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와 유방

2007. 8. 1. 09:36 from BoOk/nOvEl

 


항우와 유방

저자
시바 료타로 지음
출판사
달궁 | 2002-11-06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역사상 가장 극명한 성격의 두 인물, 항우와 유방 세계 역사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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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와 유방“은 시바 료타로가 쓴 대하소설. 신문 연재소설인데 시바 료타로는 "료마가 간다"라는 책으로 유명한 작가다. 이 책은 달궁에서 3권 짜리로 묶어서 출판되었는데 낱 권으로 사지 않고 한 질로 샀다. 3권 묶음 박스로 되어있어 나름 괜찮다.

워낙에 유명한 초한지다. 초한지는 군에서 첨으로 읽어봤는데 사실 그때는 그렇게 재미있게 읽히지는 않았다. 그냥 저냥 음 뭐 이런 일도 있었구나 싶은 수준이었다. 같은 소재를 가지고 글을 써도 글 쓰는 사람에 따라 읽는 사람에게 얼마나 다르게 받아들여지는지를 이 책과 다른 초한지를 비교하여 읽으면 느낄 수 있다.

초한쟁패는 워낙에 유명한 일화라 굳이 여기서 구구절절 이야기할 필요는 없지만 저자는 촌 구석의 건달 노릇이나 하던 유방이 어떻게 초나라 귀족 출신의 용장 항우를 멸하고 마침내 한나라를 세웠는지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묘사한다. 대하소설을 읽으면서 느끼게 되는 수많은 인물들의 모습도 부담스럽다기보다는 가슴에 벅차다.

“사람의 일생이란 문틈으로 백마가 달려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큼 짧다고 우리 마을의 한 부로가 늘 말하곤 했습니다. 이렇게 죽는 것도 상쾌한 일이 아닐까 합니다.” 멍한 표정을 띄며 자신을 바라보던 유방과 헤어지면서 남긴 기신의 이야기는 저자의 말처럼 사람이 위급한 순간에 닥쳐 내뱉는 말 한마디가 그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문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공감케 한다. 

결국 항우가 유방에게 무릎을 꿇은 것을 보노라면 항우가 모든 걸 혼자 다 하려해서는 안되었던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치게 유능한 사람은 실무에서는 두각을 낼지는 몰라도 리더 역할을 꼭 잘한다고 할 수는 없기도 하다.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과 사람들을 이끌고 포용하는 건 전혀 다른 것일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재삼 되새기게 된다.

비록 번역물이지만 작가의 역량을 느낄 수밖에 없는 책이다. 3번 읽었는데 읽을수록 새롭고 읽을 때마다 손을 때기 힘들다. 어느 초한쟁패의 이야기보다 으뜸으로 치고 싶은 책이다.

Posted by Tony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