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에 해당되는 글 132건

  1. 2007.10.02 기독교 성서의 이해
  2. 2007.09.17 콘스탄티노플 함락
  3. 2007.09.05 성채
  4. 2007.08.23 우리 궁궐 이야기
  5. 2007.08.16 오 자히르
  6. 2007.08.14 그 남자네 집
  7. 2007.08.09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8. 2007.08.01 항우와 유방
  9. 2007.06.21 칼의 노래
  10. 2007.06.10 완당평전

기독교 성서의 이해
국내도서
저자 : 김용옥
출판 : 통나무 2007.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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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랬는지 기억이 좀 잘 안나는데 이 책을 읽고 있는 걸 보더니
 
"교회 다니기로 했냐?"
 
꼭 교회를 다녀야 성경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는건 아니지 않는가?
뭐 불경 한번 읽으려면 우선 절부터 가야 하나? 암튼간에 기독교인이 되고 싶은 생각도 없고 될 가능성도 없지만 궁금한 것도 있고 마침 알고싶던 주제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 같아서 사서 읽었다.
 
책 내용이 아주 어렵다기 보다는 요즘 마지막 학기에 들어와서 책 읽기가 좀 애매하게 되어 책 사고 약 1달만에 다 읽었다.
 
암튼 얘기하자면 흥미있는 책이다.
 
지금도 이해가 안되는 건 예전에 성당에 다닐까 생각하고 한달 동안 정말로 다녔었는데 주구장창 기도문만 외우고 성가만 외웠지 전반적인 아니 교인으로서 최소한 가져야할 상식 정도도 안 가르켜주는 것 같았다. 신앙은 지식이 아니라 무조건 믿습니다, 라는 건가? 물론 모든 건 보는 입장에 해석하는 관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그 조차도 너무 읽을 만한 것들이 없다.
 
이 책에서 흥미롭게 볼 수 있는 내용은 초기 교회 시작에서부터 니케아 공회까지의 과정을 통해 로마카톨릭이 중심이 되는 역사적 배경과 그 의미에 대한 설명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시기를 거치고 아무튼 그의 가르침은 구전되고 필사되어 전해졌을 것이며 유일신 종교의 숙명으로 정통에 대한 논쟁이 뜨거워졌을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싶다.
 
"내가 세상에 화평을 주려고 온 줄로 아느냐 너희에게 이르노니 아니라 도리어 분쟁케 하려 함이로라"(누가:51절).
 
이병 때 이 구절을 읽고 얼마나 오싹했는지 모른다. 입장에 따라 얼마나 다른 해석이 가능한 구절인가. 기독교는 어찌되었든 많은 사람들이 믿고있는 주류 종교 중의 하나이며 흥미를 가져 볼만한 대상이다.

Posted by Tony Kim :

콘스탄티노플 함락

2007. 9. 17. 16:12 from BoOk/hIsToRy

 


전쟁

저자
시오노 나나미 지음
출판사
한길사 펴냄 | 2000-03-01 출간
카테고리
전쟁
책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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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노 나나미의 글중에 전쟁 3부작이 있는데 그 시작을 콘스탄티노플 함락으로 시작하고 있다. 사실 로마사에 대해서는 별반 관심도 없었고 무엇보다 아는 것도 없었는데 대우차에 있을때 기숙사에서 룸메이트가 사가지고 있던 로마인 이야기 2권을 읽기 시작하면서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다.) 로마인 이야기를 암튼 지금까지 나온 것까지는 다읽었고 이전에 비해서는 많은 것들을 알게되었다.

 

그렇게 시작하는 로마의 이야기가 여기서 어떤 형식으로든 끝이 나게된다. 동로마제국이 지금의 이스탄불인 이 도시 콘스탄티노플을 수도로 동로마제국을 열고 한때는 로마 전성기의 세력을 가지고 있었으나 멸망 당시에는 지금의 이스탄불인 콘스탄티노플로 세력이 위축되어 결국은 오스만투르크제국에 점령 당하여 역사에서 로마제국은 사라지게되고 만다.

 

시오노나나미의 이 책은 나머지 두편들이 그렇듯이 소설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동로마제국이 멸망한 것은 아무튼 중세가 이미 지나가기 시작해서 르네상스를 앞두던 시기였었고 자료는 충분하며 기록도 비교적 상세하게 남아있던 역사적인 사실이니 이야기 면면이 비록 소설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픽션은 아니다. 오히려 전쟁에 참가한 인간군상들의 면목을 통해 당시의 상황에 읽는 사람이 몰입될 수있게 해주고 있다.

 

카톨릭이 아닌 그리스정교의 국가, 로마인의 나라라기보다 그리스의 국가 같았던 동로마는 심지어 같은 기독교인들의 국가에 의해 십자군 원정중에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당하기도 하면서 이미 도시국가 수준으로 세력이 위축되어있었고 그만큼이나 오래 국가를 유지한다는 것이 오히려 기적적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그렇게 큰 제국이 결국은 그렇게 없어지게되었다는 사실은 어쩔 수 없이 연민과 안타까움이 같이 하게 마련이다. 선황때에 위기를 가까스로 외부적인 요인으로 모면하였을 때 좀더 방비를 하였더라면 주변의 기독교 국가들이 원조에 좀 더 빨리 대응을 했었더라면 하다못해 마지막 공세때에 수비병이 문을 잠그는 것을 잊지만 않았었더라면이라는 이야기들은 결국은 이런 안타까움의 표현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의 생명도 백년을 넘기기 힘들고 지금까지의 그 수많은 제국들도 결국은 영원하지 않았듯이 로마 또한 동방의 오스만투르크에 의해 최후를 맞게된다. 오히려 우리가 행간에서 읽어야될 건 장거리포가 사용되는 쪽으로 이미 시대가 바뀌고 있는데 난공불락의 성벽만을 믿고 화려한 갑옷에 기사들을 고집하던 구세력이 헝가리의 신기술 장거리포를 동반하여 막강한 육군을 내세운 신세력에 의해서 멸망되는 것을 보아야되는 건 아닌가 싶다. 세상은 끊임없이 좋은 방향으로든 나쁜 방향으로든 변한다.

Posted by Tony Kim :

성채

2007. 9. 5. 16:19 from BoOk/nOvEl


성채(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47-1)

저자
A.J. 크로닌, 크로닌 지음
출판사
범우사 | 1999-11-3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주인공인 앤드루 맨슨은 가난하지만 의사로서의 사명감에 충실한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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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우사에서 나왔고 오옷 이제보니 초판이다. (초판1쇄) 뭐 아시는 분들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 나오고 얼마 안지나서 MBC에서 약간 각색해서 드라마로도 나왔었다. (드라마 제목은 까먹었다.) 요즘 디카 사서 돈도 없고 ㅠ.ㅠ 그래서 그냥 예전에 읽던 책들 중에서 골라서 다시 읽자고 생각해서 첨엔 삼국지를 읽기 시작했는데 오호 통재라. 5권 분실이다. (마지막 한권) 눈물을 머금고 한질 다서 사서 보기로 하고 황석영 삼국지 주문. 그 사이에 읽자 생각하고 성채를 뽑아들었다. 이 책은 고등학교 때 읽었었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니 전혀 내용들이 새롭게 읽힌다. (사실 기억이 전혀 나질 않는다.) 책 내용은 정말 드라마 소재로 적합한 가난한 의대생이 온갖 역경을 거쳐서 훌륭한 의사가 된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책 읽은 사람이 해서는 안되는데... 그렇게 설명하면 이 세상에 읽을 만한 책이 어디있겠으며 볼만한 영화가 어디 있겠는가?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고 나서 "응 형제가 있었는데 전쟁 중에 형이 죽는다는 얘기야."라고 한다면... 물론 말이야 틀린건 아니지만 너무 심한 압축이 아닐까?

 

그래서 다시 설명.

 

총 4개 Chapter로 나눠지고 첫째 단원은 주인공이 의대를 졸업해서 보조로 탄광촌에 취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여기서 배우자가 될 크리스틴을 만나 사랑에 빠지기도 하지만... 주는 그게 아니고 막상 졸업하고 취업을 해보니 주변의 여건은 온갖 불합리와 부조리로 가득 차 있다. 주변의 기득권층들도 사사건건 곧이곧대로 일을 하는 주인공이 눈에 거슬리고, 이러저러한 상황 때문에 기득권층의 총공세가 이루어져서 주인공을 위기로 몰아넣으려지만 정의는 승리하는 법. 주인공은 멋지게 설욕을 하고 제발 남아달라는 사람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더 좋은 조건을 내세운 곳으로 옮긴다. 크리스틴과 결혼하는 것으로 1부 끝.

 

2부는 그래서 옮긴 곳도 가보니 불합리하기는 마찬가지. 그런데 암튼 주인공은 바쁜 와중에도 쌍코피 터지게 열심히 공부해서 의학박사 학위와 학회에도 가입을 하게되고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으려 했던 사람들을 멋지게 설욕하고 제발 남아달라는 사람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런던으로 진출.

 

3부는 좀 쉬어가는 분위기. 공사 같은데 취업을 하는데 공무원들 시간 까먹는거 보다가 열이 터져서 주인공은 사표쓰고 개업을 결심.

 

4부에서 이렇게 앞에서 고생하시던 주인공이 점차 이름이 알려지면서 돈과 명예를 거머쥐지만 점점 속물이 되어간다. 마누라 크리스틴은 그런 주인공에 불만이지만 말려도 주인공은 이미 돈 맛을 본터라 어찌 하지도 못하고. 그러다가 어떤 계기로 주인공 대오각성하여 그 모든 악행을 거두고 과거의 순수했던 모습으로 돌아가려하나 오호통재라 그러고 얼마 안되어 크리스틴이 너무 좋아서 촐삭대다가 버스에 직통으로 받혀 죽게된다. 암튼 주인공은 반성해서 좋은 의사가 된다는 말씀.

 

여기까지가 대강의 스토리다. 뭐 한참만에 책을 보니 사실 첨에 읽을 때에는 상당히 감동도 받고 좋은 책이었던 것 같은데 어째 그냥 평범한 스토리인 것도 같고 내용도 틀에 박힌 듯하고 ... 뭐 그렇다. 저자는 사실 원래 의사. 그래서 생활속의 소재를 책으로 옮긴 것도 있을 것이고... 다시 읽어본 느낌은 그냥 시간 죽이면서 보기에는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Posted by Tony Kim :

우리 궁궐 이야기

2007. 8. 23. 16:05 from BoOk/hIsToRy

 

우리 궁궐 이야기
국내도서
저자 : 홍순민
출판 : 청년사 2005.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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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궁궐이야기'는 다른 이유보다는 너무 서울에 있는 궁궐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도 없다는 생각에서 사서 보게 되었다. 지금은 화성에 살고 있지만 첫 직장을 창원에서 가지기 전까지는 군대 시절을 제외한 27년 간을 서울에서 살았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내가 서울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곤하는데 이 책도 그런 이유에서 사서 읽게되었다.

 

서울에 궁이 5개나 있었다는것을 그리고 그 각각의 궁의 이름이라도 제대로 알고있는 서울시민이 얼마나 될까. 덕수궁이 원래는 경운궁이라는 것을 덕수라는 것은 고종이 헤이그밀사 사건이후 일제로부터 굴욕적으로 받은 궁호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까.

 

이 책을 사서 보기 전에 경복궁에 한번 혼자 가 본 적이 있었다. 근정전은 대대적으로 수리중이고 총독부 건물이 있던 자리에서는 수문장 교대식이 있었었다. 이리저리 발걸음을 옮기다보니 의경들이 막고 선 문이 있는데 그 멀리 정말이지 멋있는 건물이 있었다. 그 멀리에서 봐도 칠이 벗겨지고 문에 창호지가 벗겨진 것이 보이지만 그래도 저런 건물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 건물이 집옥재다. 지금은 들어가지 못하는 저런 건물들과 그리고 지금은 잔디밭으로 변했어도 한때는 궁녀들과 궁인들이 복작거렸을 경복궁과 경희궁 창경궁 창덕궁 경운궁을 책에서라도 더듬어 볼 수 있으면 좋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Posted by Tony Kim :

오 자히르

2007. 8. 16. 16:25 from BoOk/nOvEl

 

오 자히르
국내도서
저자 : 파울로 코엘료(Paulo Coelho) / 최정수역
출판 : 문학동네 2005.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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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영식이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친구들이 오기 전에 GS25에서 사서 스타벅스에서 커피 마시면서 보려고 샀던 책이다. 그리고 다 읽기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났다. 어렵게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다소 손에 잡히지가 않는 류라고 할까? 

 

지금까지 3권의 책을  읽어봤는데 (연금술사/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오 자히르) 어쩐지 조금은 나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연금술사"를 읽을 때는 뭐 라틴 계열의 작가니까 분위기가 역시나 라틴틱하구나 라는 생각이였고 "베로니카…" 도 지루한 면이 없지는 않았고 또 마지막이 다소 황당스럽기는 했지만 "그래 정말 그렇기도 하지…" 라는 공감대가 아주 없지는 않았었는데 이 책은 뭐랄까… "베로니카…"에서 다루었던 그런 소재들에 초현실적인 그런 내용들이 뒤섞여있고 또 거기다가 너무 감정적이고 뭐랄까 들떠있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런 식이어서 책을 읽는 자체가 다소 불편했던 것 같다. 거의 마지막 쯤의 연회장에서 주인공과 연회 참석자들의 논쟁 장면에서는 그 정도가 지나친 수준이 되어 이건 돈 자랑을 하자는 건지 아니면 우리는 숨길 것 없는 끈끈한 사이로 가야한다는 건지 아니면 그도 저도 아니라 인생 쿨하게 살자는 건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초반을 지나 중반쯤에 위태위태하던 소설이 그런대로 종반쯤에 길을 잡아서 마무리가 되는 것은 같은데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에 호감은 고사하고 공감이 형성되지 않는 소설이었다.     

 

글쎄… 클린턴은 휴양지에서 코엘류의 책을 잔뜩 쌓아놓고 읽어보는게 소원이었다지만 나로서는 이제 당분간은 코엘류의 소설이 손에 잡히지가 않을 것 같다.

Posted by Tony Kim :

그 남자네 집

2007. 8. 14. 09:31 from BoOk/nOvEl

 


그 남자네 집

저자
박완서 지음
출판사
현대문학 | 2004-10-23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낙서없는 상태 양호한 책 입니다. (책띠 그대로 )한국 현대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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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의 "그 남자네 집"은 어떻게 보면 "그 많던 싱아를 누가..."와 "그 산이 정말...."를 이어주는 삼부작의 마지막 같은 소설이다. (누구도 그렇게 말한 적이 없지만 내 느낌이 그냥 그렇다.) "..싱아.."에서의 유년기를 거쳐 "그 산이..."에서 처절했던 청년기를 지난 그 다음 이야기가 여기서 펼쳐진다.

 

책이 시작되는 시점은 현대로 올라가서 이미 노년이 된 "나"가 돈암동으로 이사를 간 후배의 집에 찾아가서 "그 남자네 집"을 찾아가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전작에서와 달리 지금의 "나"와 과거의 "나"가 시대를 번갈아가며 때로 그 당시에서, 때로는 그때를 돌아보며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전작들을 돌이켜보면 삼부작 중 첫번째라고 할 수 있던 "싱아"에서 더욱 그런 느낌이 강하지만, 과거에 대한 강한 향수와 "맞아 그때는 그랬었지 그런데 지금은 그런게 없어."라고 말하게 되던 좋았던 옛날에 대한 향수와는 거리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된다. 마치 눈 앞에서 요리를 하는 것을 보는 것처럼 묘사된, 묘기 수준인 시어머니의 요리도 그래서 그것이 좋았다기보다는 "내 생전에 도저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시집의 식도락에 절망감을 느끼게 되었다."라고 혐오의 감정을 숨기지 않으며, "그 남자"와의 연애질도 결국은 이 지긋지긋한 현실을 외면하기 위한 현실도피임을 숨지지 않는다.

 

너무나 아름다웠던 유년시절이었다지만 국군과 인민해방군이 번갈아오가던 서울에서 전쟁시절을 보내고 그토록 사랑하던 오빠마져 잃고나서 이젠 모든 구닥다리 방식들이 혐오스럽도록 싫어졌던 것은 아니었을까?

 

크게는 "나"와 "그 남자"의 이야기가 중심이지만 전후 우리들이 어떻게 그 시대를 지내왔는지를 주변의 인물들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양갈보가 된 춘희도, 지나칠 정도로 답답한 엄마도, 아들만 위해하고 무당 이야기라면 껌벅 넘어가는 시어머니도 여기서는 주변 인물이 아니게되고 그리고 그렇게 볼 수도 없게 한다.

 

마지막 춘희와의 전화통화 장면을 통해 작가가 얘기하고자 했던 것이 그때는 그렇게 엉망으로 망가졌다지만 결국은 우리가 이만큼 해냈다라는 것을 말하고자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세월이 그랬었고 주변환경이 그랬다지만 어차피 사람이 타락해가는 건 "그 남자"에게 악담을 퍼부었던 것처럼 어차피 모든 건 내가 만들어놓은 결과일 뿐이고, 우리는 자부심을 느낄 정도로 잘된 것도, 자괴감을 느낌 정도로 망가진 것도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아직도 끝이 나지는 않은 과정 중에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Posted by Tony Kim :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국내도서
저자 : 박완서
출판 : 웅진지식하우스 199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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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소설이나 한번 읽어보자 생각을 하고 이책 저책 보다보니 박완서의 그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요즘 주로 Yes24에서 책을 사는데.... 구매액이 5만원이 넘으면 배송료가 안붙는 관계로 왠만하면 보고싶은 책들은 한방에 사고는 한다. 싱아하고 뭐하고 해서 한 6권 샀다. 그리고 책을 받았지.

 

싱아는 굉장히 쉽게 읽히는 책이다.
주로 나는 퇴근버스에서 책을 읽는데... 사흘만에 다 읽어버렸다. 그런데 오호 통재라. 이건 연작 소설이다. 이걸로 끝나는게 아니다. 미리 알았으면 같이 사는건데 이제는 나머지 5권을 다 읽고서야 살 수가 있지않은가... 암튼 근 한달이 지나서야 책 5권을 읽을 수 있었고 그 담에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를 사서 읽었다. 책은 꼭 사기전에 이런 사항들을 알아둬야 할 것 같다. (임꺽정 10권 읽고 나서 미완성이라는 걸 알아봐라. 거이 돌아버린다.)

 

박완서 자신도 얘기를 하듯이 이 책들은 소설이 아니다. 오히려 자서전이나 뭐 그런 종류의 글이라고 생각을 하면 된다. 싱아는 박완서의 유년시절부터 20살까지의 시기를 다루고 있으며 그산은 6.25 전쟁부터 박완서가 결혼하기까지의 시기를 다루고 있다. 총 3부작으로 계획이 되어있다는데 아직 3편은 나오지 않았다.

 

글을 읽다보면 작가의 놀라운 기억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다. 70을 넘긴 노작가는 유년시절의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하고 있다. 개풍에서의 유년시절을 보면 마을의 풍경이나 동네의 모습 사람들 살던 모습들이 마치 손에 잡힐 듯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많은 부분은 작가의 상상력에 의존할 수도 있겠지만 또한 많은 부분들이 기억에 의존했던 것을 생각하면 놀랄 수 밖에 없다.

 

이 두 연작은 당시의 보통 한국인들이 어떤 삶을 꾸려가고 있었고 어떤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어떻게 이런 사람들이 해방과 6.25라는 격변기를 살아가는지도 보여주고 있다.

 

이 두 글에서 가장 급격한 변화를 보이는 인물은 박완서의 오빠이다. 박완서의 말을 빌리면 과묵하고 이상적이며 모든 부분에 합리적인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던 오빠가 전쟁을 맞으면서 정말로 믿을 수 없을 정도록 심하게 변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병으로 죽은 전처의 처가에 새로 맞이한 처와 가족들을 끌고 가자며 우기는 오빠의 모습을 보면 극한에 내몰린 인간이 어떻게 변할 수 밖에 없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사마천의 말대로 재물이 있고서야 예의가 있을 수 있고 친구도 있을 수 있다는 말이 실감이 가는 부분이다.

 

결국 권력의 공포는 이렇듯 평범하고 평온한 사람들을 인간성마져 처참하게 파괴하는 것에 있지않을까 싶다. 결국 현대사에서 전쟁과 군사독재를 거치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 또 무너져갔을까를 생각하면 송연한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Posted by Tony Kim :

항우와 유방

2007. 8. 1. 09:36 from BoOk/nOvEl

 


항우와 유방

저자
시바 료타로 지음
출판사
달궁 | 2002-11-06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역사상 가장 극명한 성격의 두 인물, 항우와 유방 세계 역사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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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와 유방“은 시바 료타로가 쓴 대하소설. 신문 연재소설인데 시바 료타로는 "료마가 간다"라는 책으로 유명한 작가다. 이 책은 달궁에서 3권 짜리로 묶어서 출판되었는데 낱 권으로 사지 않고 한 질로 샀다. 3권 묶음 박스로 되어있어 나름 괜찮다.

워낙에 유명한 초한지다. 초한지는 군에서 첨으로 읽어봤는데 사실 그때는 그렇게 재미있게 읽히지는 않았다. 그냥 저냥 음 뭐 이런 일도 있었구나 싶은 수준이었다. 같은 소재를 가지고 글을 써도 글 쓰는 사람에 따라 읽는 사람에게 얼마나 다르게 받아들여지는지를 이 책과 다른 초한지를 비교하여 읽으면 느낄 수 있다.

초한쟁패는 워낙에 유명한 일화라 굳이 여기서 구구절절 이야기할 필요는 없지만 저자는 촌 구석의 건달 노릇이나 하던 유방이 어떻게 초나라 귀족 출신의 용장 항우를 멸하고 마침내 한나라를 세웠는지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묘사한다. 대하소설을 읽으면서 느끼게 되는 수많은 인물들의 모습도 부담스럽다기보다는 가슴에 벅차다.

“사람의 일생이란 문틈으로 백마가 달려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큼 짧다고 우리 마을의 한 부로가 늘 말하곤 했습니다. 이렇게 죽는 것도 상쾌한 일이 아닐까 합니다.” 멍한 표정을 띄며 자신을 바라보던 유방과 헤어지면서 남긴 기신의 이야기는 저자의 말처럼 사람이 위급한 순간에 닥쳐 내뱉는 말 한마디가 그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문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공감케 한다. 

결국 항우가 유방에게 무릎을 꿇은 것을 보노라면 항우가 모든 걸 혼자 다 하려해서는 안되었던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치게 유능한 사람은 실무에서는 두각을 낼지는 몰라도 리더 역할을 꼭 잘한다고 할 수는 없기도 하다.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과 사람들을 이끌고 포용하는 건 전혀 다른 것일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재삼 되새기게 된다.

비록 번역물이지만 작가의 역량을 느낄 수밖에 없는 책이다. 3번 읽었는데 읽을수록 새롭고 읽을 때마다 손을 때기 힘들다. 어느 초한쟁패의 이야기보다 으뜸으로 치고 싶은 책이다.

Posted by Tony Kim :

칼의 노래

2007. 6. 21. 11:30 from BoOk/nOvEl

 


칼의 노래(우리 소설로의 초대 4)

저자
김훈 지음
출판사
생각의나무 | 2001-10-22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상태 하드커버 측면상,하단 때탐과 얼룩 있습니다 속간지부터 뒤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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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노래'는 가슴이 아프도록 슬픈 소설이다. 소설 전편에 걸쳐 이순신의 쓰라린 고통이 읽는 사람의 가슴이 메이게 하는 슬픈 소설이다. 아산에서 죽은 아들 면이 꿈에 나타나자, 이미 죽은 너가 어찌 이리 나타나 나의 꿈을 어지럽히지냐며 매섭게 내치던 이순신은 아들의 원혼이 울며 멀어져가자 그제야 뒤돌아보며 "면아, 면아..."라고 다시 아들을 되찾으며 슬퍼한다. 왜선을 격파하고 사로잡은 조선인 포로들을 베어야한다며, 그들 때문에 수졸들이 죽어나갔고 그들을 베지않고는 군령이 안선다는 부하 장교에게, 베어야할 사람은 너라고. 그리고 나라고, 칼 찬 사람으로서 백성들을 지키지 못해 백성들이 우리에게 총을 들이댔으니 죽어야 할 사람은 너와 나라고 말할 때 비장한 이순신의 슬픔과 아픔이 손 끝으로 전해온다.

 

'칼의 노래'는 눈 앞이 캄캄하도록 답답한 소설이다. 전란에 강토가 휩싸였어도 임금은 보위를 전전긍긍하며, 패거리들은 자신의 이익에 급급해한다. 승전을 이룬 장수를 시기하고 모함하는 무리들이 어찌 없겠는가. 왜와 내통하는 명의 수군 장수를 마주 보며 이자를 베어야되나 하며 이를 가는 이순신의 모습이 그때만의 일일 수 있을 것인가하는 생각에 가슴 한켠이 답답해 온다.

 

기술의 발전은 있을지라도 역사는 반복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백년 전에 비해, 그리고 천년 전에 비해 사람들은 얼마나 성숙해졌을까 . 같은 실패와 좌절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순신의 위대함은 성인이나 영웅의 위대함이라기 보다 정해진 길을 상식에 근거한 판단으로, 고민하며 끝까지 관철시킨 것에 있지않을까. 영웅과 전설은 상식이 없던 시기에 그와 같은 인물에 대한 경이와 시기의 피조물에 불과하다.

Posted by Tony Kim :

완당평전

2007. 6. 10. 13:18 from BoOk/pErSoN

 

완당평전 1 - 일세를 풍미하는 완당바람
국내도서
저자 : 유홍준
출판 : 학고재 2002.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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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당하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추사라고 해야 사람들은 '아하 추사 김정희!'하고 얘기한다. 책을 처음 사서 가지고 다니는데 같이 가던 사람들이 무슨 책이냐고 해서 보여주면 처음 반응이 대체로 이렇다.

이 책은 순전히 작가를 보고 골랐다. 그리고 작가가 하는 말을 믿고 책을 샀다. 이 글의 작가는 유명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유홍준 교수. 책 자체는 상당히 고급스럽다. 이렇게 반질반질한 재질의 책은 첨이다. 타임지나 뉴스위크 같은 주간지 재질의 종이를 사용하고 있다. 책 내용 틈틈히 글이나 글씨 그리고 완당이 머물렀던 곳 같은 사진들이 포함되어있어 그런것 같다. 책 자체도 그래서 그런지 비싸다.

총 3권의 책은 굴곡이 심했던 완당의 삶과 성과들을 차분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실 우리는 우리의 문학이나 역사적 인물에 대해서 잘 알지를 못한다. 추사체에 대해서는 학교에서 듣지만 추사체가 과연 어떻게 생겼는지는 학교 다닐 적에도 미술책 한 곳에도 없었던 것 같다. 반만년 역사니 뭐니 하지만 서양의 번역된 시를 외어도 우리의 조선시대의 한시는 외면한다. 이렇게 된 데에는 아무래도 교육의 영향이 있지않나 싶다. 물론 내가 고등학교때 서양시를 번역한 것을 국어시간이나 다른 시간에 열심히 배웠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고등학교까지의 교육에서 우리 고전은 유독 한글로 표현된 것을 고집하고 한문으로 쓰여진 것은 아예 없는 것처럼 무시되었다. 덕분에 누가 뭐라고 해도 치열한 논쟁과 뼈를 깎는 정진이 깃들여진 선조들의 한문학은 지금도 일반 대중들에게는 논외의 사항이다.

김정희는 사람들이 알고있는 것처럼 글만 잘 쓰던 명필은 아니었다. 금석학의 대가였으며 사상적으로도 평생을 통해 정진했으며 많은 문헌들과 기록들이 남아있다. 그런데 우리는 왜 김정희를 그렇게 밖에는 모르고있었을까. 그의 사상과 삶과 모든 성과들은 다 사라져 버리고 왜 추사체만이 남아있을까. 마치 다빈치의 그림으로만 그를 기억하는 것처럼.

결국 우리가 카프카를 독일어로 읽을 수는 없는 것처럼 우리의 고문학에 대해서도 활발한 번역과 이를 대중에 전파하려는 시스템적인 지원과 노력이 있어야 하지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국수주의냐는 말이 나올지도 모르지만 국수주의라는 말이 부끄러울 정도로 우리는 너무 우리자신의 역사와 문학과 철학에 무지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Posted by Tony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