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대수사선

2000. 10. 31. 16:49 from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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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은랑이하고 같이 춤추는 대수사선 봤다. (비디오로..) 우리팀 사원 아저씨는 잼있게 봤다는 말도 하던데 나는 정말 엄청 재미없게 봤다. 재미가 없다기보다 황당하고 유치하며 정말 우습기 짝이없다. 저런 영화가 관객을 700만이나 동원했다는게 아무리 일본이라지만 이해가 잘 가지않았다. 나는 요 근래에 와서 씨네21의 평을 믿지않기로 했는데 요번 것은 정말 결정타였다. 정말 재미없고 한심한 영화의 표준이다.

스토리자체도 이상하다. 크게 3가지 사건이 축을 이루는데 그게 전부 따로 놀고있다. 어느 하나도 연관성이 없고 (첨에는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줄 알았다. 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시진행이라서 무지 산만하다. 우선 사무실내 절도 사건. 그리고 살인사건. 마지막으로 경찰 부서장 납치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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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가 이렇다 저렇다는 얘기해봐야 소설책 읽는 것과 차이가 없으니 별 쓸 때가 없고 좀 다르게 얘기해 보기로 하겠다. 우선 영화가 너무 애매모호하다. 투캅스처럼 아예 웃기려면 처음부터 웃기게 하던가 아니면 진지하게 끌고나가려면 진지하게 처음부터 나가야하는데 어정쩡하게 웃기려다가 웃기지도 못하고 경시청 출신 아저씨들은 시종 얼굴에 힘만 들어가 있지 아무 긴장감이나 갈등상황을 전달 못하고 있다. "저렇게 꼭 비장하게 코트를 줘야되는거야?"라는 얘기를 엉성하게 듣게된다. 갈등구조도 너무 판에 박았다. 학벌위주로 돌아가는 경시청 관리. 관료들과 현장의 갈등. 거기다가 무슨 이상한 교훈까지 전달하려고 하니 막판에는 영화가 뒤죽박죽이 되어버린다. (옛 것은 좋은것이여?) 주인공이 칼 맞는 장면은 키타로 다케시의 영화를 흉내내는 것 같은데... (아서라 이미지 상한다..) 경찰 하나 칼 맞았다고 전시내가 교통통제당하고 연도에 경찰들이 거수경례하는 장면은 그 비현실성을 말하기에 앞서 오히려 어이없어진다.

엽기살인광 여인 관련해서는 짜맞추기가 이 정도에 이르면 예술이라는 생각이 들게한다. 심문장면의 표정은 양들의 침묵의 안소니 홉킨스이고 제발로 경찰서에 들어오는 장면은 세븐의 케빈 스페이시를 흉내내고 있다. 아마도 더이상 스토리를 끌고나갈 능력이 없어서 그쯤에서 잡히게 한것은 아닌가싶다. 도대체 아무 상관도 없는 엽기살인녀와 납치사건은 왜 연관시킨 것일까?

아마도 유행하는 TV 시리즈가 영화화되서 사람들이 몰려들은 것 같지만 영화자체로는 별로였었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비디오 대여순위가 2위라는 것이다. 일본은 그렇다 치고 우리나라는 또 왜 그러는가. 취향은 이상한 것이다.
Posted by Tony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