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9.28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 1
  2. 2009.05.26 추억의 학교
  3. 2008.11.03 아메리카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 1
카테고리 여행/기행
지은이 한비야 (푸른숲, 2007년)
상세보기
얼마전에 '사기 세가'를 드뎌 마무리를 했는데 다 읽고 난 다음의 소감은,

'무리해선 안된다.'

였습니다. 사기 본기를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그냥 쭉 나가자는 심정으로 사서 읽었는데 비슷한 논조에 글을 연달아 세권 읽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암튼 쉽게 뭐 읽을 수 있는 책이 없을까 해서 고른 책이 이 책입니다.

한비야씨는 뭐 많이 알려진 분이지만 사실 월드비젼 후원 가입하기 전까지는 그닥 관심이 없었습니다. '아 뭐 그런 사람 있구나.'정도. 그러다 월드비젼 후원 맺고 또 최근에 방송 출연도 하는 것도 보고 해서 알겠되었죠. 암튼 그래저래해서 사서 읽었습니다.

뭐 찾았던 것처럼 어렵지 않게 읽어내려갈 수 있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1권에서는 한비야씨가 15년 전쯤에 아랍과 아프리카를 여행했었던 내용들이 담겨져있습니다. 총 3권의 책으로 구성되어있는데 뭐.. 다른 책은 당분간 사서보지는 않아질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책의 내용을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고 그냥 확 끌어당기는 것은 없다는 거죠.

사실 여러가지 유용한 점들이 많은 책입니다. 어쩌면 그렇게 쉽게 자신의 자리를 접고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용기도 부럽고 세계 각국의 구석구석의 사람들이 어떻게 지내고 생활하는지를 말해주는 것도 그리고 대신 그것을 접하는 것도 큰 재미입니다.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빈국의 모습은 어쩌면 자극적인 요소들로만 가득해서 마치 우리보다는 다소 열등하고 뒤떨어진 존재라는 식의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합니다. 그들도 우리와 같이 나름의 가치관을 가지고 나름의 행복을 추구하며 나름의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는 그런 생각을 갖지 못하게 말이죠.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다'라는 말이 있는데 모두에게 공감할 만한 점을 주는 격언이 아닐까 싶습니다. 누가 더 나은 것이라고 말하기도 힘들 수 있고요.
Posted by Tony Kim :

추억의 학교

2009. 5. 26. 18:32 from BoOk/nOvEl

추억의 학교
국내도서
저자 : 조반니모스카 / 김효정역
출판 : 우리교육 2004.08.25
상세보기

조반니 모스카의 "추억의 학교"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사실 이번에 첨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중학교 때 쯤에 읽고 다시 찾아 읽는 책입니다. 당시에 집에 어머니가 ABE 전집을 사오셔서 "나의 학교, 나의 선생"라는 제목으로 엮어져서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몇몇 기억 나는 책들 중의 하나가 이 책이었습니다.
 
뭐 중학교 때니까 하도 오래 전의 일이고 새까맣게 잊고 있다가 불현듯 몇 달 전에 이 책을 포함해서 몇 권 전에 읽었던 생각이 나더군요. 혹시나 하는 생각에 인터넷을 뒤졌는데 다른 책들은 찾기가 힘든 상황에서 이 책은 아직도 다른 출판사를 통해서 판매되고 있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워낙에 재미있게 읽었던터라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주문했습니다.
 
뭐 결론을 말하자만 아니 읽으니만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그렇게 예뻐보이던 여자애가 마치 너무 촌스러워진 것처럼 책을 읽는 내내 너무나도 가벼운 감상과 감성에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이었습니다. 결코 두꺼운 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책 한 권 읽는데에 한달이 넘게 걸렸습니다.
 
어쩌면 '어린아이일 때는 말하는 것도 어린아이와 같고, 생각하는 것도 어린아이와 같으나 어른이 되고 나면 어린아이 때의 일을 잊는다.'는 성서의 구절이 연상되기도 하더군요.
 
나이가 들기는 들은 것 같습니다.

Posted by Tony Kim :

아메리카

2008. 11. 3. 11:38 from BoOk/nOvEl
아메리카 (밀레니엄북스 60)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프란츠 카프카 (신원문화사, 2006년)
상세보기


한때 카프카에 푹 빠진 적이 있었다. 창원에 있었을 때 쯤으로 생각되는데 그때는 카프카 책이라면 뭐 일단 읽고 보자라는 식이어서 많이 사서 읽었었는데 카프카 단편집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지금도 그 책이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단행본 책 안에 '변신','유형지에서' 같은 단편들이 통째로 모여있는데 그 중에서도 '시골 의사'를 읽고서는 완전 뻑이 가버렸었다. 세상에 이런 환상적인 묘사라니. 그런데 문제는 카프카가 워낙에 빨리 요절을 해서 인지 작품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에 있다. 카프카의 장편도 단지 세편뿐인데 그나마도 2편은 미완이라는 평가를 받고있다. 한 10년 전쯤으로 기억하는데 암튼 '심판'하고 '城'도 그때 읽었었다.

나머지 미완성 소설인 '아메리카'는 일단 정말 심하게 미완성이라는 평도 있었고 해서 '城'을 읽고서의 그 찜찜함에, 그리고 뭐 다소 손이 안가는 제목 때문에도 읽지않고 있었다. 그러고 있었는데 10월 초에 갑자기 카프카 소설이 읽고 싶어지는게 아닌가. 그러고 보니 집에 남아있는 카프카의 책은 첨에 읽은 그 단편집이 유일했다. 도대체 결혼전에 내가 사서 봤던 그 많은 책들은 어떤 놈이 다 들고 간거냐. 암튼 생각난 김에라고 뭐 크게 고민할 필요없이 읽지않고 남겨두었던 '아메리카'를 사서 읽었다.

뭐 카프카의 평에 빠지지않고 언급되는 것처럼 카프카는 개인적인 환경에 영향을 크게 받은 작가였다.

독일인도 아닌데 독어로 소설을 썼으며
유태인이지만 유대교도는 아니었으며
소설가였지만 이러저러한 주변 여건 때문에 보험회사 사무실에서 일을 했으며
많은 여성들과 결혼 직전까지 교제했으면서도 결국은 파혼을 거듭하여 독신으로 지냈었다.

실존이라는 명제를 소속됨에서 찾으려했고 평생을 프라하에서 벋어나지 못했을만큼 정적인 삶을 살았으나 어디에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던 인생을 살았었던 카프카의 소설에는 특유의 몽환적인 묘사 가운데 홀로 떨어진 주인공들의 비참한 외로움이 일관되게 자리잡고 있다. 이 소설에서도 주인공 카를은 끊임없이 그의 주변 인물이나 환경에 적합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며 안착하려 하지만 불합리한 이유로 안정적인 상황에 머무르지 못하고 추방을 반복하여 당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미국에서 만난 외삼촌의 집에서도, 첫 직장인 호텔에서도 카를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았지만 불안하게 남아있던 이런저런 이유들 때문에 뭐라 제대로 변명조차 못하고 쫓겨나 방황하게 된다.

막연한 불안감이 현실화되어 주인공을 좌절시키고 파멸시키는 중에 여느 카프카의 소설에서와 같이 끊임없이 막연한 기대감과 우연한 만남에 기대서라도 정착하려는 주인공을 보면 안정을 희구하지만 언제던 타인의 그리고 외부적인 여건으로 삶의 기반이 전부 흔들릴 수 있는 우리들의 모습이 반영된 것 같다는 생각이 떨쳐버리기 힘들다.

소설 자체만을 놓고 보면 '아메리카'는 심하다 싶을 정도의 미완성 작품이다. '城'과 같이 마무리가 되지않은 결말 뿐 아니라 마지막 단원과 이전 단원 사이의 시,공간적인 흐름의 단절은 통채로 몇 단원이 누락되었다는 생각까지 들게한다. 연표로만 봐서는 세 장편 중에 가장 먼저 집필이 시작되었던 작품임에도 마지막이 너무나도 불완전한 모습으로 마무리된 이 소설은 그래서인지 오히려 독자들로 하여금 일종의 열린 결말의 형태를 가진, 다른 카프카의 비극적인 결말과는 다른 희망적인 결말을 기대하게 만드는 소설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카를은 그 숱한 방황에 고난의 시간들을 뒤로 하고 결국은 미국 어딘가에서 그의 어릴적 여자친구인 '파니'와 함께 웃는 모습으로 남게되지 않았을까하는 그런 기대를.

Posted by Tony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