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도덕경 27장

2021. 10. 13. 15:15 from BoOk/pHiLoSoPhY

善行無轍迹
선행무철적
善言無瑕謫
선언무하적
善數不用籌策
선수불용주책
善閉無關楗而不可開
선폐무관건이불가개
善結無繩約而不可解
선결무승약이불가해
是以聖人常善求人 故無棄人
시이성인상선구인 고무기인
常善救物 故無棄物
상선구물 고무기물
是謂襲明
시위습명
故善人者 不善人之師
고선인자 불선인지사
不善人者 善人之資
불선인자 선인지자
不貴其師 不愛其資 雖智大迷
불귀기사 불애기자 수지대미
是謂要妙
시위요묘
 
 
27장의 첫 한두 구절에 대해 많은 경우 '성인은 좋은 행동이나 말을 너무나 완벽하게 하여, 남들은 그런 좋은 영향이 있었는지조차 모르게 한다'는 식으로 해석되곤 합니다. 하지만 남들 모르게 좋은 말을 하고, 행동을 취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도 의문이고, 또한 뒤에 이어지는 성인은 사람과 사물을 잘 얻는다는 말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아래와 같이 풀어보았습니다.
 
善行無轍迹
“사람들이 더 나은 실행 방안을 만들어 낸다면, 그 결과를 시시콜콜 추궁하지 않아야 한다.”
 
轍迹(철적)은 수레바퀴 자국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입니다. 이런 뜻을 가진 단어이다보니 많은 경우 “선행은 그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라는 식의 해석이 많습니다. 저는 轍迹을 수레가 지나가면서 만들어진 흔적, 즉 불가피한 흠결로 해석하였습니다. 수레가 지나가는데 바퀴자국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수레가 지나가야 되는 이유와 그로 얻어질 이익은 외면하고 바퀴자국이 왜 남았냐고 질책해서는 안되죠. 뒤의 문구도 이런 연장선상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善言無瑕謫
“사람들이 좋은 이야기를 하면, 이에 대한 옥의 티를 찾으려하지 말아라.”
 
瑕謫 (하적)이라는 단어는 옥의 티를 가르킵니다. 이 문구도 많은 경우 “좋은 말씀에는 옥의 티도 찾을 수 없다”라는 해석이 주를 이룹니다. 하지만 앞의 노자의 이야기들을 보았을 때, 완전무결한 무언가를 만들어야 된다는 이야기는 무언가 앞뒤가 맞지 않아보입니다.
 
앞선 문구와 같이 사람들이 좋은 이야기를 하면 뭔가 흠결을 찾으려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더 타당하다는 생각입니다.
 
善數不用籌策
“사람들이 더 나은 수를 만들어내면, 굳이 주판을 튕기고 점을 쳐서 이를 확인하려 하지도 말아라.”
 
세번째 문구도 같은 내용이 이어지며, 여기서 어떤 것을 말하려는지가 더욱 명확해집니다.
 
많은 경우 “셈을 잘하는 사람은 계산기가 필요없다.”라는 식의 해석을 하던데, 數는 숫자를 세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으나, 어떤 문제에 대한 셈 즉 Solution이라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籌策 (주책)은 단어 그 자체로는 사실 “이익과 손해를 따져 만들어낸 꾀”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어 그 자체만을 가지고 앞의 數를 연관하여 뜻을 풀려면 좀 어렵지만, 籌는 주판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고, 策은 점을 치는 대오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籌策은 구성원이 만들어 올린 방안에 대해 굳이 계산기를 튕기면서 숫자가 틀린게 없나 확인하고, 또 점을 쳐서라도 불길하다고 핑계거리를 만들려는 리더의 모습을 묘사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첫 세문구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좋은 방안에 대해 리더랍시고 조그만 실수나 결함을 흠 잡아 배척하거나 질책하지 말라는 이야기로 보입니다. 조직생활을 하다보면 종종 어떤 리더들은 구성원들의 이야기나 실적에 대해 좋은 점이나 살려낼 점을 찾기보다, 실수나 잘못된 점을 찾는 것에 치중하고 그걸 부각하거나 질책하는 것으로 본인의 권위를 확인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래서는 조직이 건강해질리 만무합니다. 구성원들의 자유로운 의사 개진을 막게되고, 결국 리더의 독단에 흐르기 십상입니다. 노자는 이런 과정을 경계하라는 이야기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善閉無關楗而不可開
“상황을 잘 마무리하는 방법 중 빗장을 걸어 잠궈 다시 열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없다.” 
 
閉 즉 무언가를 닫는다는 말은 일을 마무리해야하는 단계에 대한 언급으로 이해했습니다. 이러한 닫음이 關楗 (관건) 즉 물 샐틈없이 걸어잠궜는지는 아니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세상에 완전무결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그 당시의 최선의 방안이 있을 뿐입니다. 자원이 더 확보되고, 다른 사람들의 대응방안 등을 벤치마킹하고, 구성원들 간의 고민과 토론을 통해 더 나은 방안을 찾으려는 개선활동은 지속될 수 밖에 없습니다. '완전무결한 마무리 같은 것은 없다.'라는 표현을 이와 같이 한 것으로 보입니다. 
 
善結無繩約而不可解
“좋은 결합 방법이라는 것도 다시는 풀 수 없게 노끈 묶듯 하는 것이 아니다.”
 
앞의 문구와 상황만 상이할 뿐 비슷한 의미의 내용이라고 판단됩니다. 방법을 고민하여 일을 좋게 마무리하였더라도 나중에 다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두 조직을 하나로 필요에 따라 합병하였더라도 상황이 바뀌면 다시 나눌 수도 있습니다. 100% 만족할 수 있는 마무리는 있을 수 없습니다. 대부분 한정된 자원이나 상대방과의 협상과정을 통해 이익을 최대한 확보하는 쪽으로 일을 추진하기 마련이며, 만일 이 과정에서 미비한 상황이 있다면 다음 경우에 이를 보완하면 되는 겁니다. “조금의 빈틈도 없는거야? 정말 이게 가장 좋은 마무리 방안이야?”라고 점검은 할 수 있겠지만, 여기에만 매몰되지 말라는 이야기로 보입니다.
 
是以聖人常善求人 故無棄人, 常善救物 故無棄物
“이런 이유로 성인은 사람을 잘 얻으며 버림이 없다, 또한 사물을 잘 얻으며 버리지 않는다.”
 
반복적으로 이야기 하지만 노자는 일관되게 절대불변의 진리라는 것은 있지도 않고, 그런 것을 만들거나 찾으려 하지말라고 합니다. 나와 같이 하는 주변의 사람들도 여러 유형의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 나와 뜻이 맞는 사람도 있고, 성격이 비슷한 사람도 있을 것이며, 정반대의 이야기를 하거나 뒤에서 험담만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Leader라면 나의 취향이나 기준에만 맞는 사람들과만 같이 하려는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풍부한 Database로 활용할 생각을 해야된다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物이라고 쓰여진 자원도 마찬가지 입니다. 지금 당장은 필요없어 보이는 것이더라도, 아니면 하찮아보이는 자원도 적소에 사용되면 효과를 증폭시킬 수 있고, 지금이 아니더라도 다음 기회에 필요할지 모를 일입니다.
 
是謂襲明
“이를 습명이라 한다.”
 
襲明(습명)이라는 생소한 단어가 나옵니다. 이 단어는 생각해보면 襲(습)이라는 글자를 어떻게 해석하냐가 관건인 것 같습니다. 기습이라는 말에도 이 글자는 사용되는데 이 경우 襲明(습명)이라는 단어는 “기습적으로 밝아진다”라는 식으로 해석될 수도 있고요. 뭐 이를테면 갑작스럽게 깨닫게 된다는 정도의 의미로 말이죠. 하지만 앞의 내용을 보면 이런 해석은 좀 생뚱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襲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엄습하다, 겹치다, 입다 (죽은 이에게 수의를 입힌다고 하는 염습한다라고 할 때 이 습자를 사용합니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襲明이라는 단어는 갑작스럽게 닥치다라는 의미와 더불어 겹쳐진다는 의미를 중의적으로 사용된 것 같다고 생각됩니다. 사람들이 제안하는 좋은 행동이나 이야기를 적용하고, 더 나은 의견이 있으면 기존의 방식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개선한다는 말을 밝음(明)을 겹친다 (襲)라는 방식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말이죠. 앞장에도 빈번하게 나오는 이야기이지만 한번에 무언가를 이루려기보다, 가진 자원과 환경을 감안하여 그중 최선의 개선책을 적용하고 이런 방식을 지속하여야 하며, 이러다 보면 어느덧 다른 사람이나 집단에 대비하여 확연히 앞서는, 도드라져 보이는 절차와 Know-How를 가지게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 것으로 이해됩니다.
 
明은 마땅한 대응책이 없어 앞이 어두웠던 상태에서 빛을 비춰주는 듯한 Solution을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요? 하지만 어두움은 불빛 하나만으로는 완전히 밝아질 수는 없습니다. 최초 등을 하나 키고 이어서 요소요소에 불을 키다보면 그 어두웠던 미지의 영역의 전모가 드러나게되는 거죠. 등을 하나씩 추가하는 행위를 “밝음을 겹친다”는 의미로 襲明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생각됩니다.
 
故善人者 不善人之師, 不善人者 善人之資
“이런 이유로 선한 사람은 선하지 않은 사람의 스승이 되며, 선하지 않은 사람은 선한 사람의 자산이 된다.”
 
여기서 善을 착하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이야기의 의미가 다소 잘못 전달될 것 같습니다. (착하지 않은 사람은 착한 사람의 자산이 된다니…. 이게 무슨 말이지?)
 
善은 앞의 문구와 마찬가지로 더 나은 방안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될 것 같습니다. 이 경우 善人은 문제나 이슈에 대해 지금보다는 나은 해결방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해석되며, 不善人은 그렇지 못한 사람을 가르키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해결책을 가진 사람은 당연히 그런 방안에 없는 사람에 대해 자신의 Know-How를 전수할 수 있는, 가르킴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됩니다.
 
또한 이런 방안이 없는 사람들의 무리는 방안을 도출해낼 수 있는 사람을 만들어내는 바탕이 됩니다. 그래서 善人之資 라고 설명된 것으로 보입니다.
 
不貴其師 不愛其資 雖智大迷
“스승을 귀하게 여기지 않고, 가지고 있는 자산을 사랑하지 않으면 아무리 지혜로운 자도 크게 갈피를 못잡게 된다.”
 
이 말은 Leader를 대상으로 하는 이야기로 보입니다. 리더 자신이 좀 자신이 똑똑하다고 도움이 될 만한 이들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고, 즉 참모의 의견을 무시하고, 또한 구성원들의 문제 제기를 회피하거나 개선의 기회로 삼지 않으면, 그 조직은 그리고 그 리더 자신도 발전이 없이 당면한 문제에 휩쓸려 혼란에 빠지게 된다는 거죠.
 
是謂要妙
“이를 가르켜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묘하다 한다.”
要妙 (요묘)라는 말은 사전에 이미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묘하다”라는 의미로 뜻이 풀어져 있습니다. 위의 모든 이야기들이 실제 적용되기는 매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해야되지 않나 싶습니다.
 
많은 경우 사람들의 조언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은 또한 많은 제안 중 어느 것이 더 나은 방안인지 누가 정말 좋은 해법을 가진 사람이며 누가 숨은 의도를 가지고 현상을 왜곡하는지 판단해야되는 상황이 있게 때문일 것입니다.
 
이 많은 방안 중 어느 것을 취할지는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이 그 리더나 집단, 구성원들이 지게되는 것이므로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는 것이고요. 이런 측면에서 노자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묘하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Posted by Tony Kim :

노자도덕경 26장

2021. 7. 29. 15:27 from BoOk/pHiLoSoPhY

重爲輕根 靜爲躁君

중위경근 정위조군

是以聖人終日行 不離輜重

시이성인종일행 불리치중

雖有榮觀 燕處超然

수유우관 연처초연

奈何萬乘之主 而以身輕天下

내하만승지주 이이신경천하

輕則失本 躁則失君

경즉실본 조즉실군

 

 

26장의 내용은 이슈를 대하는 리더의 자세가 어떠해야 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첫 문장을 저는 아래와 같이 풀어보았습니다.

 

사람들이 문제를 가볍게 (輕) 대하여도 리더는 신중하게 (重) 살펴야하니 이래야 조직에 근본이 (根) 선다. 또한 조급하게 (躁) 사람들이 문제를 처리하려 하여도 냉정함을 (靜) 잃지 않아야 다스림이 (君) 이루어질 수 있다.”

 

뭐 길게 설명할 내용은 없을 것 같습니다. 문제를 접근하고 대응하는 측면에 있어, 신중함과 냉정함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 나오는 두번째 문장에서 "輜"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해석해야될지 잠시 고민하였습니다. "輜"은 사전에 보면 수레 또는 바퀴살 끝이라고 나옵니다. 수레라고 하면 좀 이야기를 풀기가 어렵겠지만, 바퀴살이라고 해석한다면 11장에 나온 내용과 연관되어 설명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11장에서도 설명하였지만 노자는 지도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능력을 발휘할 공간을 만들어주는 사람이라 이야기하였으며, 그 비유로 비어있는 방과 중간이 살로 연결된 바퀴를 예로 들었었습니다.

 

이렇다면 두번째 문장은 아래와 같이 해석될 수 있을 것 입니다.

 

이런 이유로 성인은 종일 무언가를 행함에 있어, 그 바퀴살을 두터이 하려는 원칙을 벋어나지 않았다.”

 

바퀴살을 두터이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될까요? 수레바퀴의 살들이 부실하여 수레의 하중을 견디지 못하게 된다면, 얼마 가지 못해 바퀴살이 부서져 주져앉고 말 것입니다. 이를테면 리더는 구성원들이 활동함에 문제가 없도록 절차과 제도를 견고히 해야지, 않그러면 (허점이 보이면) 시스템 자체가 무너져버릴 것이라는 경고이기도 하죠.

 

이어지는 문장에는 "화려한 유혹이 있더라도 이러한 유혹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雖有榮觀 燕處超然) 그리고 그러해야되는 당연성을 강조하며, "여러 사람을 대변하는 군주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어떻게 일신상의 일을 대하는 것과 같이 천하의 일을 가볍게 다룰 수 있겠냐" 이야기 합니다. (奈何萬乘之主 而以身輕天下) 직접적으로 단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리더로서의 책임감을 생각하여 개인의 사사로운 명예나 이익을 생각하기보다 구성원 전체의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향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책무가 주어졌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강조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문장은 첫번째 문장의 내용을 활용하여 신중함과 냉정함을 다시 강조하고 있습니다.

 

섣불리 문제를 가벼히 다루다보면 그 근본을 잃을 수 있으며, 조급하게 임시변통을 남발하다보면 임금의 자리를 잃을 수 있다.” (輕則失本 躁則失君)

Posted by Tony Kim :

노자도덕경 25장

2021. 7. 19. 13:42 from BoOk/pHiLoSoPhY

有物混成, 先天地生.
유물혼성, 선천지생.
寂兮寥兮, 獨立不改, 周行而不殆, 可以爲天下母 吾不知其名,
적혜요혜, 독립불개, 주행이불태, 가이위천하모 오부지기명,
字之曰道, 强爲之名曰大. 大曰逝, 逝曰遠, 遠曰反,
자지왈도, 강위지명왈대. 대왈서, 서왈원, 원왈반,
故道大, 天大, 地大, 王亦大, 域中有四大, 而王居其一焉.
고도대, 천대, 지대, 왕역대, 역중유사대, 이왕거기일언.
人法地, 地法天, 天法道, 道法自然.
인법지, 지법천, 천법도, 도법자연.


25장의 내용은 천체 물리학을 생각나게 합니다. 많은 과학적 연구를 통해 과학자들은 우주가 수십억년 전 빅뱅에 의해 생성되었다고 이야기 합니다. 빅뱅 이후 우주는 지속적으로 팽창하고 있으며, 동시에 중력과 핵력의 영향으로 한편으로는 원자들이 한곳에 모이는 현상이 발생되고 이것이 궁극적으로 별을 생성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태양은 지금도 매초마다 10억 x 10억개의 수소가 핵융합을 통해 헬륨을 생성하고 손실된 중력만큼 에너지가 열과 빛의 형태로 발산되고 있습니다. 조금 더 이 이야기를 하자면 세상의 모든 물질은 분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분자는 원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이 원자는 전자와 양성자 그리고 중성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물리학자들은 현재 우주를 구성하는 여러 원자들은 중력과 핵력의 영향으로 이러한 핵융합이 중첩적으로 이루어져서 형성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배운 원소주기율표를 참조)

첫 두 문구는 이러한 과정을 연상시키게 합니다. 先天地生 즉 우주가 나타나기에 앞서부터 有物 무언가 물질이 만들어짐은 混成 복수의 물질이 섞임으로서 이루어 진다는 거죠. 노자가 양자물리학을 알았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아무튼 우주를 이루는 모든 물질로 이런 원리를 통해 형성된다면 무언가 새로운 법칙과 해결책을 내는 것도 이런 기본 원리에서 벋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듯 합니다.

그래서 혼자서 무언가 하려 하지 말라고 합니다. “寂兮寥兮, 獨立不改 적막하고 쓸쓸할 따름이니 혼자서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합니다. 周行而不殆 같이 가야 위태롭지 않습니다.” 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럼 이러한 원리를 무엇으로 정의해야 할까죠. 可以爲天下母 吾不知其名 노자는 앞서 이야기 한 것이 천하를 생성한 원리임은 이야기 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해 무언가 기존에 정해진 규정된 이름은 없다라고 이야기 합니다. (물리학 관점에서 지금은 상대성 이론이라는 명칭이 나와있습니다.)

이어 노자는 字之曰道 하지만 아직 명칭이 없으니 그냥 道(원리)라고 하자고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뒤이어 强爲之名曰大 이 원리는 억지로 설명하자면 커지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을 합니다. (이것 또한 앞서 이야기한 천체물리학을 연상시키지 않나요? 다시 말하지만 우주는 지금 이 순간도 팽창하고 있습니다.)

다음 문구로 넘어가지 전에 사람도 그렇고 상품도 그렇고 나고 소멸하지까지 아래의 패턴을 대부분 따르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사람은 (그리고 대부분의 생명은) 태어나면 일단 폭발적으로 성장을 하게됩니다. 사람이 통상 80~90까지 산다고 봤을 때 성장은 20대가 되기 이전에 대부분 완성됩니다. 상품도 마찬가지 입니다. 제품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전자제품의 예를 들자면 출시 직후 몇 개월이 상품의 성패를 가늠합니다. 이 기간에 전체 Life Cycle의 상당 부분의 물량이 판매되게 되는거죠. 이후 사람도 그렇고 상품도 그렇고 성숙기에 접어듭니다. 성장은 완만하게 낮아지고 사람의 경우 기본 체격에 근육이 더해지거나 지식이 채워지게 되죠. 상품의 경우라면 출시 이후 발견된 문제점에 대한 보완이 이루어지고, 성립된 시장을 견고히 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에는 끝이 있기 마련이죠. 사람이라면 노화의 길을 거쳐 사망하게 되고, 상품의 경우라면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단종의 길을 것게 됩니다.

이해를 위해 생명체와 상품의 예를 들었지만 이러한 생성 – 성장 – 성숙 – 쇠퇴 Cycle은 국가, 종교, 철학, 유행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大曰逝, 逝曰遠, 遠曰反 라는 세 문구는 표현은 다르지만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즉, 무언가 커진다는 것은 밖으로 나아가려는 즉 확장하려는 성향을 가진다는 것이고 (逝) 확장이 어느 단계에 이르면 한계상황에 다다르게 되며 (遠) 이 상황에 다다르면 쇠퇴하거나 반작용이 일어나게 된다는 (反) 이야기를 합니다.

故道大, 天大, 地大, 王亦大, 域中有四大, 而王居其一焉. 우선 처음에 이야기하였듯 우주의 기본적인 성향은 확장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故道大), 하늘과 땅 또한 그 영향을 확장하려하는 성향이 있다 (天大, 地大) 사람 사는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을 미치는 왕 또한 확장 지향성을 가지고 있다 (王亦大) 이야기 하고 다시 한번 사람사는 세상도 천지만물과 다르지 않음을, 그중의 하나임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域中有四大, 而王居其一焉)

(여기서 王이라는 대상으로 논의를 한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 이야기 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다시 한번 이야기 하지만 이 책은 지금으로부터 수천년 전에 작성된 글 임을 우선 고려해야 합니다.)

중간단계의 이야기가 길어져서 처음에 시작하는 내용을 다시 상기해야될 것 같습니다. 천지에 앞서 우주의 논리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려면 기존에 있던 것들을 조합하거나 혼합하는 과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처음에 이야기한 양자물리학이니 하는 것들은 모두 잊어버리더라도 이야기는 일견 단순합니다. 기존에 있던 것들만을 유지한다면 새로운 것은 나오지 않습니다. (獨立不改) 이건 인간사회에만 적용되는 논리가 아닙니다. 우주가 그리고 하늘과 땅이 이렇게 생성되었다고 노자는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뒤이어 사람은 땅에 매여 그 법칙에 순응하고 (人法地), 또한 땅은 하늘 아래 있어 그 풍요함과 황량해짐이 하늘의 법직에 의존하게되고 (地法天), 하늘 또한 우주의 원리를 어긋나지 못한다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天法道) 그리고 그 우주의 원리는 자연스러움을 따른다고 이야기 합니다. (道法自然).

여기서 자연스럽다는 것은 결국 아래의 내용을 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道 → 大 → 逝 → 遠 → 反

즉 우주의 모든 Solution이나 법칙, 원리 혹은 절차는 수립되어 이를 집행하게되면 점점 견고해지고 모양을 갖춰가게되며 이후 영향을 확대하는 과정이 이루어지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면 그 유효성을 다하게되어 현실과 괴리된 낙후한 모습을 가지게되며, 이후 새로운 것에 그 자리를 넘기고 돌아가게 된다는 원리를 말하는 것이죠.

35장의 내용은 결국 같이 해라 혹은 기존의 솔루션으로부터 융합하거나 조합하여 새로운 개선책을 만들어내라, 하지만 이 또한 언젠가는 수명을 다하게되어 또 다른 혁신을 이루어야함을 명심하라는 내용으로 해석되었습니다.

Posted by Tony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