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

2009. 10. 10. 16:11 from BoOk/nOvEl

1Q84. 2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동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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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분량이 만만치 않은 두권의 책을 읽고 나면 어리둥절한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는게 마치 산을 오르다가 아직 정상은 (내려 오는 길은 차치하고) 더 가야할 것 같은데 길이 끊어진 듯한 생각을 받기 때문이다. '뭐야 끝난거야?' 이런 느낌이라고 할까? 아오마메는 이렇게 길 중간에 내팽겨쳐지는 것도 그녀답지 않고 (아니면 하루키답지 않고.) 덴코도 이제 단서를 잡은 홈즈와 같아서 흐릿한 모습으로 모든 것이 불분명하게 물음표를 하나씩 머리 위에 달고서 책 주위에 모여앉은 듯한 당황스러움이 편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하루키는 하루키.
 
무슨 느낌인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 건지 도대체 갈피를 못잡는 상황에서도 내용의 흡입력에 빠져들게된다. 다른 누군가가 하늘에 달이 두개 떠있는 소설을 썼다면 어떤 반응들이 돌아왔을까?

아무튼 첫번째 걱정은 끝. 하루키의 최근 인터뷰 내용에 의하면 소설은 계속 이어질 것이고 다음 편이 아마 내년 중순쯤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역시 그건 아니었다.) 아무튼 비정상적인 세상에서 비정상적인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진행이 될 것인지 기대가 된다. 아무리 자기 합리화를 해도 연쇄 살인범에 분명한 아오마메와 결국은 '나라면 할 수 있어'라는 의식이 기저에 깔려 대필작업에 말려든 덴코의 모습은 다소의 차이가 있어도 정상과는 거리가 있는 케릭터들이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도 범죄자가 되거나 자신의 재능을 낭비한 두 주인공의 삶의 이유가 될 수는 없었다.

어떻게 그리고 어떤 식으로 또한 그 수많은 의미가 모호한 소설 속의 장치들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건지를 궁금해하면서 다음 편을 기다려야 할 것 같다.
Posted by Tony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