같습니다. 미래는 불확실하고 뭐 하나 분명한게 없었던 그때가 당시에는 정말 참기 힘들게 느껴졌었습니다. 어떻게든 빨리 안정이 되고 싶었다고 할까. 빨리 직장도 결정이 되고 반려자도 결정되고 모든 것이 눈 앞에 확실해지는 순간이 어서 와서 그리고는 더 이상 모호할 것도 없는 상황에서 주어진 상황에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랬었죠.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과연 인생에 그런 순간이 있기는 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불확실성은 모든 욕망에서 비롯되는 번뇌로 비롯되는 건 아닌가, 안정은 결국은 신기루 같은게 아닌가하고 말이죠.

화차는 생전에 악업을 저지른 자들을 지옥으로 실고 가는 불수레라고 책 서두에 밝힙니다.

그녀는 단지 행복하고 싶었을 뿐이었죠. 평범한 행복을 느끼고 싶었는데 세상은 그녀를 달콤한 미래라며 유혹하며 지옥으로 끌고 내려갔었습니다. 작품의 마지막에 교코를 쫓던 혼마는 이 얼마나 작고 가냘픈 여인인가라고 속으로 되내입니다.

잔혹한 살인범인 교코에게 우리가 동정을 하고있다면 결국은 우리의 삶도 언제든 유리와 같이 쉽게 부서질 수 있다는 불안안 현실에 대한 공감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책을 읽고 들었었습니다.
Posted by Tony Kim :

숨그네

2012. 2. 22. 12:02 from BoOk/nOvEl
숨그네 (양장)
국내도서>소설
저자 : 헤르타 뮐러(Herta Muller) / 박경희역
출판 : 문학동네 2010.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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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타 뮐러의 숨그네는 굳이 나누자면 수용소 문학으로 분류가 될 수 있는 작품인데요 수용소를 배경으로 한 작품은 솔제니친의 수용소 군도’, ‘이반 데이소비치의 하루같은 작품들도 여기에 나뉘어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조금 이 작품이 특이하다고 굳이 말을 하자면 기존의 수용소 문학 작품은 공산독재국이나 (중국이나 소련 치하의) 파시스트 정권하에서 탄압받던 자국민이나 피지배민 (주로 유태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었다면 이 작품은 이차대전 이후 공산화된 루마니아 정권 하에서 소련으로 강제 소집된 독일계 루마니아인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고보면 우리나라는 정말 착한 국민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해방 이후 식민지 시대에 있었던 과거사에 대해 이런 보복적인 조치는 거의 없었던 것 같으니 말입니다. 5년 만에 바로 전쟁이 터진 것도 이유가 될지 모르겠지만 일본인에 대한 보복은 고사하고 자국의 매국노에 대해서도 관대하기 이를 데 없었으니 선한 건지 배알이 없는 건지 가끔 헥갈리곤 합니다. (누구는 이웃나라에 남아있던 독일인도 아니고 독일계까지 강제 수용소에 쳐넣어서 보복을 하는데 말이죠.)

 

작품의 취지와는 좀 동떨어진 Comment였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전쟁범죄와는 아무 상관없던 독일계 루마니아 인들을 노동수용소에 강제 소집하여 학대하는 것은 정의와는 아무 상관없는 집단의 폭력에 불과하니까요. 작품은 사실에 기조하여 작성된 작품입니다. 저자와 지인관계이던 오스타 파스티오르라는 여성의 경험담에 기초한 작품인데 주인공은 17세의 게이 소년 레오로 설정하였습니다.

 

작품은 시간의 흐름으로 전개되지만 구조는 Episode식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Episode Episode간의 연속성이 다소 느슨하여 사실 작품에 몰입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고통스러운 상황이 모호하면서도 자기 중심적인 묘사로 나열되어 독자의 마음까지도 무겁게 짖누르는 것 같더군요. 아무튼 꽤 오랜 시간에 걸쳐 읽었습니다.

 

주변의 사람들이 하나둘 희생 당하는 중에도 레오는 결국 살아남아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상처 받은 영혼은 장소만 바뀌었을 뿐 계속 고통 받게 되죠. 폭력은 아무 정당성도 주지 못한다는 것을 새삼 되뇌이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Posted by Tony Kim :

클라우드 아틀라스

2012. 2. 9. 13:37 from BoOk/nOvEl

클라우드 아틀라스 1
국내도서>소설
저자 : 데이비드 미첼 / 송은주역
출판 : 문학동네 2010.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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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아틀라스는 서로 다른 주인공과 시대적 배경을 가진 6개의 에피소드가 느슨한 연결 고리를 가지고 이어지는 구조로 작성되어 있습니다. 6개의 에피소드가 한 작품 안에 들어가려니 사실 부피가 만만치 않은 소설인데 그렇다고 읽기에 부담스러운 정도는 아닙니다. 사실 어느 정도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서 후반부로 가면 읽기에 속도가 붙을 정도죠. 작품 구조가 매우 독특한데 처음 에피소드가 약 19세기를 배경으로, 다음 에피소드는 20세기초, 그 다음은 1970년대, 그 다음은 근미래 ( 2050년 정도?) 그 다음은 조금 멀리 떨어진 듯한 미래, 그 다음은 정말 언제인지 알 수 없는 아주 먼 미래를 배경으로 이어지는데 이게 마지막 6번째를 제외한 나머지에서는 절반 정도만 이야기가 전개되다 다음 에피소드로 넘어가는 식으로 1권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섯번째 에피소드 이후 2권부터는 다시 순차적으로 시간을 거슬러 이전에 마무리되지 못한 이야기의 나머지 반이 다시 이어져 마무리되는 식의 구조인데 독자 입장에서는 1권에서 다소 어중간하게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했던 전 에피소드의 결말을 알고 싶어서라도 계속 끝까지 읽게 되는 구조라고 할까요?

 

작품을 아우르는 주제는 탐욕과 차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 에피소드에서 약탈적인 개척기 미국을 배경으로 노예제에 대한 언급이 그 다음 에피소드에서는 유명 작곡가와 그 견습생 간의 불평등한 관계에 기인한 파멸적 결말로 연결됩니다.

 

'손미451의 오리즌'은 이러한 인간의 탐욕으로 인한 그로테스크적인 디스토피아 세계를 극단적인 모습으로 보여주는 에피소드입니다. 복제인간들이 평생을 약탈 당하다가 결국은 처참한 최후를 맞게되는 이 이야기를 통해 차별은 어떠한 모습으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됩니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도입부의 첫번째 에피소드에서는 다소 지루한 감이 있지만 두번째 에피소드로 넘어가게 되면서부터는 재미있게 읽히는 책입니다. 데이비드 미첼의 소설은 우리나라에는 별달리 번역이 많이 되어있지 않은데 책을 읽다보면 정말 세상은 넓고 강호에는 고수들이 가득하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Posted by Tony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