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nOvEl'에 해당되는 글 38건

  1. 2013.07.10 형제
  2. 2013.01.29 넘버 나인 드림
  3. 2012.04.04 화차
  4. 2012.02.22 숨그네
  5. 2012.02.09 클라우드 아틀라스
  6. 2011.05.26 노르웨이의 숲
  7. 2010.08.28 1Q84 (Book 3)
  8. 2010.01.29 공무도하
  9. 2009.10.10 1Q84
  10. 2009.05.26 추억의 학교

형제

2013. 7. 10. 15:34 from BoOk/nOvEl

 


형제

저자
위화 지음
출판사
X휴머니스트출판그룹(구)휴머니스트_강남 | 2007-07-02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한국인이 가장 열광한 대륙의 작가 위화의 장편소설 [형제]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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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화의 형제는 총 3권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의붓형제인 이광두송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1권이 문혁을 전후한 시기의 소년기가 중심이라면 2권과 3권은 개혁개방 이후 현재에 이르는 중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세권의 책을 모두 읽고 나서의 느낌이라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2권 정도의 시기에서 이야기가 마무리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형제” 1권을 읽기 시작하면 정말 대단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됩니다. 두 의붓형제의 부모가 되는 이란송범평의 이야기가 1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작가는 읽는 이가 때로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게 하다가도 한편에서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게하는, 글을 읽는 내내 독자가 소설 속의 내용과 주인공에 공감하게 만드는 놀라운 글쓰기를 보여줍니다. 주인공 이광두의 어머니인 이란의 이야기는 어쩌면 이 소설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이끌어가는 기둥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은데 가난하며 보잘 것 없던 미망인인 그녀가 기적처럼 송범평과 인연을 맺고, 그녀는 송범평에게서 평생 느껴보지 못한 사랑을 받게됩니다. 문혁의 광기에 송범평은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지만 그녀 평생에 잠시나마 누릴 수 있었던 사랑의 기억은 피도 섞이지 않은 두 남자를 형제로 강하게 엮어주며 1권 마지막에 송강이 이란의 무덤가에서 홀로 엄마 안심하세요. 밥이 한 그릇 밖에 없으면 꼭 광두를 먹일게요. 옷이 한 벌 남으면 꼭 광두를 입힐게요.”라며 맹세하게 되는 바탕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권을 시작으로 두 형제의 삶은 전혀 다른 괘적을 따릅니다. 이광두가 개방개혁의 시기에 때로는 인맥으로, 때로는 사업가적 Mind로 승승장구하며 부를 쌓은 반면에 송강은 사랑하는 부인을 맞이하여 소박한 가정을 꾸리지만 점점 도태되어 생활 자체 뿐만 아니라 자신의 몸 마져도 돌보지 못하는 상황에 빠지게 되고맙니다.

 

2권까지는 그랬다고 하더라고 3권에서의 Episode는 어안이 벙벙하게 합니다. 전국처녀대회니 인공 처녀막이니 하는 내용도 어안이 벙벙해지는데 송강은 동업자의 꼬임에 빠져 인공가슴 수술까지 받아 몸을 망치는 설정부터 이광두와 송강의 처인 임홍의 불륜에 이르게되면 작가가 나름 현대 중국의 성공의 이면에 발생되는 인간성 상실과 심각한 빈부차로 인한 도덕적 병폐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1권과 2권까지 이어지던 공감대가 한 순간에 막장 드라마를 보는 듯한 상황에 엉켜버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3권에서의 과장된 전개에도 불구하고 형제1권만의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소설이라는 느낌입니다. 이란이 송범평과 함께 주위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시내를 걷던 그 내용만으로도 말이죠.

Posted by Tony Kim :

넘버 나인 드림

2013. 1. 29. 19:31 from BoOk/nOvEl


넘버 나인 드림

저자
데이비드 미첼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2-10-2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필립 K. 딕의 [블레이드 러너]가 잭 케루악을 만났을 때 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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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상상력의 표현에 치우치다보니 혼란스러우면서도 방향성을 잃어버린 소설이 되어버렸다는 느낌. 데이비드 미첼의 소설은 이편을 포함, 현재까지 3권이 번역되어 있다. 서로 다른 이야기들을 독창적인 방법으로 옵니버스화하던 다른 두 편에 비해 본 작품은 구성이 다소 다른데 주인공의 기준에서, 때로는 상상으로, 때로는 읽고 있는 소설이나 편지로 프레임을 나누어 구성했다는 차이점이 있다. 문제는 이러한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이 그 나름의 연계성을 가지지 못한 것 같다는 점이며 이로 인해 독자들과의 공감대를 쉽게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갑자기 야쿠자의 잔인한 폭력을 다루다가 일제 자살특공대의 일화를 들고 나오고 그러다 염소작가의 모험기가 튀어나오기도 한다. 이야기 각각도 나름의 독창성을 확보했다기보다 가끔은 지루했으며, 왜 이런 이야기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나 이해하기가 어려웠다는 점이 문제.

 

야쿠시마 출신의 미야케 에이지는 누나인 안주와 같이 야쿠시마 외가에 청소년 시기를 보내다 아버지를 찾아 도쿄로 온다. 사실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는 것이 남매는 사생아로 어릴적부터 아버지에게서 버림받았기 때문. 무절제한 생활을 하던 어머니는 계속되는 시련에 알코올 중독으로 병원을 들락여 남매만이 서로 의지하며 친척들 손에 맞겨져있었는데 그 와중에 누나마저 자살하게 된다. 주인공은 다른 이유보다 생부를 한번이라도 보고 싶다는 마음에 무작정 도쿄로 상경하는데, 아버지를 만나려는 과정 중에 여러 사건들에 휘말리게 된다. 결국 여러 어려움과 곤경이 있었지만 미야케는 애인도 만들고, 아버지와 스치듯 만나며, 어머니와는 화해하게 된다.

 

나름 작품에 대한 이런 평가가 올바르지 않을 수도 있다. 이를테면 이 작품이 집중하는 것은 독창적이고 환상적인 구성에 있는 것이지 개연성이나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내가 이해하지 못한 숨은 코드가 있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지루했다. 책을 다 읽기까지 두달이 넘게 걸렸다. 몰입하여 빠져들기에는 너무 산만하고 일관성 없는 작품이었다는 느낌.

Posted by Tony Kim :

화차

2012. 4. 4. 07:03 from BoOk/nOvEl


화차

저자
미야베 미유키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2-02-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현대사회의 맹점과 어둠을 그려낸 미야베 미유키의 대표작!일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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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돌아보면 살면서 가장 혼돈스러웠던 순간은 대학 다닐 때였던 것 같습니다. 미래는 불확실하고 뭐 하나 분명한게 없었던 그때가 당시에는 정말 참기 힘들게 느껴졌었습니다. 어떻게든 빨리 안정이 되고 싶었다고 할까. 빨리 직장도 결정이 되고 반려자도 결정되고 모든 것이 눈 앞에 확실해지는 순간이 어서 와서 그리고는 더 이상 모호할 것도 없는 상황에서 주어진 상황에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랬었죠.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과연 인생에 그런 순간이 있기는 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불확실성은 모든 욕망에서 비롯되는 번뇌로 비롯되는 건 아닌가, 안정은 결국은 신기루 같은게 아닌가하고 말이죠.

화차는 생전에 악업을 저지른 자들을 지옥으로 실고 가는 불수레라고 책 서두에 밝힙니다.

그녀는 단지 행복하고 싶었을 뿐이었죠. 평범한 행복을 느끼고 싶었는데 세상은 그녀를 달콤한 미래라며 유혹하며 지옥으로 끌고 내려갔었습니다. 작품의 마지막에 교코를 쫓던 혼마는 이 얼마나 작고 가냘픈 여인인가라고 속으로 되내입니다.

잔혹한 살인범인 교코에게 우리가 동정을 하고있다면 결국은 우리의 삶도 언제든 유리와 같이 쉽게 부서질 수 있다는 불안안 현실에 대한 공감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책을 읽고 들었었습니다.
Posted by Tony Kim :

숨그네

2012. 2. 22. 12:02 from BoOk/nOvEl
숨그네 (양장)
국내도서>소설
저자 : 헤르타 뮐러(Herta Muller) / 박경희역
출판 : 문학동네 2010.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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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타 뮐러의 숨그네는 굳이 나누자면 수용소 문학으로 분류가 될 수 있는 작품인데요 수용소를 배경으로 한 작품은 솔제니친의 수용소 군도’, ‘이반 데이소비치의 하루같은 작품들도 여기에 나뉘어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조금 이 작품이 특이하다고 굳이 말을 하자면 기존의 수용소 문학 작품은 공산독재국이나 (중국이나 소련 치하의) 파시스트 정권하에서 탄압받던 자국민이나 피지배민 (주로 유태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었다면 이 작품은 이차대전 이후 공산화된 루마니아 정권 하에서 소련으로 강제 소집된 독일계 루마니아인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고보면 우리나라는 정말 착한 국민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해방 이후 식민지 시대에 있었던 과거사에 대해 이런 보복적인 조치는 거의 없었던 것 같으니 말입니다. 5년 만에 바로 전쟁이 터진 것도 이유가 될지 모르겠지만 일본인에 대한 보복은 고사하고 자국의 매국노에 대해서도 관대하기 이를 데 없었으니 선한 건지 배알이 없는 건지 가끔 헥갈리곤 합니다. (누구는 이웃나라에 남아있던 독일인도 아니고 독일계까지 강제 수용소에 쳐넣어서 보복을 하는데 말이죠.)

 

작품의 취지와는 좀 동떨어진 Comment였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전쟁범죄와는 아무 상관없던 독일계 루마니아 인들을 노동수용소에 강제 소집하여 학대하는 것은 정의와는 아무 상관없는 집단의 폭력에 불과하니까요. 작품은 사실에 기조하여 작성된 작품입니다. 저자와 지인관계이던 오스타 파스티오르라는 여성의 경험담에 기초한 작품인데 주인공은 17세의 게이 소년 레오로 설정하였습니다.

 

작품은 시간의 흐름으로 전개되지만 구조는 Episode식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Episode Episode간의 연속성이 다소 느슨하여 사실 작품에 몰입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고통스러운 상황이 모호하면서도 자기 중심적인 묘사로 나열되어 독자의 마음까지도 무겁게 짖누르는 것 같더군요. 아무튼 꽤 오랜 시간에 걸쳐 읽었습니다.

 

주변의 사람들이 하나둘 희생 당하는 중에도 레오는 결국 살아남아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상처 받은 영혼은 장소만 바뀌었을 뿐 계속 고통 받게 되죠. 폭력은 아무 정당성도 주지 못한다는 것을 새삼 되뇌이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Posted by Tony Kim :

클라우드 아틀라스

2012. 2. 9. 13:37 from BoOk/nOvEl

클라우드 아틀라스 1
국내도서>소설
저자 : 데이비드 미첼 / 송은주역
출판 : 문학동네 2010.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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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아틀라스는 서로 다른 주인공과 시대적 배경을 가진 6개의 에피소드가 느슨한 연결 고리를 가지고 이어지는 구조로 작성되어 있습니다. 6개의 에피소드가 한 작품 안에 들어가려니 사실 부피가 만만치 않은 소설인데 그렇다고 읽기에 부담스러운 정도는 아닙니다. 사실 어느 정도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서 후반부로 가면 읽기에 속도가 붙을 정도죠. 작품 구조가 매우 독특한데 처음 에피소드가 약 19세기를 배경으로, 다음 에피소드는 20세기초, 그 다음은 1970년대, 그 다음은 근미래 ( 2050년 정도?) 그 다음은 조금 멀리 떨어진 듯한 미래, 그 다음은 정말 언제인지 알 수 없는 아주 먼 미래를 배경으로 이어지는데 이게 마지막 6번째를 제외한 나머지에서는 절반 정도만 이야기가 전개되다 다음 에피소드로 넘어가는 식으로 1권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섯번째 에피소드 이후 2권부터는 다시 순차적으로 시간을 거슬러 이전에 마무리되지 못한 이야기의 나머지 반이 다시 이어져 마무리되는 식의 구조인데 독자 입장에서는 1권에서 다소 어중간하게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했던 전 에피소드의 결말을 알고 싶어서라도 계속 끝까지 읽게 되는 구조라고 할까요?

 

작품을 아우르는 주제는 탐욕과 차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 에피소드에서 약탈적인 개척기 미국을 배경으로 노예제에 대한 언급이 그 다음 에피소드에서는 유명 작곡가와 그 견습생 간의 불평등한 관계에 기인한 파멸적 결말로 연결됩니다.

 

'손미451의 오리즌'은 이러한 인간의 탐욕으로 인한 그로테스크적인 디스토피아 세계를 극단적인 모습으로 보여주는 에피소드입니다. 복제인간들이 평생을 약탈 당하다가 결국은 처참한 최후를 맞게되는 이 이야기를 통해 차별은 어떠한 모습으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됩니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도입부의 첫번째 에피소드에서는 다소 지루한 감이 있지만 두번째 에피소드로 넘어가게 되면서부터는 재미있게 읽히는 책입니다. 데이비드 미첼의 소설은 우리나라에는 별달리 번역이 많이 되어있지 않은데 책을 읽다보면 정말 세상은 넓고 강호에는 고수들이 가득하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Posted by Tony Kim :

노르웨이의 숲

2011. 5. 26. 12:26 from BoOk/nOvEl
노르웨이의숲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 일본소설일반
지은이 무라카미 하루키 (열림원, 199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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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십 몇 년이 지나 다시 꺼내 읽었습니다. 책 자체는 97년 판인데 늦어도 98년을 넘기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창원에 있을 때 서울 올라오는 기차에서 읽으려고 마산역 근처의 서점에서 사서, 기차로 오가며 이틀 만에 다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만큼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죠. 책이 가진 여러 미덕 중에는 재미도 무시할 수 없는데 사실 재미있는 책을 찾기도 좀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책 자체도 재미있어야 되겠지만 읽는 사람과도 Code가 맞아야 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점이니까요. 아무튼 당시에는 그렇게 재미있게 읽었던 책인데 그래도 시간이 한참 지나 다시 읽으려니 절반은 새 책을 읽는 느낌이었습니다. 대략적인 이야기와 인물들만 기억 속에 뿌옇게 남아 오랫동안 헤어졌던 친구의 추억을 듣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실 노르웨이의 숲은 여타 하루키의 소설과는 형식이나 스타일에서 확연하게 차이를 보이는 소설입니다. 전으로도 그렇고 후로도 이와 비슷한 작품을 하루키의 소설 중에서는 찾기 힘듭니다. “1Q84”에서는 전작 대비 다소 느슨해진 측면이 있지만 하루키 소설에 일관되게 형성되는 구도는 현실과 이에 대비되는 초현실적인 다른 차원의 양분된 세계의 모습인데 이러한 구도를 통해 혹은 잠재의식에 내재된 갈등을 표현하기도 하고 다른 측면에서 사건을 조망하기도 하는 도구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소설에 익숙해진 독자들은 사실 이런 묘사에 당황하기도 하는데 심한 경우는 황당무계하다는 반응도 본 적이 있습니다. “노르웨이의 숲에서는 사실 이런 식의 초현실적이라던지 사이킥한 표현은 찾아볼 수 없는 그래서 오히려 다소 하루키의 소설로는 의외라고 할 정도로 일상적이고 평범한 방식으로 서술되어 있습니다. (주인공들은 좋게 표현하면 개성이 굉장히 강한 사람들이지만)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노르웨이의 숲도 이분화된 세계의 구조를 가지고는 있습니다. “마의 산을 연상시키는 나오코의 요양소는 역에 내려 시골버스로 한참을 들어가 걷기를 한참인, 그렇게 세상과 너무나도 단절되어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현실과 대비해 너무나 평화롭고 아름다운 장소라는 점을 보면 말이죠.

 

하지만 노르웨이의 숲은 어찌되었든 스타일리쉬한 글 쓰기라기보다 스토리텔링에 더 무게 중심이 가 있는 소설입니다. 나오코와 와타나베, 그리고 미도리 세 명이 어떻게 만나고 어떻게 사이를 좁히고 어떻게 아프고 사랑하는지가 이 소설의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사랑은 너무도 압도적인 감정이어서 항상 기쁨의 모습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는 점을 새삼 되뇌이게 되더군요. 대부분 책을 읽다보면 같은 경우는 많지 않겠지만 자신들의 예전 아픔과 추억이 투영되는 것을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하던 사람은 여기서처럼 죽음으로 헤어지는 경우는 흔하지 않더라도 오해로도, 변심으로도, 나약함으로도, 비겁함으로도 아니면 시기의 모습으로도 상실되어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내가 할 수 있었는데 안했던 것과 내가 막으려해도 막을 수 없는 것들로 좌절하고 힘들어하던 그러면서도 그녀를 보면 마음이 설레는, “노르웨이의 숲은 그렇게 옛 친구의 사랑 이야기처럼 다시 읽혀졌습니다.


Posted by Tony Kim :

1Q84 (Book 3)

2010. 8. 28. 09:27 from BoOk/nOvEl
1Q84.310월-12월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 일본소설일반
지은이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동네,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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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3권은 700 Page가 넘는 상당한 분량의 책입니다. 하지만 거의 모든 하루키의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부피가 부담으로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상당한 흡인력을 가지죠. 어느덧 읽다보면 마지막 Page에 도달하게 되고 맙니다. 가히 Story Telling에 있어서는, 독자들의 눈을 끌어당겨 몰입하게 하는데는 하루키는 천부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거의 최고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죠.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 건 그래서 작가는 무엇을 얘기하고자 하는 건가,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사실 3권을 읽기 전까지 다소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던게 "해변의 카프카"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와 같이 기존 하루키의 소설들에 나오는 세계는 완전히 구분된 두개의 세계로 이루어져있었는데 그 경계가 완전히 무너진 듯한 느낌이 들어서였습니다. 지금 세계에서 갑자기 없던 달이 하나 더 생겨버렸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거죠. 하지만 결국 마지막에 아오마메와 덴코는 비상계단을 통해 달이 하나뿐인 세계로 넘어오게되고 지금까지 "그쪽" 세계에서 있었다는 쪽으로 이야기가 일단 정리됩니다.

그러면 두개의 달은 뭐였을까죠? 리틀피플은? 공기번데기는? 소리는 어떤 의미였죠?

상징으로 받아들이기에 힌트가 적고 쫓고 쫓기는 추격전에서 아오마메와 덴코가 마침내 만나게 되었지만 이들 주인공들이 어떤 운명을 맞이하게 될지, 달이 하나뿐인 이쪽 세계에서 둘은 결국 행복해졌을지, "선구"로부터 도망가는 것이 그들의 운명이었는지, 아니면 맞서게될지 모든 것이 아직은 빈칸이 느껴집니다.
Posted by Tony Kim :

공무도하

2010. 1. 29. 12:32 from BoOk/nOvEl

공무도하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김훈 (문학동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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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작가마다 나름의 분위기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마련인데 김훈 작가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공무도하'를 읽다보면 전작에서와 같이 작품 안의 사람들의 피로한 일상이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읽는 사람의 마음을 답답하게 억누르고 있다.

계속되는 전쟁과 임금의 시기에 힘들어하는 이순신처럼, 사방이 틀어막혀 항복 밖에는 길이 없어졌는데 명분에 매달려 오도가도 못하는 인조처럼, '공무도하'에서는 기자인 문정수도, 그의 애인인 노목희도, 전직 소방관이었던 박옥출도 그리고 작품 안의 다른 모든 사람들도 그저 살아가기 위해 아둥거리는데 삶의 무게가 그처럼 녹녹치는 않아 비극이 눈 앞에 보여도 피하지 못하며 어두운 고통의 시간은 언제가 끝인지 가이없다.

이 피로한 일상을 건너 벋어나려는 사람들과 건널 수 없는 비극을 예상하며 쓰디쓴 숙명에 울부짖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수천년 전 여옥이 울부짖던 시의 제목 속에 스며들어 좋은 사람도 나쁜 사람도, 선도 악도, 아름답고 추함도, 산 사람과 죽음도 안개처럼 모호하게 바닷가 마을 해망을 배경으로 담아내었다.
Posted by Tony Kim :

1Q84

2009. 10. 10. 16:11 from BoOk/nOvEl

1Q84. 2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동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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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분량이 만만치 않은 두권의 책을 읽고 나면 어리둥절한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는게 마치 산을 오르다가 아직 정상은 (내려 오는 길은 차치하고) 더 가야할 것 같은데 길이 끊어진 듯한 생각을 받기 때문이다. '뭐야 끝난거야?' 이런 느낌이라고 할까? 아오마메는 이렇게 길 중간에 내팽겨쳐지는 것도 그녀답지 않고 (아니면 하루키답지 않고.) 덴코도 이제 단서를 잡은 홈즈와 같아서 흐릿한 모습으로 모든 것이 불분명하게 물음표를 하나씩 머리 위에 달고서 책 주위에 모여앉은 듯한 당황스러움이 편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하루키는 하루키.
 
무슨 느낌인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 건지 도대체 갈피를 못잡는 상황에서도 내용의 흡입력에 빠져들게된다. 다른 누군가가 하늘에 달이 두개 떠있는 소설을 썼다면 어떤 반응들이 돌아왔을까?

아무튼 첫번째 걱정은 끝. 하루키의 최근 인터뷰 내용에 의하면 소설은 계속 이어질 것이고 다음 편이 아마 내년 중순쯤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역시 그건 아니었다.) 아무튼 비정상적인 세상에서 비정상적인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진행이 될 것인지 기대가 된다. 아무리 자기 합리화를 해도 연쇄 살인범에 분명한 아오마메와 결국은 '나라면 할 수 있어'라는 의식이 기저에 깔려 대필작업에 말려든 덴코의 모습은 다소의 차이가 있어도 정상과는 거리가 있는 케릭터들이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도 범죄자가 되거나 자신의 재능을 낭비한 두 주인공의 삶의 이유가 될 수는 없었다.

어떻게 그리고 어떤 식으로 또한 그 수많은 의미가 모호한 소설 속의 장치들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건지를 궁금해하면서 다음 편을 기다려야 할 것 같다.
Posted by Tony Kim :

추억의 학교

2009. 5. 26. 18:32 from BoOk/nOvEl

추억의 학교
국내도서
저자 : 조반니모스카 / 김효정역
출판 : 우리교육 2004.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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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반니 모스카의 "추억의 학교"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사실 이번에 첨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중학교 때 쯤에 읽고 다시 찾아 읽는 책입니다. 당시에 집에 어머니가 ABE 전집을 사오셔서 "나의 학교, 나의 선생"라는 제목으로 엮어져서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몇몇 기억 나는 책들 중의 하나가 이 책이었습니다.
 
뭐 중학교 때니까 하도 오래 전의 일이고 새까맣게 잊고 있다가 불현듯 몇 달 전에 이 책을 포함해서 몇 권 전에 읽었던 생각이 나더군요. 혹시나 하는 생각에 인터넷을 뒤졌는데 다른 책들은 찾기가 힘든 상황에서 이 책은 아직도 다른 출판사를 통해서 판매되고 있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워낙에 재미있게 읽었던터라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주문했습니다.
 
뭐 결론을 말하자만 아니 읽으니만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그렇게 예뻐보이던 여자애가 마치 너무 촌스러워진 것처럼 책을 읽는 내내 너무나도 가벼운 감상과 감성에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이었습니다. 결코 두꺼운 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책 한 권 읽는데에 한달이 넘게 걸렸습니다.
 
어쩌면 '어린아이일 때는 말하는 것도 어린아이와 같고, 생각하는 것도 어린아이와 같으나 어른이 되고 나면 어린아이 때의 일을 잊는다.'는 성서의 구절이 연상되기도 하더군요.
 
나이가 들기는 들은 것 같습니다.

Posted by Tony Kim :