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2018. 8. 31. 09:54 from BoOk/nOvEl

"소년이 온다"는 80년 광주, 도청 함락 직전의 동호라는 중학생 소년 이야기로부터 시작합니다. 전체 6장 단락 각각에 동호와 그 주변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있으며 마지막 단락에서는 최근의 시점에서 동호의 이야기를 다시 다루고 있습니다.


80년 광주는 이제 벌써 40년 전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제가 대학생이 되었을 때 한국전쟁이 40년 전의 이야기였으니, 많은 사람들에게 광주는 그만큼이나 이제 까마득한 이야기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아무리 시간이 지났더라도 대한민국 군대가 비무장 자국민들에게 우발적이고 1회성이 아닌,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실탄을 사용하여 무력진압하였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는, 그리고 용서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진압군은 시위와 무관하게 길을 다니는 사람들을 살상했습니다. 헌혈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여고생, 길거리에 가족을 기다리던 임산부, 골목길을 걸어가던 고교생, 시위대를 바라보던 노인들....


눈물을 펑펑 쏟으며 책을 읽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쿠데타의 딸을 대통령으로 세웠었고, 역사는 몇십년을 다시 후퇴할 뻔 했습니다.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을까요? 지금도 소위 곡학아세로 다시 시간을 되돌리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잘못한 것을 진영의 논리에 묻혀 무조건 지지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들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쟁이 터지자마자 국민들을 속이고 내빼기 바빴던 인간을 국부라느니, 건국의 아버지라는지하는 후안무치한 인간들을 보고 있자면 그 사람들에 대한 분노에 앞서 앞으로 저 말에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현혹될 것인가 하는 생각에 모골이 송연해집니다. 


광주의 학살자도, 일제의 주구들도, 온갖 부정부폐의 원흉들도 제대로 단죄 받지 못했습니다. 너무나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잊어버리면 다시 과거는 반복될 수 있습니다. 최소한 무엇이 이익인가에 앞서 무엇이 옳은 것인지를 먼저 생각하였으면 합니다.

Posted by Tony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